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퍼블릭]은 뭐하는 게임인가. - What is [eRepublik]?

in #erepublik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Trisoul입니다. 어찌어찌 이리퍼블릭에 메뉴얼의 서두를 떼게 되었네요.

한 열흘 전에 막상 메뉴얼의 목차를 만들어 놓고 보니까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엄두가 안나더군요. 당장 사용 가능한 육성법부터 시작을 할까, 아니면 보다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스크립트 사용법 먼저 알려줄까. 혹은 현재 한국이 처한 좆같은 상황을 널리 알리기 위해 eWorld의 정세부터 시작을 해야하나... 고민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이 할거없는 게임의 목적입니다. 이 게임에서 제가, 그리고 많은 기존 유저분들이 지향하는 바를 먼저 알고 이해하셔야 새로 오시는 뉴비분들께서 이 할거없는 공간에서 소소하게나마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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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리퍼블릭을 접한 뉴비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시는 것은 '이 게임의 목적'입니다. 특히나 한국인들은 웹겜 (web game)이라는 장르 자체가 생소하기 때문에 물약을 빠는게 아니라 체력회복을 기다리는 시스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이리퍼블릭을 처음 시작한 대부분의 뉴비들은 시작 시 주어지는 몇개 안되는 에바(energy bar)를 후다닥 빨고 그대로 죽어버리는 (dead citizen)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얼마나 흔한 일이냐면, 지금 한국 폐인층의 코어에 있다 자부하는 저조차도 처음 이리퍼블릭을 시작했을 땐 세시간만에 접었습니다.



애국심에 기댄 뉴비 유인은 이제 그만


이리퍼블릭 메인 페이지

<이리퍼블릭 메인 페이지 소개문구. 하지만 국가에서는 여러분을 필요로 합니다.>

특히나 이리퍼블릭의 홍보 문구 '국가에서 여러분을 필요로 합니다'와, 그동안 뉴비를 이끌어오기 위해 소모한 온갖 종류의 애국심은 이러한 현상을 더 가속화했죠. 하필 인구가 넉넉한 대만 바로 옆에 있어서 심심하면 처맞는 한국과, 그런 한국을 조금이라도 살려보려는 그레이트 올드비들의 노력을 간과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실상 이리퍼블릭 홍보글들을 보면 전부 '애국심', 'e한국을 도와주세요', '대만과 싸워주세요' 였습니다. 안그래도 각박한 현실에 치이며 사는데, 변태가 아닌이상 게임에서조차 고통스럽게 적과 싸워 이기려 노력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텐데요...

그래서 제가 이리퍼블릭 홍보를 안합니다. 홍보글 새로 쓰기도 귀찮거든요.



이리퍼블릭은 단순하고 느린 게임이다. 그리고 고인물이 존나 많다.


솔직히 제가 웹게임을 포함한 여러 게임들을 해왔지만 이리퍼블릭만큼 단순하고 진행이 느린 게임은 없던 것 같습니다. 처음 시작하고 퀘스트를 따라 렙업을 쭉쭉 하면서 20이 되고 나면 당장 할게 없어집니다. 하다못해 20레벨에 뜨는 '성인식'퀘스트조차 그날 해결 못하고 나흘은 기다려야 하죠. 체젠도 느리고 훈련도 하루에 한번 가능하고요. 하루에 한번 접속해서 그동안 회복된 체력을 소모하고 일과 훈련만 하는 일명 '투클릭' 생활을 하다보면 내가 이걸 왜하나 싶습니다. 내가 죽어라 적을 때려봐야 한 일 이백 데미지 들어가는게 전부인데 올드비들은 한대에 몇백씩 데미지가 들어가는걸 보면 '아 씨발 이게 다단계구나' 란걸 느낍니다. 저 위에 있는 다이아몬드 회원들은 돈을 갈퀴로 긁어모으는데 난 귀이개로 땅을 파고있으면.... 짜증납니다. 그래서 접는 분들이 많죠. 이해해요.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이리퍼블릭은 벌써 생긴지 십년이 넘은 게임입니다. 지난 11월에 10주년 이벤트도 했다구요. 10년동안 축적된 고수들과 새로 시작한 뉴비가 동일한 능력을 가진다면 그거야말로 웃긴 상황 아닐까요?

잘 생각해보면 국내 알피지게임도 처음 시작하면 엄청난 시간, 혹은 현금을 투입하면서 성장을 해야 기존 유저들에 비벼볼 만 합니다. 그 갭을 메꾸는 방법은 오직 현질뿐이구요. 현질을 '잘' 하는 법에 대해서도 나중에 다룰테니 접지말고 기다려주세요.



굳이 내가 강해질 필요는 없다.


근데 또 잘 생각해보면 굳이 내가 강해질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내가 강하면 좋겠지만 그게 어디 쉽나요. 스타크래프트에서 배틀크루저만 뽑을 수는 없듯이, 소수 탱커*를 보조해줄 골리앗과 레이스, 그리고 넓게 보면 그들이 활약 가능하게 해주는 SCV도 필요합니다. 내가 적당히 강해져서 같이 싸워줄 수도, 탱커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물자 지원을 할 수도, 그리고 혹은 그들이 전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외국과의 정치를 전담해서 할 수도 있는겁니다. 제갈량과 관우가 아니라 간손미 브라더스 되어서 내정과 외교, 물자를 담당하는 겁니다.

*탱커: 높은 힘과 전투계급, 그리고 에너지바를 소모하며 전투에 앞장서는 사람들



그래서 뭘 하면 되나


결국 뉴비가 가장 먼저 해야하는건 '보급받기''적응'입니다. 오래된 게임엔 오래된 유저가 많습니다. 이리퍼블릭도 마찬가지구요. 그들은 항상 뉴비에 목말라 있습니다. 뉴비가 조언을, 혹은 물질적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든지 그에 응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한국인으로써 이리퍼블릭을 시작했다면 바로 오픈카톡방 (https://goo.gl1/mlx53I)에서 빵과 조언을 요청해 주세요. 고인물은 언제나 당신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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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 후엔 정치질을 하자


이리퍼블릭에 조금 적응이 되었다면 이번엔 웹게임의 꽃인 정치질을 해봅시다. 그건 다음 글에서...


참.. 막상 쓰려고 하니 막막하네요. 솔직히 이거 뭐하는 게임인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벌써 삼년차 고인물인데요 ㅋㅋㅋ 다음에 올린 정치편에선 좀 더 도움이 되는 글을 올려보겠습니다. :D

그리고 혹시 Markdown 에디터 편리한 것 있으면 알려주세요. 지금은 Typora 사용중인데 영 어색하네요 ㅎㅎ

Trisoul 인게임 프로필 https://www.erepublik.com/en/citizen/profile/847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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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심 자극은 공감이 많이 가네요.
핵과금을 하지 않는 이상 개인의 기여도는 미미할 수 밖에 없고
몇년간 꾸준히 해왔던 저도 저의 1년치 딜링을 하루에 하는
괴물탱커들 사이에서는 자괴감 비슷한 느낌이 들때가 많더군요.
뭐 말통하는 사람 하나 더 살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정도가
제 역할인듯요...
그리고 웹게임이라고 하면 중국식? 노가다 엄청뛰는 그런거
상상하는 사람도 많더군요.

뭐.. 핵과금이라 할것도 없어요. 한달에 40유로면 당신도 탱커!

다음 편 기대할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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