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중앙은행이 암호화폐형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가능성은 있는가...
안녕하세요 시골사람입니다.
최근 은행발행 암호화폐와 은행과 연결된 stablecoin을 보다 쉽게 발행할 수 있는 시스템의 등장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게 뭐 그렇게 중요한 문제이냐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사실, 많은 면을 시사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BIS에서 최근에 나온 The future of money and payments라는 글을 읽고 생각해봤습니다.
일단, 은행발행 코인들이 암호화폐이냐 아니냐를 생각하는 것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할 것 같습니다.
비트코인의 등장은 사실 중앙은행의 횡포와 같은 것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이 있죠. 그런데, 이게 어떻게 가능할지를 떠나서 그렇다면 중앙은행의 암호화폐발행은 가능할지를 생각해봐야 하는 것도 사실 문제이고, 그게 아니라면 왜 중앙은행이 아닌 일반 시중은행이 이렇게 나오는지도 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디지털 화폐라는 말이 많이 돌고 있습니다만, 실제 디지털 화폐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이미 우리가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그게 멀지만 가까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디지털 화폐라는 것이 정말 '화폐' 즉, 우리가 아는 그 화폐와 같은 것인지 아니면, 이 디지털 화폐라는 것이 중앙은행이 발행한 암호화폐와 뭐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 상식적인 수준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냥 가벼운 수준의 이야기만 하려고 합니다.
일단, 디지털 화폐와 cashless society라는 표현에 대해서 생각해보죠. 사실, 이 둘은 그렇게 다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직불카트를 이용하고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지불하는 행위는 결국 내가 은행에 갖고 있는 돈을 직접 물리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했다는 데이터를 은행에 전달하고 그만큼을 차감하는 것이죠. cashless society라는 것도 결국 같은 방법을 이용하여 사회에 실용적으로 적용한 것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결국 디지털 화폐의 사용이니 cashless society라는 표현은 결국에는 시중은행에 있는 내 돈을 물리적으로 이전하지 않고 그대로 이용한다는 것에 불과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앙은행이 다른 종류의 디지털 화폐를 만든다면 이것은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
우선, 중앙은행이 이렇게 움직이게 된다면, 시중은행은 결국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게 될 뿐이죠. 그런데,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의 형태가 무엇이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돈은 두가지 기능이 있죠. 지불수단이자 가치저장수단이요. 이 두가지 기능을 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가 그냥 현재와 같은 형태에서 '지폐'나 '동전'이라는 것을 대신하는 것 뿐이라면 말대로 현재와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만, 그 디지털 화폐가 암호화폐와 같은 형태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즉, 종국적으로 중앙은행이 블럭체인을 이용한 암호화폐를 발행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게 가능한 일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중앙은행이 블럭체인을 이용한 암호화폐를 발행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런 가능성이 없기에 시중은행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블럭체인을 이용한 암호화폐의 형태를 띤 토큰을 발행할 가능성은 좀더 높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중앙은행과 시중은행을 생산자와 소매상의 관계로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중앙은행은 마치 생산자의 역할을 하지만, 시중은행은 마치 소매상과 같죠. 이런 관점으로 블럭체인을 이용한 암호화폐를 중앙은행이 발행할 수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하여간, 중앙은행이 블럭체인을 이용한 암호화폐를 만들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는 ....
첫번째, 중앙은행이 블럭체인을 이용한 암호화폐를 발행하게 된다면 시중은행은, 한마디로, 망합니다.
블럭체인의 가장 기본형태는 디지털 원장 데이터를 보관하고 있는 것이죠. 따라서 중앙은행이 암호화폐를 발행하게 되면, 모든 계좌의 돈은 디지털 원장으로 블럭체인에 보관됩니다. 그렇게 되면 일반인인 저나 옆집에 있는 할머니의 돈이나 모두 디지털 원장으로 보관되죠. 그런데, 그 원장을 결국 누가 관리한다는 것일까요? 중앙은행입니다.
즉, 중앙은행은 모든 사람의 계좌를 디지털 원장의 형태로 블럭체인에 기록하게 되죠.
이 말은, 중앙은행이 모든 사람의 돈을 관리한다는 말이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 돈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벌어왔던 시중은행의 업무중 한가지가 빠져나가게 됩니다. 바로 '가치저장'을 대신해주면서 우리에게 돈을 요구해왔던 그 역할이죠. 중앙은행이 이 역할을 모두 하게 되면 시중은행은 중앙은행의 완벽한 지배하에 놓이게 되면서 한마디로 중앙은행의 마이닝 회사로 되어버릴 뿐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그 원장에 있는 가치를 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한마디로 원장이 계속 잘 흘러가도록 도와주는 마이닝의 역할을 할 뿐이지만, 이들이 내가 저축해 놓은 암호화폐화된 돈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게 되죠.
