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어린 시절 일기장에는 온통 '반성'이다.

친구와 싸워서 반성하고, 시험 공부를 열심히 안해서 반성하고, 거짓말 한 것을 반성하고,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엄마 말 안 들은 것을 반성하고 동생들과 사이 좋게 지내지 않은 것을 반성한다.

조금 커서는 친구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주는 말한 것을 반성하고, 다이어트 중인데 과자를 먹은 것을 반성하고, 시험 공부를 미리 미리 안한 것을 반성한다.

결혼 후에는 살림을 열심히 살지 않은 것을 반성하고 아이들 케어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을 반성하고 재테크에 미리 미리 신경 쓰지 않은 것을 반성한다. 남편과 싸운 것을 반성하기도 한다.

평생 반성하며 살아왔다. 반성만 하고 산 삶을 반성한다.

이젠 반성하지 않는 삶을 살것이다.

좀 게으를수도 있지. 말실수 할수도 있지. 이 정도면 충분하지.
사람이 완벽할순 없지. 나만 완벽하란 법 있나.
그렇게 말하는 너는 완벽하냐.

내가 모든 사람을 좋아하지 않듯이 모든 사람이 날 좋아할 필요도 없다.
싫은 사람을 싫어할 권리도 있는 것이다. 나는 신이 아니다. 신도 완전하진 않다.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인간에게 내가 맞춰줄 필요 없다.

이젠 반성말고 그냥 받아들이고 편하게 살고 싶다. 내 맘 가는대로.

'자만추'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라는 뜻이라는데 나에게 '자만추'는 '자기 만족 추구'이다.

자만추하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자신이다.
주위 사람의 행복을 위해 나를 희생하는 삶이 내가 행복하기를 원하는 그들을 결국은 행복하게 만들어 주진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