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손

in #flowerday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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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려면 친구들과 연락이 잦아졌다. 오늘도 멀리 살고 있는 친구가 점심을 먹으러 오겠다고 연락이왔다. 젊었을 때에는 서로 사는게 바빠서 특별한 일들이 있거나 약속을 잡아야 만나거나 간단하게 통화만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퇴직하고 집에 있어서 그런지 보자고 하면 아무리 먼곳이라도 달려오거나 달려간다.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부부간에 관계가 상당히 애로사항이 있는것 같다. 퇴직하고 집에 있으니 서로 얼굴 볼 시간이 많아서 크고작은 갈등이 있는것 같았다. 내가 이야기를 듣다가 인내하라고 하면 이미 충분히 차고 넘치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자식들에게 보이는 관대한 마음의 절반 만이라도 보인다면 어떨까?
평생 혼자서 산 나는 그들의 고충을 알수가 없지만 서로 이해하고 노력한다면 불가능하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십자군 전쟁 때의 일이다. 한 젊은 영국 기사가 이집트 군인들에게 포로로 붙잡혀 재상 살라딘 앞에 끌려갔다. 그 기사는 곧 처형될 운명에 놓였다. 그러나 그는 죽음에 대한 공포보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슬픔을 남기고 떠난다는 것이 더 두려웠다. 기사는 살라딘에게 두 손 모아 빌었다.
“제발 살려 주십시오. 영국에는 나를 목숨처럼 아끼는 아내가 있습니다. 내가 떠나올 때 그녀는 임신중 이었습니다.”
그러나 살라딘은 코웃음을 쳤다.
“뭐라구...., 자네가 죽고 나면 부인은 곧 자네를 잊고 다른 사람과 결혼할 걸세.”
살라딘은 기사의 아내에 대한 믿음이 너무나 확고하자 장난 같은 제안을 했다.
“자네 아내가 분명 자네를 목숨을 바쳐 사랑한다고 했지? 그러면 만약 사랑의 표시로 자네 아내가 자신의 오른손을 잘라 보낸다면 내 기꺼이 자네를 영국으로 보내 주겠네”.
살라딘의 끔직한 내기에 기사는 차라리 자신을 죽이라고 하면서 분노하였다.
이 얘기는 바다를 건너 영국에 있는 기사의 부인에게까지 전해졌다. 그녀는 주위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오른쪽 손목을 잘랐다. 그리고 상자에 담아 살라딘에게 보냈다.
살라딘은 상자를 받아들고 매우 놀라고 감격하였다. 약속대로 기사는 풀려났고 영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는 아내의 손을 부여잡고 한참을 울었다. 이후 그는 평생 아내의 오른손이 되어 지극한 사랑으로 보살폈다.
지금도 영국의 어느 작은 성당에는 오른손이 잘려진 여인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동상 앞에 모여 여인의 얘기를 하며 그 사랑을 기리고 있다고 한다.

확인된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설령 사실이 아니고, 다소 과장된 전설같은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게 생각해볼 가치가 충분해서 인용해보았다. 세상의 모든 부부들이 그 기사부부와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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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봤 습니다 ~
다시 뒤를 보게하는 글이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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