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2001.01.04 한국불교 꿈을 이루다
고려대장경 번역 36년만에 318권 펴내...전산화-맞춤법 통일 작업
한국 불교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고려대장경 국역이 36년 만에 끝났다.
동국역경원은 최근 '한글대장경'의 마지막 부분인 '일체경음의'
'신집장경음의수함록'을 발간, 지난 1965년 '한글 장아함경' 이후
시작된 우리말 대장경 간행 사업을 총 318권으로 마무리했다.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한문 대장경으로 꼽히는 고려대장경은 1516종,
6815권의 방대한 분량이다. 이 속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불경 뿐
아니라 그 해설서인 율·론, 사전류, 지리서, 시문집 등이 두루 망라돼
있어 동아시아 불교 문화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고려대장경을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은 한글 창제 이후의 과제였다. 조선
세조 때 간경도감을 두고 국역 작업을 벌였고 일제시대에도 용성 스님의
대각회에서 번역 작업을 했지만 모두 일부에 그쳤다. 그러다가 1950년대
운허·자운· 석주 스님 등이 뜻을 모아 법보원을 만들어 다시 번역
작업을 시작했다.
대장경 국역에 획기적 전기가 마련된 것은 불교 조계종이 출범하면서
종단 3대 사업의 하나로 역경을 내세우면서였다. 1964년 3월 동국대
부설로 동국역경원이 설치되고 이듬해부터 매년 8권씩 한글 대장경이
간행되기 시작했다. 운허 스님과 이종익·김달진씨 등이 번역을 담당했고
조지훈·서정주 시인이 윤문을 맡았으며 국어학자 최현배·이희승 씨가
맞춤법과 문장을 강의했다. 당시 실무 책임자인 편찬부장을 맡은 사람이
법정 스님이었다.
초대 원장 운허 스님이 1980년 입적한 후 어려움을 겪던 한글 대장경
간행은 1993년 그 제자인 월운 스님이 제4대 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다시
가속화됐다. 국고 지원이 크게 늘고 후원회(회장 석주 스님)가 만들어져
재정적 기반이 확충되면서 매년 30권 안팎을 간행하게 됐다. 번역진도
세대 교체를 이뤄 40,50대 학승과 불교학자들이 주축을 이루게 됐다.
'한글 대장경'은 일단 완간됐지만 일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동국역경원은 올해부터 한글 대장경의 개편·보완과 전산화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30년이 넘게 번역이 진행되면서 들쭉날쭉하게 된 맞춤법
표기와 체제를 통일하는 한편 사전과 주석, 색인을 추가할 방침이다. 또
동국대 전자불전연구소와 함께 곧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해서 누구나
무료로 한글대장경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02) 2260-38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