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팀 #113] 코스모스 / 칼 세이건 / 내 생애 최고의 과학책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
2021년이 아직 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올해 읽은 책 중 최고를 꼽으라면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꼽겠다. 어쩌면 내 인생을 통틀어 최고의 책 중 하나인지도 모르겠다.
코스모스는 작년에 읽을 책 리스트에 있었으나 쉽사리 손이 가지 않았다. 그렇게 2020년을 흘려 보내고 올해 초가 되었을 때 이상하리만치 주변에서 칼 세이건과 코스모스에 관련된 이야기를 자주 접했다. 글쓰기 강좌에서 유시민 작가가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며 소개해 줬고 좋아하는 과학유튜버도 칼 세이건의 책들, 특히 코스모스를 추천했다. 우연히 관람한 영화 콘택트는 20년 전에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명작이었는데 그 시나리오를 칼 세이건이 썼다. 그러다 도서관에 들렀을 때 ‘칼 세이건의 말(우주 그리고 그 너머에 관한 인터뷰)’이라는 책이 눈에 띄였고 그 책을 빌림과 동시에 코스모스를 검색했다. 예약 대기가 무려 세 명이나 있었다. 마치 내가 오랫동안 찾지않아 기다림에 지쳐버린 책이 나에게 거리를 두는 느낌을 받았다. 이제는 입장이 바뀌어 내가 기다리게 되었다. 네 번째로 예약하고 한 달을 더 기다렸다.
시간이 지나 코스모스가 수중에 들어왔을 때 첫 느낌은 부담스러움이었다. 아무리 책이 좋다고 해도 700페이지에 이르는 분량은 쉽사리 적응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처럼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매력에 헤어나올 수 없었다. 많은 사람들, 특히 이름난 작가들이 엄지를 치켜세우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칼 세이건은 천문학자이자 물리학, 인문학, 유전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권위적인 입지를 자랑하며 글솜씨 또한 빼어나 다량의 베스트셀러를 출간하였고 다큐멘터리 코스모스를 제작하여 전세계인들을 과학으로 인도하였는데, 이 책에는 그가 말하고자 하는 과학의 정수들이 가득 담겨 있다. 개인적인 소견으로 코스모스만 정독해서 읽어도 왠만한 과학분야에 대한 상식을 두루 접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코스모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원소 구성으로 보았을 때 행성뿐만 아니라 모든 생물, 심지어 인간 역시도 별의 후손이라는 것이다.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인 수소는 별들의 핵융합으로 핼륨이 되는데(이 과정에서 감마선이 방출 되는데 이것은 수천 수만년이 지난 후 가시광선이 되어 우리가 매일 보는 햇빛이 된다) 질량과 압력이 높은 별일수록 네온, 마그네슘, 철, 금과 같은 희귀 원소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수명을 다해 초신성이 되어 폭발할 때 그 원소들을 우주 곳곳에 뿌리는데 결국 우리는 그 과정에서 탄생한 걸지도 모른다. 이 외에도 우주에서 일어나는 사실을 기반으로 흥미를 유발하는 스토리를 만드는 칼 새이건의 지식과 능력에 깊이 감탄하며 빠져드는 책이 바로 코스모스다. 혹시라도 분량 때문에 부담이 된다면 본인이 관심있늠 챕터만 따로 떼어 읽어보아도 된다. 그렇게 하나씩 읽다보면 어느 순간 책을 완독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칼 세이건은 영화 콘택트가 완성되기 불과 몇 달 전에 지병으로 세상을 뜨고 말았다. 20년을 훌쩍 넘어갔음에도 과학의 대중화에 큰 업적을 남긴 그의 죽음이 슬프기만 하다. 그러나 나는 정말 운이 좋게도 그가 남긴 책을 접할 수 있었다. 아직 읽지 않은 그의 책을 한 권씩 다 읽은 후 코스모스를 다시 한 번 일독할 생각이다.
start success go! go! go!
저도 20년넘게 책장에 잠자고 있는 코스모스를 꺼내 보겠습니다.
확실히 재밌는거죠?^^
휴직 들어가면, 두꺼운 책들 하나씩 도전 해봐야겠습니다~
코스모스는 다큐멘터리로만 봤죠
책은 집에 있는데... 읽어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