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료-식물 기르기) 추 키우자고 1000만원을 써?! 상추재배기 만들기
스마트팜을 준비하며 만드는 시험재배기
요즘 클리앙에 상추재배나 스마트팜 같은 게시글이 종종 올라와 저도 준비중인 스마트팜의 시험재배기 제작 과정을 올려봅니다.
제목은 다분히...어그로를 끌기 위해 고쳤습니다.
시작 동기
몇 년 전, 그렇게 친하지 않은 대학동기의 부친상을 방문 했었습니다. 그 친구는 졸업 후 인터넷 쇼핑몰로 잘 살고 있다는 소식만 듣고 그다지 볼 일은 없었는데 마침 시간이 맞는 동기들과 위로겸 얼굴도 볼 겸 찾아갔습니다.
보통은 상주를 위로한다고 이런저런 관심도 없는 이야기가 오가는게 보통인데 갑자기 상주 친구가 던진 질문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아버지랑 함께 즐겁게 해본 일이 있냐는 것입니다.
무뚝뚝하고 근엄한 편이신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려 보았지만 인간으로서 그를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던것 같습니다. 조문이 끝나고 돌아오면서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질문 중에 하나가 되어 남았습니다.
아버지는 경상도 시골에서 일곱 형제 중에서 셋째로 태어나 형제들이 대학을 가는 동안 집안의 생계인 농사 일을 돕느라 국민학교도 겨우 졸업 하고 배움도 기술도 없었습니다. 하루하루 생존이 버거웠고 근면만이 그의 유일한 무기였습니다. 경기도로 상경해서 농약중독으로 농사도 포기하고 장사를 시작하지만 이내 IMF로 휘청이고 자녀들 대학교육 시키고 시집장가 보내면서 휘청이고 이제는 80을 바라보며 남은 텃밭 하나 가꾸는것도 힘들어 못하겠다 하십니다. 그에게 인생은 무엇이었을까…한 명의 인간으로 이제는 저도 가장으로 그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참 외롭고 쓸쓸하셨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문득 다시 어린시절 고사리손으로 큰 도움은 못되어도 농사일을 돕던 그 때로 잠깐이라도 돌아갈 수 없을까하는 생각이 스쳐 갔습니다.
그러던중 코로나가 닥쳐오고 인원감축으로 직장을 나와 무엇을 해야하나 많은 고민을 하다가 스마트팜이란걸 알게 되었고,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공부를 시작 했습니다. 그러면서 알게된 네덜란드 같은 선진국형 스마트팜과 40세 이하 청년농 위주로 키우고 있는 우리나라의 지원과 가족중에 농업인이 있어 함께 둘러보며 현실에 눈도 조금 뜨게 되었습니다.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결심했습니다. 스마트팜 도전.
시작
새로운 작업을 위해서는 그에 맞는 공부와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 했습니다. 특히 시장의 구성과 경쟁상품들과 소비심리 등 단순하게 작물을 키워 판매하는 일이지만 1차 산업은 진입장벽이 낮은만큼 고인물을 이기기 쉽지 않습니다. 마트나 쇼핑몰에서 2000원 하는 농산물의 도매가는 절반도 안되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공부와 준비
코로나로 현장학습은 포기하고 농업교육포털을 통해 영상교육 위주로 80시간 정도를 들었습니다. 그 외에도 수경재배나 스마트팜 관련 논문들과 경험담을 찾아봤습니다. 농산물시장의 도매가와 소비자가를 보기 시작했고, 유통이 참 무서운 산업이구나…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생각이 복잡했지만 시작하기로 했으니 경험을 위해 일단 뭐라도 만들 구상을 해봅니다. 기술적으로 보자면 작물이 성장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 것과 그것을 통해 최상의 상품으로 만들고 판매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일단 제품부터 만들어보자.
