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경제의 한계

공유(Sharing)는 몇년 전 부터 경제의 한 섹터로 자리 잡았고, 그것을 활용한 플랫폼 기업들이 보편화되어 가고 있다.

본인도 카 쉐어링, 하우스 쉐어링, 오피스 쉐어링 등을 꽤 오랫동안 이용하고 있는 유저로써, 이 산업을 한계성의 관점에서 간략한 경험을 적어보고자 한다.

많은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본론부터 말하면, 공유 경제는 여태가지 해온 것에 비하면 미래에는 폭발적으로 성장하지는 못할 것 같다. 공유는 결국엔 소유의 일부만을 누릴 수 있는 파편적, 일시적 특성 때문이다.

일단 카 쉐어링을 예를 들어 보겠다.
혹자는 카 쉐어링이 더 일반화되면, 자동차를 소유하는 인구가 현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래서 주차공간이 늘어나고, 도로에 교통 체증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어느정도 일리 있는 예측이고, 일부 지역들, 이를테면 주차공간이 부족하거나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어 자동차가 굳이 필요가 없는 일부 대도시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동차를 탄다는 것은 사실 '이동'의 개념 그 이상이다.
자동차는 '이동' 과 더불어 개인 '공간'을 제공하는 차별화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동차를 소유한 개인은 그 공간 내에서는 사실상 무엇이든 가능하다.
짐을 오랫동안 보관도 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캠핑과 취사도 하는 카박도 가능하다.
이 공간은 매우 작지만, 빡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한다.
한 번 개인들은 오피스와 집 외에 본인이 오롯이 즐길 수 있는 프라이버시한 공간이 하나라도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이는 앞으로 삶의 질의 문제와도 직결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무인자동차가 일반화된다면, AI 드라이버를 둔 정말 오롯한 공간으로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즉 자동차는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한 개인 공간으로 정의했을 때, 사실 쉐어링을 하면 공간의 이점을 아주 제한적으로만 누릴 수 있다.
본인의 물건이 없고, 몰개성적이다.
아마 렌트카에서 잠을 자고 싶은 사람은 많이 없을 것이다.
무인 자동차를 이용한 편한 서비스가 나온다고 해도 프라이빗한 공간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차를 소유한 개인도 '이동'만을 위해서는 택시 같은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것이 핵심 중 하나다).

차를 소유한 개인도 결국엔, 그 서비스가 필요할 때 택시를 탄다!
개인차를 소유하는 것과 카 쉐어링이 대립되는 구조의 산업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카 쉐어링 산업이 늘어나도, 개인 차량 구매의 영역은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다.

더블어 기존의 자동차 기업들도 어떻게든 차를 소유하게 하려고 드라이버들을 유혹할 것이다.
예를 들면 월 구독료를 내고 벤츠 전기차를 개인 소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나올 수도 있다.
구독료를 낼 여력이 있다면 굳이 차를 소유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소유를 하는 것이 어느 순간 공유보다 더 베네핏이 많다면, 사용자는 바로 그렇게 할 것이다.
나를 포함해서 서비스를 받으려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의 행동은 간사하기 때문이다.

아마 이런 의문이 드는 순간 그리고 더 좋은 서비스가 나온다면, 차량을 이용한 공유 산업은 한계에 직면할 것이다.
자동차 외에 집이나 오피스 등의 공유 산업도 기존의 산업과 대립구조 보다는 서로 한계를 극복해나가는 서비스 산업의 관점에서 봤을 때, 더 나은 모델이 나온다면 생각보다 쉽게 지형이 변할 수 있다.
공유 경제가 4차 산업의 핵심 중 하나라고 하지만, 그렇게 단정하기에는 아직 미래 산업을 너무 초기에 진단했다고 생각한다 (정의 형 화이팅이다).

주장에 대해선 많은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이건 단지 개인의 경험에 의거한 나의 통찰을 기록했을 뿐이다.

다음 편에서는 에어비앤비 같은 하우스 쉐어링의 경험을 호텔 등과 비교하여 적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