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23 기록] 잘 되는 식당 - 남녀노소 외국인 모두 방문하는 명소

---

지금이나, 수 십년 전이나 잘 되는 식당이 있습니다. 내부는 점점 허름해지고 서비스는 여전히 퉁명스럽지만 손님은 끊임없이 몰려옵니다.

언테부터인가 이런 식당들의 특징이 무엇인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문득 스팀잇도 손님들이 오래 찾는 식당과 같은 운명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

■ 그들의 손님은 남녀노소 + 외국인

상대적으로 번창하다가 한 순간에 사라지는 식당들도 많습니다. 손님이 바글거리는데 식당이 없어지다니요? 이런 식당들의 특징을 꼽아보았습니다.

• 트렌디한, 또는 퓨전식 메뉴
• 특정 손님군 (예: 20대 초중반 여성)
• 멋진 인테리어
• 번화가에 위치

물론 택시 기사님들이 즐겨 찾는 기사식당이나, 여학교앞 유명 분식집처럼 특정한 직업군이나 특정 연령, 성별의 손님들이 방문하는 식당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한정된 환경에 해당되는 이야기고,

가장 위험해 보이는 식당은 맛집을 즐겨찾는 젊은 여성들로 가득한 식당입니다. 트렌드를 좇고 퓨전에 매료되는 이들에게 핫플레이스에 위치하고 멋드러진 인터리어로 장식된 식당은 인기 만점입니다. 물론 멋지고 맛나는 메뉴도 한 몫합니다.

그런데, 오늘의 주제에 해당하는 식당들은 어떤가요?

• 한 가지 주 메뉴로 밀고감 (주로 전통적인 음식)
• 남녀노소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음
• 허름한 인테리어
• 이 골목 저 골목 찾아들어가야 하는 위치

앞의 경우와 상당히 비교되는군요. 여기서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남녀노소, 심지어 3대가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들 딸, 사위 며느리, 그리고 손주들까지. 어린 아이들은 커서 자신의 가정을 꾸리게 되면 다시 부모님을 모시고 아이들을 이끌고 올 것입니다. 그렇게 방문은 대물림 됩니다.

게다가 하나같이 불친절하고 수 십년된 인테리어에 낡아빠진 식기들 투성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좋게 해석해보면,

• 사람을 자르지 않다보니 오랜 일한 직원들이 터줏대감 행세고
• 인테리어나 트레드에 큰 비용을 쏟지 않으며
• 비싼 임대료를 내기보다 장사가 잘 될 때 건물을 사버리며

식당 나름대로의 운영 안정에 기여를 한다는 것입니다. 식당 주인이 돈을 벌어 건물을 매입해 버리니 세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가게를 빼니 마니 실랑이 할 필요가 없습니다. 굳이 필요하지 않은 인테리어 비용이나 번쩍번쩍한 식기를 갖출 필요가 없어 비용을 절감합니다. 그리고 퉁명스러운 것도 컨셉인냥 일하는 직원들은 나름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이기도 합니다.

이제 해외 관광객들도 한국 로컬들에게 인기 높은 식당을 찾아다니는 세상이니 이런 식당엔 외국인 손님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 국면 제외)

---

■ 그런 스팀잇이 되었으면...

좀 허름하고 불편해 보이더라도 사람이 북적이는 스팀잇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번쩍번쩍한 인테리어와 친절 남발의 서비스는 아니더라도 운영 안정성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화려하고 인기 넘치다가 어느날 사라지는 식당이기보다 언제 들러도 문을 열고 있는 한결같은 식당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쌓이는 업력이 운영의 내공으로 꼭꼭 스며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