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병의 이야기(30)

파편이 날아간 윙윙 소리에 병사들은 오금을 못쓰고 웅크린다. 온갖 수단 써도 보급 운반이 안 되자 고심 끝에 적병들의 등짐 또는 지게로 보급품을 도로아닌 논두렁길로 운반하는 것을 포착하자 오솔길이나 논두렁길 할 것 없이 다닐 수 있다는 길은 도상에 체크해서 번호를 붙여서 FDC(사격지휘소)에 알려두고 소리만 듣고 좀 이상스럽다 하면 여지 없이 포사격 하였다.

적 제15사단 구역안으로 개미 한마리도 접근 못하게 치밀한 사격만으로 막았다. 낮에 보면 도로상에 불탄 차량 군데군데 죽었거나 상처 입은 소와 말들이 뒹굴어 있다. 오솔길, 논두렁길에 전사한 적병들 보급품을 여기저기 버리고 도망친 것들 나는 이때 인민군장교 시체에서 유명한 소련제 장교용 권총을 전리품으로 얻었다.

대체로 보급품은 쌀, 부식, 탄약, 의약품, 통신 배터리, 무기 수류탄 등이 주로였고 포탄이나 기관총, 박격포 같은 중량급은 인력으로 운반할 수 없기 때문에 보이지 않았다. 적의 증원 부대는 소부대로 편성하여 밤에만 이동하지만 곧 발견되어 포탄 세례를 받아서 아예 얼씬도 못한다. 격퇴하거나 혹은 도망치기 바빴다.

적의 15사단과의 어떤 연결로 지원하거나 접근조차 할 수 없게끔 철저히 차단함으로써 고립 상태로 몰아서 적의 15사단 자체가 포위망이 형성 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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