결국, 중앙은행의 블럭체인와 암호화폐운영으로 인해서 시중은행들이 설 자리는 없게 됩니다. 그렇게 된다면 몇백년간 이어왔던 은행업이라는 것 자체가 위태롭게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와중에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의 블럭체인과 암호화폐발행을 찬성할 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두번째, 중앙은행이 암호화폐화된 돈을 발행할 경우, 중앙은행의 업무가 늘어나게 됩니다.
은행의 업무는 단지 돈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죠. 이들의 사업모델은 나의 돈을 가져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주거나 그 돈을 투자하는데 이용해서 수익을 얻어가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자를 챙겨먹고 나에게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이자는 아주 조금 떼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중앙은행의 역할은 돈을 발행하고, 물가를 감시하고, 시중에 유통되는 돈의 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그 중심입니다.
중앙은행이 암호화폐를 발행한다면, 중앙은행 자체가 돈을 빌려주는 역할, 투자하는 역할, 이자를 부과하는 역할, 그 이자를 나에게 주는 역할을 하죠. 게다가 내 계좌는 사실상 블럭체인상에 모든 기록이 남아있으니 사실 나에게 뭔가 서비스비용조로 떼어갈 돈은 없다고 생각해 본다면, 나로써는 중앙은행이 돈을 관리하는 것이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떠나서 중앙은행이 이제는 사업하는 업체로 변화하게 되는 것이죠.
게다가 중앙은행이 일반인이나 기업을 상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부까지 상대로 해서 사업을 해야하는데, 그 업무가 배에서 배로 늘어나겠죠. 한편에서는 돈을 발행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발행한 돈으로 수익을 챙기고, 또 다른 면에서는 내 돈을 관리해줘야하니까요.
그렇다면, 일반은행들이 이런 중앙은행의 모습을 보면서 가만히 있을까요? 이들에게 돌아갈 이득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되는데 금융업이라는 것이 가능할까요?
또한, 이런 중앙은행의 구조는 완벽한 공산주의 계획경제체제하에서의 구조가 되어버립니다. 이런 구조를 반길만한 시중은행도 없을 뿐만 아니라 투자업계도 이를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세번째로, 중앙은행이 암호화폐를 발행하게 된다면, 화폐의 두번째 수단인 지불수단을 장악하게 됩니다.
지불수단의 장악이란 한마디로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직불카드나 크래딧카드의 역할을 모두 중앙은행이 담당하게 될 뿐만 아니라, 이를 사업으로 삼았던 회사들을 모두, 싸그리, 날려버리는 일이 됩니다. 비씨, 비자카드, American express등등, 심지어 paypal이나 western union과 같은 회사들의 일도 모두 중앙은행이 담당하게 됩니다.
내가 식당에 가서 갈비탕을 먹고 돈을 1만원을 냈을 때, 직불카드나 크래딧 카드를 이용한다면, 이를 가능하게 했던 시스템을 설치한 회사에게 식당주인은 그 수수료를 지불합니다. 수수료를 지급한 대가로 카드회사는 나의 돈이 있는 은행의 시스템에서 돈을 빼내고 그것을 다시 식당주인의 은행계좌에 돈을 이체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죠. 이게 내가 이용하는 은행과 식당주인이 이용하는 은행이 같은 은행이라면 모를까 다른 은행이라면 그 중간에 돈을 이체시키는 주문도 넣어줘야죠.
뭐 이런 것은 사소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만, 이렇게 해서 발생하는 수수료가 단지 200원 300원에서 끝나지 않죠. 수많은 업체들이 이를 이용하게 될 것이니 그 액수는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수수료를 모두 중앙은행이 가져간다고 생각해봅시다.
지불서비스를 담당했던 회사들은 모두 문을 닫아야죠.
그렇다면, 이런 중앙은행발행 디지털 화폐가 암호화폐의 형태로 발행된다면, 이를 환영할 금융업계는 하나도 없다는 말이 됩니다.
또한 이런 형태를 반길 투자회사들도 없다는 말이 됩니다. 지금까지 은행을 통해 투자를 받아왔던 각종 회사들은 모두 중앙은행으로 달려갈 것이고, 중앙은행이 모든 돈을 좌지우지하는 최고의 권력기관이 되겠죠.
그런데, 이런 중앙은행의 암호화폐발행이라는 것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그렇게 나쁜 일만은 아닙니다.
우선,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중앙은행이 망할 일은 없습니다. 그러니 내 돈이 중앙은행에 의해서 보호된다면 그보다 더 안전한 것은 없습니다. 내 돈을 보관해주는 은행이 시중은행이 아닌 중앙은행이라면, 내가 시중은행보다 더 안전한 중앙은행으로 가지 뭐하러 시중은행을 이용하겠습니까? 게다가 제2금융권이라는 애들에게 돈을 맡겨가면서 이자를 받는 것보다 더 안전한 중앙은행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더 신뢰가 가지 않겠어요?
