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포] 한 줌의 눈물을 던져 주었습니다

in #dclick5 years ago (edited)

모두들 침묵합니다. 삶을 살아내는 것이 그렇듯이. 무심한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습니다. 한겨울밤은 고요하고 허무합니다. 가끔씩 던져주는 톱밥만이 내 마음을 아는 듯 소리없이 조용히 타들어갑니다.

광주리 가득 담은 선물에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고향으로 향하는 길은 언제나 그렇듯 고단한 마음이 먼저입니다. 투박한 계절, 지친 마음을 실은 막차는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언젠가는 떠날갈 겁니다.

내면 깊숙히 하고 싶었던 말, 잊을 수 없는 그리운 사람, 지우고 싶은 상처들은 흰 설원에 모두 파묻힙니다. 말없이 침묵하는 삶은 송이눈이 되어 플랫폼에 가만히 내려앉습니다. 조용히 귀기울여 봅니다. 진정 잘 살아내고 있는지.

삶의 투명한 결정체.......

소리없이 한 줌의 눈물을 던져주었습니다.

...

사평역에서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 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 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이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 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 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

마음을 나누어 주세요 ^^
마음에서 마음으로 하나된 마음이 되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고결하고 아름다운 당신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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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막차를 놓치지 않으려고 뛰었던 ...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보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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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아하는 시예요. 잘 읽고 갑니다. ^^

아주 씹는 맛이 나는 시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막차.. 여러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가끔 도움이 됩니다.

이제 또다른 한주가 시작되었네요
이번주도 편안한 한주 되세요^^
보클하고 갑니다~

보팅 디클릭합니다. ^^


@trueimagine님 곰돌이가 3.0배로 보팅해드리고 가요~! 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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