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08일 금요일] 오늘의 일기

in #diarylast month (edited)

푸르른 5월 어버이날이다.

지난주 주말에는 아이를 데리고 고향집에 다녀왔더랬다.

작년 5월에 아이 얼굴 보시고는 근 1년 만에 보시는 거였다.

이번에는 와이프는 일 때문에 서울에 있고 나랑 아이만 다녀왔는데

둘만 고향 다녀오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왕복 11시간이나 되는 강행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애가 다행히 크게 칭얼거리지 않고 잘 있어줘서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다.

와이프랑 같이 내려가면 아무래도 와이프가 좀 불편해하는 점들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와이프 배려한다고 잠도 밖에 따로 숙소 잡아서 자고

야외 액티비티도 주로 셋이서만 하고 오는 식으로 일정을 짜야 하기에

정작 아이가 할머니 할아버지랑 시간 보내는 일이 많이 적었는데

아이랑 나만 내려오니 잠도 그냥 집에서 자고, 아이 목욕도 엄마가 시켜주시고

그렇게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가 할머니 할아버지랑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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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좋은 시간 보내고 와서 뿌듯하고 참 좋았는데........

어제 밤에 엄마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아빠가 이번에 새롭게 사업 시작하시려는 게 있는데

당장 자본금이 부족해서 고리 대출을 받으려고 하신다며

혹시 여윳돈이 있으면 좀 융통해줄 수 있는지 물어보셨다.

작년에도 엄마한테는 말 안 하고 아빠 고리대출 원금 하나 막아드린 게 있었는데

이번에 또 도와드리기엔 나도 당장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엄마한테도 아빠한테 작년에 돈 드린 적이 한 번 있다고 사실대로 말씀 드리고

이번에 또 자금 융통해드리기는 어렵다고 말씀 드렸다.

나도 뭐 없는 돈을 땅을 파서 마련해드릴 수는 없으니 그렇게 거절 말씀 드리긴 했지만

자식된 입장에서 마음이 좋을 리가 없다.

아빠는 계속 뭔가 사업을 벌린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는 나지 않는다.

그냥 손대는 것마다 운이 따르지 않으실 뿐, 또 막 엄청 큰 사고를 치시는 건 아니다.

엄마는 그때마다 개인적으로 모아온 돈을 아빠한테 드리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조금씩 빌리시기도 하는 듯 하다.

아빠나 엄마한테 그러지 마시라고 말씀 드리기도 어려운 것이, 내가 딱히 뭔가 더 나은 솔루션을 제공해 드릴 수도 없는 입장이다.

결국엔 돌고 돌아 또 돈이다.

내가 돈에 한이 맺히지 않을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게 스트레스 받을 시간에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지.

얼른 얼른 돈 벌어서

부모님도 도와드려야하고, 와이프 금융치료도 해줘야하고, 애 교육도 남부럽지 않게 시켜야하고, 서울에 자가도 빨리 마련해야한다.

이거 맞는 거지 세상아?

42살에 몸뚱아리 하나 움켜쥐고 서울 한복판에 우두커니 서서

오늘도 우걱우걱 하루를 살아간다.

오늘은 푸르른 5월 어버이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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