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19일 월요일] 오늘의 일기

in #diary8 days ago

일 년 만에 쓰는 일기.

요즘 자주 생각하는 주제는, 다시 돌고 돌아 행복이란 무엇인가? 이다.

10대 때부터 마음에 품기 시작했던 이 질문은

나이대에 따라 계속 답이 달라지는 것 같다. ㅎㅎ

고등학생 때 나는 행복이란 결국 자기 만족감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었다.

대학생 때의 나는 이걸 좀 더 구체화시켜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 때에, 하고 싶은 만큼 할 수 있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했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는, 매일 매일 뭐든 좋으니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새로운 것을 배워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진 오늘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행복의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완전히 틀린 것도, 완전히 맞는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어찌 되었든 당시 각각의 나이대를 살아가던 나에게는, 나름 삶의 기준이 되어준 고마운 생각들이었다.

한국 나이로 40세에 이른 지금의 나는, 이 질문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

행복한 삶이란, 어제도 내일도 생각 말고, 그저 주어진 오늘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

중요한 것은 여기에 뭔가 더 세부적인 조건을 달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반드시 하나라도 새로운 경험을 해야 한다 거나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되어야 한다 거나 하는 것 말이다.

일상은 꼭 특별할 필요도 없고, 결과론적으로 어제보다 반드시 나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매 순간 순간 흘러가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것을 그냥 쉬이 흘려보내지만 않으면 된다.

인간에게 시간은 당연하지 않다.

우리는 유한한 시간을 부여 받은 필멸자로,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

따라서 유한한 자원인 시간을 무료하게 흘려보내거나

아무 가치없이 시간을 죽이는 행위 자체가 불행감의 근본이다.

그러니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우리 인생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일상이라는 시간을

한 땀 한 땀 보석처럼 귀하게 꿰어가야 한다.

매순간이 특별할 필요는 없다.

24시간을 모두 도파민 뽕 맞은 것처럼 쾌락으로 채울 필요도 없다.

그저 단 한순간도 허투로 보내지 않는 것.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 해 치열하게 살아내는 것.

그거면 족하다.

10년 후 50대가 된 내가 이 질문에 또 어떤 다른 답을 낼지는 모르겠으나

분명 오늘 내가 가진 생각을 바탕으로 또 뭔가 유의미한 결론을 찾아냈을 거다.

답은 항상 변한다.

세상은 0과 1로 구성돼있지 않고 그 사이 실수 구간 어딘가에 확률적으로 존재한다.

공리라는 것도 그 뿌리에 대해 깊이 묵상하다보면

그 어떤 것도 뒷받침 되지 않은 채 허공에 동동 떠있는 거라는 걸 깨달을 수 있다.

유연한 사고.

호모 사피엔스는 사고가 유연했기에 생존했다.

지식의 바다에서는 닻을 내리기 보다는 자유로이 유영하는 것이 더 즐겁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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