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가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아직 2020이란 숫자가 입에 제대로 익지도 않았는데 벌써 한가위가 다가왔습니다.
올해는 윤달이 끼어서인지 날씨도 이상하고 가을도 빨리 온 것 같습니다.
한해동안 무엇을 하고 지냈는지도 모르겠는데 벌써 결실의 계절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평온한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책읽고 여행 다니고 글을 썼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하루하루 조금씩 욕심부리지 않고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책을 읽을 수 있고 글을 쓸 수 있을때까지 계속하려고 합니다.
요즘에는 남도의 어느 한적한 항구마을에 머물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항구의 카페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산하고 여유로운 것 같지만 이곳 항구에도 코로나의 여파는 어김없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모두 위축이 되다보니 가두리 양식장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간혹 가두리 양식장 그만 둔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어디 어촌만이겠습니까 ? 온나라가 다 어려움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서로 서로 격려하고 힘을 합쳐서 위기를 극복해야 하겠습니다.
항구의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있자면 제가 뭔가 크게 잘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추석을 쇠러 집으로 왔습니다. 하루 이틀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답답합니다. 툭트인 바다를 바라보다가 아파트 숲속에 갖혀 있자니 숨이 막히는 것 같습니다.
밖으로 나와서 한참을 걸어 보았지만 가슴이 트여지지가 않습니다. 우리글 둘러싼 현실도 그런 것 같습니다. 추석을 지나면서 그런 답답한 현실도 달라졌으면 합니다.
추석좋은 날입니다. 어릴적엔 추석에 새운동화 얻어 신을 수 있었고 맛난 음식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부족한 것 없는 세상에 살다보니 명절의 기쁨도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세상의 행복은 풍요로움에서만 오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뭔가 조금 부족해야 귀한줄 할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릴때 명절을 기다리던 마음을 모르는 요즘 아이들이 불쌍하기도 합니다. 삶이란 느낌의 총체인데 그런 느낌을 가지지 못하고 어릴때를 지나가는 것이 아쉽습니다. 우리도 그만큼 많이 잃어 버리고 사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옛날의 마음을 가지고 싶어도 세상이 허락해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것이 생활을 더 고통스럽게 하기도 합니다.
세태가 그렇게 흘러가니 거기에 몸을 맡길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 하루 풍요롭게 잘 보내시기를 기원드립니다. 하루 행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