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념하지 않을 것.

in #essay6 years ago

미련이 많은 사람은 인생이 고달프다고 한다. 사람은 때로 받아들일 수 있는 건 받아들이고 체념하는 자세를 배울 필요가 있어서 '나에게 허락된 것이 이만큼이구나' 인정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야 제명에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 산다는 건 그저 약간의 안도감을 가지고 시내 대형서점에 들러 책 한권을 고르는 것에서도 충분히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오늘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이 가족 중에 암에 걸린 사람이 없다는 것, 빚쟁이들의 빚 독촉 받을 일이 없는 것, 먹고 싶은 라면을 지금 내 손으로 끓여먹으 수 있다는 하찮은 것들뿐이라 해도 누가 뭐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러한 행복의 크기가 결코 작은 것 또한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만약 체념에서 비롯된 행복이라면, 더 많은 것을 갖고 싶고, 하고 싶은데 그 모든 욕망들을 어쩔 수 없이 꾹꾹 누르고,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많은 영화에 일찌감치 백기를 든 대가로 주어지는 것이라면 그건 자신에 대한 기만이 아닐까.

수업 중 교수님이 나에게 "지금의 삶이 행복하니?"라고 물으셨다. 난 곧바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살고 있고, 배우며 살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합니다"라고 답했다. 교수님은 웃으셨다. 그 행복한 삶이 정말 원래 원하던 삶의 모습이었냐는 것이다.

일단 지방에서 태어나 수많은 선택과 기회를 잃었고, 인서울 대학이 아닌 지방 국립대에서 취업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더 큰 행복을 체념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셨다. 교수님의 말씀은 성공주의 입장에서 지나친 비약일 수 있지만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는 나에게는 정확하게 현실을 짚어주는 말이었다.

난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지만 이는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때, 취업에 성공했을 때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하지만 졸업생이 되며 현실의 벽은 내가 공포를 느낄 만큼 높고 넘기 어려운 것이라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현실에 안주했다. 가족이 건강하고 좋은 친구들이 있고 지방이지만 배울 수 있는 주어진 현실에 원래의 꿈은 체념한 것이다.

안주하고 체념하는 것은 위험하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꿈을 실현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아직 인생의 절반도 지나오지 않은 내가 현실을 체념하고 안주하기엔 아쉽지 않은가. 쉽게 체념하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기엔 한 번뿐인 인생이 아깝다. 제자리에서 치는 발버둥일지라도 작은 물결이라도 만들어내기 위해 움직여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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