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병의 이야기(28)

영천 주변은 얕은 야산이며 2미터 높이로 약한 소나무라 기대거나 의지할만한 도움은 되지 못했다. 지역 거의가 과수원 밭으로 30개소 이상 될까? 땅바닥은 진흙으로 반죽한듯 질철질척 푹푹 빠져서 걷는데 아주 힘줘야 하고 동작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앉을 곳도 기댈 곳도 없다. 미군 비행기나 미군 전차도 꿈쩍 할 수 없는 때라 인민군은 이때를 절호의 찬스를 놓칠세라 마지막 승부수를 걸고 매일 24시간 밤낮 가리지 않고 공격 했다가 물러섰다가를 반복한다.

온갖 화력으로 퍼 붇다 시피 포탄작렬한 소리는 정막을 휘지어 놓는가 하면 콩볶듯이 총탄소리와 예광탄의 불빛으로 치열함이 처절했다. 실감하는 전투장이다.

아군 제8사단은 물론 다른 사단 병력들도 일보의 요동없이 절벽같이 최후의 보루처럼 육탄으로 맞싸워 막아냈다. 제8사단의 포병 사거리는 영천시내 까지 미치지 못했다. 영천시 일대와 그 후방을 제19연대 제1대대 병력은 물새틈 없이 적의 후속부대를 저지 격전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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