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

저자는 90년대부터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동안 외환위기를 겪은 그는, 외환위기의 원인이 ‘우리 사회 엘리트들의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저자는 외환위기 참상을 보며 한국 지식인으로서 너무 자괴감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국내 교수들에겐 배울 게 없다고 생각하고, 전 세계 70여 개 주요 연구기관들에서 매주 쏟아져 나오는 연구물들을 중심으로 약 5년 동안 공부를 합니다. 그는 수십 년을 공부한 결과, 현재 시대가 근본적인 변화가 진행되는 시대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연결되었으나 연결되지 않은 세계

2001년 9월 11일 아침. 전세계 사람들은 TV화면에서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며 경악합니다. 두 대의 대형 여객기가 뉴욕 맨허튼에 있는 세계무역센터 빌딩에 충돌했고, 쌍둥이 빌딩은 무너지고 맙니다. 이후 이라크 전쟁, 빈 라덴 사살,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피의 보복이 뒤따랐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21세기는 그 후로도 대사건과 재난이 잇따랐습니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로 방사능 유출, 2019년 6개월간 지속된 호주 산불, 2020년 코로나19 재난 등이 그것입니다.

왜 이런 ‘새로운 처음’이 자주 일어나는 걸까요? 저자는 이 문제의 핵심이 ‘연결’에 있다고 말합니다. 연결의 세계는 분리된 세계와 달리 통합 효과와 전염 효과라는 새로운 효과를 수반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연결이 강할수록 긍정적인 효과도 강해지지만 부정적인 효과도 커지기 때문이죠.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러한 위기의 원인 중 가장 중요한 요인인 ‘소득 불평등’은 인간 생태계 개입을 증대시킨다고 합니다. 또한 에이즈바이러스나 코로나바이러스는 자연 파괴로 서식지를 잃은 동물이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결과라고 합니다. 또한 자연 파괴는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쳐 자연 재난으로 발생합니다. 이러한 재난은 다시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훼손하게 되고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오는 결과를 낳는다고 합니다.

이처럼 금융위기나 코로나19 재난은 인간뿐만 아니라 자연의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고, 한 사람이나 사회 혹은 자연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사람이나 사회 혹은 자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연결입니다. 연결로 인해 발생하는 전염 효과에 각국은 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대규모 피해가 일어나는 걸까요? 예측할 수도 없고 해결책도 없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대답합니다. 모든 것이 연결된 세계로 바뀌었음에도, 모든 것이 분리된 과거의 사고방식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서비스 산업은 왜 대안이 아닌가?

경제학계에서는 제조업 종사자의 감소를 ‘경제의 서비스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경제의 서비스화는 탈공업화의 출구가 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한 예로, 탈공업화가 빠르게 진행된 2000년 이후 서비스 부문 종사자는 1,426만3,000명, 즉 연간 158만5,000명이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실직소득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경제의 서비스화는 일반 국민의 일자리와 소득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겁니다.

초연결 세계

AI 자동화로 일자리가 축소되는 것은 확실하고, AI 로봇의 도움으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업무를 만들어야만 일자리가 증가할 것입니다. AI 혁명은 일자리 양극화와 가속화와 더불어 서비스 관련 일자리까지 소멸시킨다고 합니다. 자동화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은 기존 일자리를 없애고 있기 때문이죠.

또한 디지털 생태계로의 전환은 고용시스템을 약화한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음원 같은 디지털 콘텐츠는 한 번 만들어지면 추가 고용 없이 무한 복제가 가능합니다. 제조업체의 일자리는 감소하는데 그 공백을 메우는 플랫폼 사업은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는 것이죠. 이는 세계경제가 저성장과 불평등의 심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배경이라고 합니다. 성장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불평등 심화는 내수를 취약하게 하고 사회 갈등을 심화시켜 세계화를 후퇴시키고 보호주의를 강화합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주요국들조차 국가 기능이 붕괴하자, 국가 지도자들은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외부의 적’을 만들며 국제질서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 정말 미래가 암담하군요.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답답해집니다. 리뷰는 여기까지만 쓰겠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