< 최승환 일리노이주립대 교수의 군사쿠데타 언급을 우려하며 >

미국 보수안보잡지인 내셔널인터레스트에 최승환 일리노이주립대 교수의 글이 실렸다. 윤석열이 지지율 28%로 내려가면서 미국에게 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최승환이 지지율 저하에 따라 한국에서 군사 쿠데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한 것이다.

최승환 교수는 미국인이다. 그는 철저하게 미국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한국을 바라보고 있다. 그의 이름이 한국식이고 한국인 혈통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한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미국시민권자로서 누구보다 미국의 이익에 관심이 높은 미국애국자다. 그는 지지율이 떨어진 윤석열 정권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못하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최승환의 글은 여러가지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첫번째로 내셔널인터레스트가 왜 최승환의 글을 실었는가 하는 것이다. 최승환의 글은 별 내용이 없다. 그 중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군사쿠데타에 관한 내용이다. 한마디로 말해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최승환의 글이 군사쿠데타라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게재한 것이라고 밖에 해석하기 어렵다.

미국의 안보관련 매체가 한국의 쿠데타를 언급하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대부분 미국의 안보매체는 미국의 관련 기관과 긴밀한 연관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한다. 미국의 정부기관이 직접 말하기 어려운 내용을 대신 말하기도 한다. 원래 24일에 발표되었지만 29일에 전면에 재배치했다. 이는 내셔널인터레스트가 최승환의 글을 통해 뭔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셔널인터레스트가 최승환의 글을 빌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이런 경우는 경우의 수를 나열해서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찾는 작업을 할 수 밖에 없다.

가장 중요하고 명백한 것은 미국이 윤석열 정권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은 대한민국 역대정권 중에서 가장 친미적이었다.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전면에 내세운 윤석열 정권이 무력화되면 미국은 심각한 상황에 처한다.

이럴때 미국이 할수 있는 조치는 두가지다.

첫번째는 미국이 윤석열 정권이 더 힘을 잃어 버리기 전에 한국정부로부터 최대한의 이익을 확보하는 것이다. 칩4동맹 가입, 한미일 군사동맹화, 한일간 지소미아 재체결, 사드3불정책 폐지 등과 같이 미국이 그동안 추구했던 사안들을 조속하게 결정하도록 윤석열에게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곤경에 처한 윤석열은 미국의 지원이라도 얻기 위해 미국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

두번째는 윤석열 이후의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다. 윤석열의 지지율 저하는 곧바로 탄핵정국과 같은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 윤석열은 거의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식물 대통령이나 마찬가지다.

윤석열이 밀려나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미국으로는 여건이 과거와 같지 않게 된다. 윤석열이 탄핵되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윤석열이 미국에 약속했던 정책들을 추진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으로서는 이런 상황이 반갑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미국 조야 일각에서는 한국이 친미적인 입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군사쿠데타를 통한 정권장악을 생각할 수도 있다.

한국의 군부는 전통적으로 친미적이다. 따라서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게 하면 당분간 한국을 친미적인 상태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주한미대사로 공작을 전문으로 했던 골드버그가 임명된 것을 상황을 복잡하게 생각하게 만든다.

한국을 남미처럼 만드는 것이 미국에게는 최고의 이익이 될 수 있다. 한국의 주요 산업능력을 미국으로 이전하고 한국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항하는 전초기지로 삼을 수 있다. 대만과 한국의 전략적 의미는 비교하기 어렵다. 대만은 유지도 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국은 다른다. 한국이 일본을 찌르는 비수가 될 수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은 중국의 목을 찌르는 비수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미국이 한국을 이런 목적으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군사쿠데타도 옵션의 하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이 이런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전혀 불가능한 상황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같은 입장의 국가들은 모든 가능성을 다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측면을 생각해보았을 뿐이다.

물론 한국에서 군인들이 군사쿠데타를 일으키는 것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이미 한국의 군인들은 역사적 경험을 통해 군사쿠데타로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를 체험적으로 알고 있다. 먼저 군사쿠데타를 주도할 세력 자체가 없다. 하나회와 보안사 같은 조직도 작동하지 않는다. 군사쿠데타를 하라고 하면 군의 명령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장교들이 모두 거부할 정도로 문민통제의 원칙이 수립되어 있는 것이 한국이다.

이글을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다. 그러나 만의 하나 미국이 윤석열 이후 옵션의 하나로 한국에서의 군사쿠데타를 고려하고 있다면, 그것이 오산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밝혀야 하겠다는 생각 때문에 이 글을 급하게 써서 올린다.

물론 한국인들도 상황이 잘못하면 이상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하기를 바란다는 의미도 담겨져 있다.

Posted through the AVLE Dapp (https://avle.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