무작정 알리에서 조그만 수경재배기와 텐트, 조명, 양액 등 최소의 비용으로 가능성을 살펴 봤습니다. 생각보다 쉽게 잘 되지만 품질은 그닥입니다. 가족들과 삼겹로 쌈을 싸먹고…
처음 알리에서 구매한 수경재배기 킷입니다.
작은 허브류는 키울 수 있어서 재식거리가 15~20Cm 정도 되는 상추를 키우기엔 너무 좁습니다.
그래도 재배실 안에 조명을 달아주니 잘 자랍니다.
어느 정도 자라서 가족들과 함께 꿀꺽~
시험재배기 구상
배도 채웠으니 본격적으로 시험재배기 만들 구상을 합니다. 괜찮은것 같은 해외 블로거의 글과 영상을 보고 적당한 센서와 라즈베리파이, 그리고 펌프와 팬 등 테스트베드를 위한 물품들을 구입하고 만들어 봤습니다.
공부 했던 기술들을 토대로 다음과 같은 목표로 준비 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정보수집이 진행되어 상당히 많은 수정이 있었고 테스트 재배 과정에서도 상황에 따라 변경할 예정입니다.
품종
- 수경재배 가능한 엽채류(상추, 로메인, 허브 등)
- 국내산, 미국산, 유럽산(중국산은 수경재배 어려움)
개인적으로 친척중에 종자 사업을 하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목표환경
- 물: 수온 20-25도, pH 6.2, EC 1200
- 공기: 온도 20-30도, 습도 70% (VPD 500-1000pa), 이산화탄소 900ppm
- 빛: 10000lux
나중에 추가로 설명할 기회가 생기겠지만 이 수치들은 절대적인 수치가 아닙니다.
시간과 작물의 성장에 따라 적정한 수치를 변화시켜주어야 합니다.
목표생산기간
34일: 발아 10일, 보육 및 생육 24일
구조
2가지 재배 방식을 고려한 선반형과 책상프레임형으로 구분하되 양액탱크 및 전원 제어부 공유하는 방식으로...
아래는 선반형 구상도 입니다.
센서부
- 물 관련: pH, EC, 온도, 유속, 수위 측정
- 공기 관련: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기타(VPD, 이슬점 등)
- 빛 관련: 조도
제어부
- 라즈베리파이: 센서데이터 기반 pwm, pid 컨트롤로 전원제어
- 전원제어: SSR, 릴레이
생산부
- 분무경(Aero), 박막형(NFT) 두 가지 방식
- 분무경: 2단계 육성, 파종-육묘
- 박막형: 3단계 육성, 파종-보육-육묘
- 이후 생육과정은 업그레이드
제작과정
1단계: 부품주문
2020년 블프부터 현재까지 쇼핑은 계속되고 있지만 처음으로 주문했던 Atlas Science 사의 센서들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2단계: 조립시작...여기부터 주문과 조립은 계속 병행 됩니다.
센서와 제어부를 주문하고 집에서 인강들으며 만들었습니다.
라즈베리파이를 직접 조립하면서 2018 동계올림픽 때 KT관 만들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습니다.
이게 2018년에 제가 만든....다녀가신 분들도 제법 있는 것으로 기억합니다....큼..
제어부가 거의 완성되어가는 단계입니다.
이때는 설치할 시골로 내려가 작업을 했는데, 갑자기 필요한 부품들 수급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일단 한 계단은 올라간 기분이었는데...앞으로 ㅠㅠ
중간 과정을 상당히 생략(그닥 재미없고 지루하기 짝없는)하고 큰 틀을 갖춘 모습입니다.
선반에 구성된 분무경과 발아 시스템 그리고 맨 우측에 제어부입니다.
특히 물이 조금씩 샌다거나 펌프의 양정량이 부족해서 계속 교체...다시는 펌프를 알리에서 사는 일은 없습니다....ㅠㅠ
급격한 날씨 변화에 대한 대비...로 수정 작업이 계속 됩니다.
조명도 달고 챔버(재배기) 바닥에 보온 대책도 세웠습니다.
