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happyworkingmom님의 아래 글을 읽고 댓글로도 달았지만
예전에 들었던 그리고 계속 제 맘속에 있는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마음으로 이해한다는 것 : 판다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https://steemit.com/hive-199903/@happyworkingmom/3z6c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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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눈이 오랫동안 내린 겨울날. 동굴속에서 새끼들과 겨울을 나던 판다는 먹을 것이 없게 되자 고민을 합니다. 먹을 것을 구하러 나가면 눈위로 자신의 발자국이 남을테고, 그 발자국을 보고 사냥군들이 새끼 판다를 잡아갈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며칠을 고심하던 판다는 더는 눈이 그치기를 기다릴 수 없어 동굴밖으로 나갑니다. 눈이 더 내려 자신의 발자국을 덮어주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판다가 먹이를 구해 돌아왔을 때 새끼들은 이미 사냥군들에 잡혀가고 난 뒤였습니다. 그날 이후로 엄마 판다는 눈이 오늘 날이면 나무 위로 올라가 밥도 먹지 않고 며칠을 그렇게 눈이 그칠 때까지 내려오지 않는 것이었지요.
마음으로 이해한다는 것. 사람의 행동 이면의 그 이유를 먼저 헤아려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네요

우리가 온전히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당연히도 우리는 타인과 모든 것이 다르기 때문이죠.
살아온 인생, 유전적 차이, 현재의 환경까지도 모두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타인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해할수 없지만 그 속에서도 이해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가능성을 발견하려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
바로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디선가 읽은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아래는 제 이야기는 아니지만 1인칭 시점으로 기술합니다.

지하철을 탔습니다.
그날따라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여유있고, 조용하고...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평안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평화로움을 깨는 일이 발생합니다.
어느 한 남자가 아이들 3명과 함께 지하철에 탔습니다.

탈때부터 시끌벅쩍 했지만 아이들이 뭐 그럴수도 있지 했습니다.
아 근데 이놈의 아이들이 정말 너무나 말썽장이들인 것입니다.

조금도 가만히 있지를 않고 떠들고 장난치고...
그런데 아빠라는 사람은 아무런 제지도 하지않고
멍하니 밖에만 쳐다보고, 한마디도 하지않고
그대로 방치하며 내버려두는 것이었습니다.

점점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저뿐만 아니라 지하철 안의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좀 지나면 나아지겠지 생각하면서 참고 또 참았습니다.
아 그런데 이 상황은 나아지기는 커녕 더 악화되고 있었습니다.

"이제 도저히 참을수 없다!!!"

막 내가 일어나서 그 남자에게 호통을 치려는 순간
어느 한 노인이 그에게 점잖게 말씀하십니다.

"젊은이, 아이들이 너무 시끄럽게 떠드는데
아빠가 좀 말려야하는게 아닌가..."

잠시 멍하니 있던 그가 대답합니다.

"아, 어르신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좀 정신이 없어서...
방금 제 아내의 장례식을 치르고 돌아가는 길인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걱정하느라 그만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소홀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나의 화는 정말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아이들도 아빠의 한마디를 듣고 좀 조용해졌지만
아마 그전보다 더 시끄럽게 떠들었어도
나는 전혀 화가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제서야 그 사람들의 복장도 눈에 들어옵니다.
아마도 그 어르신은 어느정도 짐작을 하셨던 것이 아닐까...

누군가를 진정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작은 무언가를 하나 알고 나면
그 몇배로 그를 이해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

가해자들
http://www.yes24.com/Product/Goods/93991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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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이라는 소재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의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고통을 내밀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알쓸범잡에서 소개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저도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꼭 보고 싶습니다.

이 소설은 아파트 층간소음에서 시작한다. 혹자는 층간소음을 이웃끼리 서로 이해하고 참으면 될 일이라 쉽게 이야기하지만 천장과 바닥과 벽을 공유하는 공동주택의 경우, 이 문제는 그리 간단치가 않다. 단순한 소음으로 시작한 문제는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만들고 심각한 갈등을 가져오게 마련이다. 평화로워 보이던 아파트에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우리는 모두가 자신이 피해자라 생각하지만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심한 가해자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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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이지만 슬프네요.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먹먹해지면 안됩니다.^^
늘 우리의 마음을 청소해야 합니다. ㅎㅎ

흥미롭네요 ㅎㅎㅎ 한 번 읽어보고 싶은 도서입니다 :)

그렇죠 저도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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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이 먹먹해지네요..그렇죠 일방적인 관계는 없으니 생각지 못한 가해자 일수 있음을 생각해봐야겠습니다.

내가 가해자일수 있다는 생각을 잘 못하죠^^

그게 참...생각처럼 쉬운게 아니더라구요.

층간소음.. 이거 대부분은 잘 지킨다고 생각됩니다. 건설사의 문제인데 주민들끼리 싸움나는 게 아닐까 싶네요..

상업용 빌딩 짖는 것처럼 아파트도 짖게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건설사의 이익에만 특화된 나라죠 ㅠㅠ

네 그게 근원적 문제인데 주민들끼리 머리채 잡고 싸우고 층간소음 중재 민원실 만들고 -_-a;; 저희 집도 1군아파트 브랜드 어쩌구 해도 결국 하청에 하청 자재값 남겨먹고... 암튼 결론은 대부분의 층간소음은 건설사의 문제다입니다.

지하철 이야기...오우..ㅎㅎㅎ
저도 읽어내려가면서 조금 화가 나려다가,
'아빠'의 한마디에 모든게 다 용서가 되는.... 'ㅡ';;;; ㅎㅎㅎㅎ

작은 무언가를 하나 알고 나면
그 몇배로 그를 이해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말에 확 공감이 되네요 ㅎㅎㅎ

이해한다는게 참 어렵죠. 감사합니다 ^^

타인을 이해하기는 정말 힘든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자기의 속내를 이야기 하지 않는 타인은 이해조차 못하는것 같기도하네요^^

이해하지 말아달라는게 아닐까요 ㅎㅎ

그런건가요?^^;;

저도 이 얘기 알아요..ㅜㅠ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이 참 와 닿네요...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해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해야 하는 것이겠죠~^^

세상에는 감사할 일 천지죠^^

지난번 @happyworkingmom 님의 글에 댓글로 써주신 글도 읽었었는데 다시 올려주시니 또 한번 생각하게 되어 좋으네요
다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 참 와닿았어요
인간관계가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면 층간소음과 같은 여러가지 문제들이 일어나지 않을텐데..
타인을 이해한다는게 참 힘들긴 한 것 같아요

많이 힘든 일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 운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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