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창고에 붙여진 양심

in #flowerday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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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살다보면 꼭 필요한것들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자동차다. 학교에서 읍내를 갔다와도 왕복으로 족히 20Km가까이가 된다. 차를 산지가 2년이 아직 안되었는데 주행거리가 7만Km가 넘는다. 학교가 해발 200m가 넘는 산중턱에 있고 겨울에는 눈이오면 녹질않아서 4륜차가 필수이다. 눈이 내리면 교직원들을 4Km 밖에서 데리고 와야하니 차가 크다. 그러다보니 제일 문제가 일반 주차장에서 주차를 할때 살짝 어려움이 있다. 차폭이 2미터나 되니 왠만한 주차장은 꽉찬다.
자의든 타의든 차에 약간의 상처가 나는 일이 다반사이다. 차가 커서 그렇기는 하지만 기분이 좋을리는 만무하다. 그러나 나를 화나게 하는 것은 자동차가 흠집을 내는것도 문제였지만 차에 상처를 내고도 주위에 보는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메모 한 장 없이 총총 사라진다는 사람들이 이외로 많다는 사실이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서울 도심 지하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켜 놓고 그 건물의 커피숍에서 사람을 만나고 와 보니 차 옆 도어 부분에는 자그만 상처가 나 있었다. 그러나 그날 나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자동차의 흠집 부분에는 반창고로 붙어진 메모지가 있었는데 거기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놀라셨죠, 죄송합니다. 급하게 차문을 열다가 차에 상처를 냈습니다. 아마 저 때문에 기분이 상하셨을텐데 진정하신 뒤 적어논 전화번호로 내일 오전 중에 연락 주십시오.’
그리고 그 밑에는 차번호와 전화번호가 가지런히 적혀 있었다.
살아가면서 누가 보지 않는다고 내 양심을 버리는 그런 어리석은 삶을 살지않기를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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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도 반창고가 필요하네요. 깜찍한 아이디어에 용서가 될만하네요.

차주의 마음에 붙여준 반창고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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