환기를 위한 팬과 이산화탄소 공급도 수족관용이지만 설치 했습니다. 탱크가 작아 며칠 못가는게 흠입니다...;;
발아와 새싹용에는 백색이 많은 조명을, 성장용에는 적색과 청색 조명을 달아주었습니다.
NFT 재배부 입니다.
채널 구하는게 가장 어려웠는데, 국내 생산하는 채널은 없다시피하고 알리바바를 통해 중국에서, 쇼핑몰을 통해 호주에서 구매 했습니다만...스마트팜을 만들땐 이 제품들을 사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품질이....더 좋은 제품을 찾아봐야겠습니다.
NFT는 자연광을 주 광원으로 하기 때문에 상부의 조명은 광량이 부족한 시간을 보충하는 개념으로, 처음 상추 키울 때 구매한 것을 달았는데 아무리 봐도 너무 앙증맞은것 같습니다.
제가 노리고 있는 제품은 아래 사진의 채널입니다.
이런 제품은 미국과 남아공에서 만들어지고 있는데 재질이 HDPE로 FDA 친환경 승인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험재배기의 뇌와 심장입니다.
센서를 통해 환경을 인지하고 각종 명령을 수행합니다.
물의 pH와 EC, 수온을 조절하고 조명, 환기, 이산화탄소 공급을 조절 합니다.
지금은 여기에 보온막 설치까지 되었고 내일은 야간 저온을 대비한 난방장치를 추가 합니다.
사진 품질이나 설명이 많이 부족하지만...일단 사진 위주로 참고를...
마치며...
품종과 그에 맞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구조를 오랜시간 고민했지만, 최초엔 동생 사업장에 남는 휴게실을 사용하려고 했다가 물이 넘칠까 걱정되어 근처 작은 비닐하우스로 옮기면서 대단히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최초에는 새싹인삼도 고려하고 무엇보다 재배 방식을 2가지로 하다보니 복잡도가 올라가서 나중에는 설계에 더 집중하지 못한 것을 후회 했습니다.
직업이 디자이너 였으면서 설계의 중요성을 간과 하다니 스스로 어리석음에 한 숨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조급한 마음이 이성적 판단을 흐르게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설치기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모두 담기엔 정보량이 너무 많은 점과 아직 저도 실험 재배를 통해 다듬어 나가야 하는 부분이 많아 도입부 정도로 마무리하고 앞으로 테스트 재배를 하면서 생겨나는 이야기들 위주로 업데이트하면서 조금씩 보완할까 합니다.
설치 하면서 온도, 광, 양액 제어를 시험해봤는데 역시나 가장 어렵고 많은 비용이 드는 부분은 대기와 관련된 부분이었습니다.
건물의 내부에서는 평탄화, 단열, 구조의 안정성 등이 확보되어 환경조성이 용이하지만 10년도 넘은 낡고 작은 1겹 하우스에서는 특히나 대기질 관리가 대단히 어려웠습니다.
겨울이지만 조금만 따뜻한 대낮에는 38도까지 치솟다가 새벽엔 영하로 떨어지는 기온차로 온습도 관리가 어렵습니다.
아직도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의 조절은 완벽하지 못해서 추가적인 장비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초에는 실내 설치를 고려하다보니 하우스 상황(특히 이렇게나 낡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던 부분이 큰 난관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스마트팜 구축 현황
지금은 고향에 작은 땅을 구입해서 본격적으로 스마트팜 구축도 함께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개략적인 하우스 배치와 구성을 정리하고 있으며 관련 전문업체들과 협의하는 초기 과정에 있습니다.
스마트팜에 관심있거나 고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솔직히 무식하면 용감하다고...잘 모르니 진도는 나가는것 같은 기분만 들어서 좀 무섭기도 합니다.
모든게 낯설어 일 하나 처리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천천히 또박또박 걸어가면 이루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진도가 나가면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루하고 두서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