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치 조경 건축가가 그린 “백두대간” - 용산 미군 기지에서 공원으로

Yongsan Park © WEST 8

2011년 용산 국립 공원 조경 공모전이 열렸다.

서울시에서 이렇게 큰 땅 전체를 공원으로 만들기로 한 것은 처음이다.
여의도 크기만 하다고 한다. 110년간 미군기지로 쓰인 곳.

한국 일부이지만 우리 시민이 밟아본 적이 없는 이 큰 땅을 어떻게 다시 도시 일부로 꿰매 붙일 것인가?

국내 건축사 이로제와 팀을 이룬 WEST 8 - 아드리엔 후제(Adriaan Geuze)가 이끄는 로테르담 조경/도시 디자인 회사가 당선되었다. 웨스트8이 공원의 마스터 플랜 (공원 콘셉, 주요 동선, 조경과 건축물 위치등 큰 그림)을 그리고, 건축사인 이로제가 공원의 다양한 공간을 세세하게 디자인할 것이다.

용산공원 조감도 © WEST 8

WEST8은 마스터 플래닝을 독특하게 잘 하기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들의 디자인은 매번 놀랍다.

마스터플랜을 통해 도시와 공간 스토리 텔링하듯한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 상당히 그 지역스러운 공간을 만드는 감각. 주변을 그 공간으로 끌고오는 능력이 있다. 그 도시를, 그 도시만을 위한 조경이랄까?

뉴욕의 Governor's Island, WEST 8 2007-2016 © Timeout NYC

요새가 있던 섬을 역사&레크리에이션의 공원으로 재생한 공간. 평평한 땅위에 산등성이를 상상해냈다. 돌아다니며 뉴욕의 아름다운 뷰만 다 골라 볼 수 있는 지형을 섬에 디자인했다. 뉴욕시를 섬 근처에 가져다 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게하는 곳이다.

Source: Cloudfr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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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 8이 용산기지를 어떻게 접근할까?

그들이 보여준 콘셉: 백두대간

외국인이 건축가가 설계할 때 큰 한계점이 있다면: 그들이 바라보는 시각에서 그 나라의 정체성이다 싶은 것을 디자인으로 사용하는 것. 그래서 백두대간을 들었을 약간의 걱정스러움도 있었지만... 알고보니 당시 WEST 8 용산 프로젝트를 처음 부터 리드한 한국 여성 조경 건축가가 계셨다!

백두대간이라면 한반도의 산맥과 한국 지리에서 만들어진 우리의 삶과 문화를 대표하는 총체적인 단어이다. 이것을 용산기지에 어떻게 풀어내 우리의 민족성, 역사성을 표현할지 궁금하다.

용산공원 © WEST 8, Archdaily

아직 다 공개되지 않았지만, 마스터 플랜을 보면 - 마치 수묵 담채화 같다 - 중간에 북-남으로 척추 같이 길게 있는 오솔길을 보니 백두대간 콘셉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추측해 볼 수 있다.

용산공원 중심에 뻗어 있는 길과 자연 지리적 요소들이 연결되어 용산이 마치 백두대간/한국지리의 일부임을 말하고자 하는 조경 같다. 긴 척추같은 오솔길의 끝은 서울의 또 다른 심장부로 나아있는 길과 연결될까? 다양한 공원내의 자연과 프로그램, 주변 경관을 저 중심으로 연결짓는것은 분명하다.

용산 공원에 만들어질 공간들 렌더링:

마당 © WEST 8

생태 서식공간 © WEST 8

숲을 위한 숲 © WEST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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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 8의 디자인이 큰 콘셉과 동선, 조경과 생태 요소가 중심이라면, 건축적 요소와 문화적 공간 디테일을 설계하는 작업은 승효상의 이로제 건축이 할것이다.

용산기지 안에는 100년보다 더 전의 역사가 아직 남아있다. 조선시대에 기우제를 지내던 곳도 있다. 승효상 건축가의 말을 따르면 새로 건물을 세우지 않고, 역사적 건물들을 재생하는 디자인을 할것이라고 한다.

JUSMAG-K in Yongsan Base 용산기지 © 뉴 조선 박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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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은 2025. 기다려지는 프로젝트이다. 더치 조경가가 그린 백두대간을 닮은 마스터 플랜, 한국 정서 가득 품은 섬세함의 합작.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서두르지 않았으면 한다.
생태와 사람, 민족과 역사가 모두 연결되는 아름다운 공간이 탄생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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