그렇지만, 국가가 나의 돈을 모두 추적해서 한눈에 보고 있다는 것은 정말 기분 나쁜 일입니다. 세금을 피할 방법도 없습니다. 그냥 프로그램에 따라 모든 세금은 저절로 빠져나갈 것이고 내 주머니 안쪽, 속옷 안쪽에 숨겨두었던 비상금을 만들 방법도 없습니다.
그럼...이런 문제점을 시중은행들이 모르고 있을까요?
시중은행들은 중앙은행이 암호화폐를 발행한다라고 하면 결사반대를 할 것이고, 카드사니 각종 금융기관, 제2금융권, 심지어 뒷골목의 금융권까지 반대하고 나올 것입니다. 쉽게 이자를 빌려주겠다며 신체포기각서를 쓰라는 놈들도 반대하고 나오겠죠.
그 대신,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에 대해 이렇게 말하겠죠.
'뭐하러 너가 움직이냐...우리가 너 대신 해줄께......'
그리고 그 중간에 있을 수 있는 모든 수익은 1원까지 다 챙겨갈 수 있는 쉬운 방법을 만들어갈 것 같습니다.
그럼, JPM Coin과 같은 은행발행 디지털 화폐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이면의 이유는 자명해집니다. 중앙은행이 이런 은행들의 움직임에 대해서 나서서 뭐라 말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어쨋거나 자신들의 사업을 더 수월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나왔을 뿐인데 이것을 들고 왜 그런 암호화폐와 비스무리한 디지털 화폐를 만들었냐라고 나서서 뭐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게다가 아무리 거대한 금융기업이라 하더라도 돈의 흐름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다른 길로 흘러가는 것을 위해 그 길을 다 만들어 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른 기업들이 만든 길을 빌려서 써야 하고 사용료를 지불해야할 때도 있겠죠. 그런 다른 이들의 길을 이용하느니 자신들이 먼저 길을 만들고 그 길에 동참하도록 만드는 것이 그들에게 더 이익이 될 것 입니다. 어쨋거나 디지털화된 화폐가 등장하고 이것이 세상에서 이용될 것임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니 먼저 길을 만드는 것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따라서, 은행들이 노선을 정해야겠죠. 어떤 길을 선택할지....자신들이 길을 만들어서 그 길로 다른 자들을 동참시킬 것인지, 아니면 기존에 있지만 효율성이 떨어지는 길에 머무를지, 아니면 다른 이들이 만든 길을 선택할지...
이 말은 은행들이 블럭체인을 이용한 디지털 토큰 경쟁이 발생할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JPM Coin의 역할이 가맹은행들 내에서만 이용되겠지만, 이들은 조만간 지불역할을 하는 이들의 영역까지 넘볼 것이고 결국 비씨 비자카드등이 장악하고 있는 분야를 야금야금 먹어들어가겠죠.
하여간, 이와 같은 중앙은행이 암호화폐에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은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Forbes의 기사에 따르면, PwC France라는 회사의 말을 인용하여 중앙은행은 Facebook이나 JPMorgan과 같은 기업에서 디지털 통화를 발행하도록 허용해야지 중앙은행이 직접 디지털 통화를 발행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출처는 PwC Partner: Central Banks May Issue Digital Currencies After Being 'Battle-Tested By Corporations'입니다.
아! 여기에서 저의 입장.... 흠....솔직히, 기업들이 암호화폐를 발행하느니 중앙은행이 관리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것으로 부터 발생할 또 다른 문제를 생각해보면, 또 그렇지도 않고....그렇다고 기업들의 손을 들어주자니 이들이 내 정보로 무슨 돈을 벌어 먹을지, 내 정보가 정말 보호될지...여러가지로 걱정이 되긴 합니다. 어느 쪽에서 암호화폐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화폐를 만들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내가 비트코인을 구입하더라도 그 모든 정보가 다 알려지겠지만, 그래도 내가 내 재산을 보호할 수있다는 점에서는 그냥, 어느 쪽 손도 들어주기 싫습니다.
하여간,
PwC France의 Pauline Adam Kalfon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기업들이 일단 시험을 거친 뒤에 암호화폐 공간으로 진입해야한다...라고 말을 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상, 제가 보기엔 그냥 안들어왔으면 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에는 자신들도 중앙은행의 움직임에 따라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여기서 말한 시험이라는 것이, 그냥 실험을 말하는 것 같지는 않고, 웬지 대기업이 발행한 암호화폐간의 경쟁이라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사실, 이 회사는 단순히 중앙은행수준에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보다 더 높은 단계이죠. 이 회사가 프랑스에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결국 중앙은행에 의한 암호화폐형 디지털 화폐의 유통은 결국 유럽연합의 중앙은행이 모든 돈을 관리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말대로,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 운영은 유럽연합에겐 정말 큰 문제일 수 밖에 없을테니까요.
하여간...
시중은행에 의한 암호화폐형 디지털 화폐의 유통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필연적인 것일지도 모릅니다. 암호화폐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반대한들 이것들은 돈이 된다면 뭐든 할테니까요.
여튼, 그냥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을 찾아서 읽고 저의 생각도 합쳐서 전해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