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속도

in #flowerdaylast mo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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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정리하다가 25년전에 썼던 글을 찾았다. 원래 글을 잘 쓰는 편은 아니었는데 아마도 지금처럼 시간이 여유가 있던 시기라서 썼을 것이다. 내용을 보니 세월의 변화가 느껴지는 글이라서 옮겨본다.

얼마 전이었습니다. 독일에서 오래 살다 온 분이 “손가락 넣어서 돌리는 전화는 이제 한국에 없네요”하시는 게 아닙니까. 그러고 보니, 손가락 넣어서 디르르르 디르르르 하고 돌려대던 전화기는 이제 우리의 주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휴대폰이 거리에 넘칩니다. 우리의 정보통신 산업이 이만큼 발전했고 하는 뜻이라면 모를까, 아무리 보아도 썩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닌데도, 이 거리를 걸어가며, 저 골목에 서서 전화들을 합니다.
이런 사람도 있더군요. 그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놓고는 “나 지금 엘리베이터 안인데, 잘 안 들리지? 내려서 전화할께” 이러고 끊더군요.
어디 전화만인가요. 언제까지 그 사용법을 배우면서 따라가며 살아야 하나 싶게 여러 첨단 제품들이 나타나고 사라집니다.
컴퓨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는 전화만큼이나 일반화된 것이 컴퓨터입니다만, 초기에 어느 회사에서 서류를 종이에 만들어 오곤 하는 부하에게 부장이 “컴퓨터에 올리라구!” 하며 호통을 쳤답니다.
그랬더니, 얼마 있다가 보니까 이 부하가 서류를 컴퓨터 위에 올려놓고 갔더랍니다.
정말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매체들 그 가운데서도 통신 매체의 발달이 눈부신 요즈음입니다. 자고 나면 낯선 것들이 새롭다는 이름으로 “날 좀 보소!”, “나 이쁘죠?” 하며 우리 앞에 서 있습니다.
내 옆에서 그래도 여전한 것은 아침의 우유배달 아저씨와 조간 신문을 넣는 아줌마의 자전거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이 자전거가 오토바이로 변했습니다.
새것 좀 안 쓰고도 살 수 있는 세상이 차라리 그립습니다.

25년이 조금더 흘렀을 뿐인데, 내용이 낯설다. 앞으로 어떤한 변화가 있을까?를 생각해보니 내가 과연 적응은 할수 없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슬며시 든다. 나에게 펼쳐질 변화무쌍한 앞날이 기대보다는 아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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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28년전의 일기장을 작년에 찾았는데 결혼해서 신혼 이야기를 많이 썻더라구요 ㅋㅋ 근데 엄청 낯설더라구요.

인생에서 다가올 미래도 낯설지만 과거도 만만치 않은것 같아요. 30년에 폼내고 입었던 옷들을 보면 한결같이 촌스럽네요 *^^ 이마저도 우리의 인생인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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