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와 꽃밭의 화장실이 있는 비뇨기과 (사용자니즈 20개가 반영된 비뇨기과 디자인 2)
입구이미지 입니다. (사진 frame studio 박건주 )
“이곳이 비뇨기과 맞아요?”
두 달 동안의 설계, 매우 짜임새있는 설계들은 디테일 하나 빠진 데 없이 차곡차곡 시공으로 옮겨지는 과정 또한 2개월 남짓 걸렸습니다. 동선 구축에서 각 실별 디자인까지 모두의 관심과 기대를 모으면서 병원이 차츰 꼴을 갖춰갔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웨이파인딩(Wayfinding)입니다. 환자들이 병원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어리둥절해 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곧바로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비뇨기과의 선입견을 깨는 디자인도 선보였 습니다. 그동안 비뇨기과의 이미지는 환자들부터 왠지 모를 죄책감을 느끼며 고개를 푹 숙이고 찾아오는 환자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분위기조차 묘한 어두운 간접조명으로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의 모습이 기존 병원들의 디자인들이었습니다. 이제 밝고 경쾌한 모습으로 바뀐 병원을 보고 모두가 이런 반전이 있다니, 하면서 기뻐했습니다. 그 어떤 병도 치료에도 어둠이 아닌 힐링 그 자체의 긍정적 이미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공간이 밝고 환한 모습으로 마무리 되었던 것입니다.
공사의 과정에도 워크숍에 자리했던 사용자들은 근무 외 시간을 내어서까지 짬짬히 둘러보면서 자신들이 내었던 의견들이 반된 공간들이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 매우 궁금해 했습니다. 자신들이 했던 말들이 실제 공간으로 구현된 것을 보더니 “이 아이디어는 나의 작품이지 ..”라며 부듯해하기까지 합니다. 이곳은 이제 단지 출퇴근하는 공간이 아니라 ‘내가 만든ʼ 공간이 된 것이지요.
붉은 색을 따라 들어가면 여성환자들의 공간으로 이어집니다.
진찰실 앞에 소대기실 공간을 넣어 문 앞에서 동영상을 보거나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수술실도 남여 두 곳이고 환자들이 수술실 공간에 들어가더라도 전혀 무섭거나 위압감이 들지 않도록 푸른 초원의 실사 이미지를 곁들여 공간디자인을 하였습니다.
아, 화장실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군요.
‘가고 싶은 화장실ʼ을 갖추고 싶다는 요구가 있었죠. 이 요구는 비뇨기과 설계에 환자들의 입장에서 우선순위에 둘 수밖에 없습니다. 진료과목의 특성상 화장실은 필수로 들려야 하는 아주 중요한 곳이거든요. 그래서일까요. 워크숍에서 “우리 병원 화장실만큼은 다른 병원과 완전히 달랐으면 좋겠어요.”라는 이야기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골드만 비뇨기과의 화장실 문을 열면, 바다가 펼쳐지고 음악이 나옵니다. 파도가 넘실거리는 화장실, 활짝 핀 꽃이 가득한 화장실은 3D 그래픽으로 실현했습니다. 중의적인 의미를 담은 화장실인 셈이죠. 이곳은 비뇨기과이니까요. 그리고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들도 오는 곳입니다.
푸른 잔듸 위에 누워 주사치료를 할 수 있는 주사치료실 천정엔 아름다운 문구들이 적혀 있습니다. 유지보수가 간편하도록 잔듸는 3d 그래픽 위에 에폭시 바닥재 마감으로 처리하였습니다.
진찰실 3곳은 환자들이 들어왔을 때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이 들도록 너무 크지 않게 조성하였습니다.
그밖에도 워크숍에서 나온 의견들은 적절하게 반영됐습니다. 수술이 끝나자마자 남녀 입원실로 분리 이동이 가능한 배치, 진료진의 동선을 따로 구축하는 복도, 탈의실 배치, 누워서 혈관주사를 맞으며 천정을 바라보면서 힐링이 될 수 있는 디자인, 각각의 진찰실 앞에 작은 대기실 마련, 환기를 각별히 주의한 설계, 남녀 환자가 서로 만나지 않도록 한 동선의 구축, 대기공간과 치료실에 모니터 배치 등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반영됐습니다.
남여 대기실 공간들입니다
기차여행을 하는 동안 병원이야기를 쓰니 기차 칸을 이어놓듯 줄줄이 그치지 않는군요.
마주보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떠들며 떠났던 기차 여행의 장면들이 생각이 납니다. 이제는 사라진 비둘기호의 여유로운 기차여행은 공간도 넉넉하고, 창밖 풍경도 푸근했었죠. 움직이는 공간인 기차는 마음의 평온과 치유를 제공했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나 봅니다. 저희 모두의 손길과 마음으로 만들어진 동탄의 골드만 비뇨의학과도 그런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은 주변이 휑한 동탄지역이지만 병원을 찾아간 환자들이 허허벌판 속 주변 환경에서 황량해진 마음이 그곳에 들어서는 순간, 포근한 마음으로 바뀌고 아프거나 목적이 있어 찾는 병원이 아니라 진정한 치료와 치유를 받을 수 있는 힐링의 병원이되길 . 저와 골드만 식구들이 원하는 공간의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저와 골드만비뇨의학과 동탄점 서주완 원장님이 마련한 디자인 전개 과정과 곳곳의 모습들을 보여드리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
설계과정의 스토리는 이 링크를 누르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norapassion/221179554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