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에 제안하는 3無 캠페인

in #dclick5 years ago

비록 제가 현직 언론인에서 벗어나 다른 삶을 모색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장외 언론인(스팀잇 언론인?)으로서 여기에다 저의 생각, 아이디어, 기획 등을 적고 있습니다. 어쩌면 매체가 아닌 이 공간에다 적는 제 생각이 어떻게 퍼져나가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제겐 흥미로운 실험입니다. 물론 아직까진 별 전파력이 없고, 제가 그럴만한 글을 쓴 것도 아니긴 했죠;; 여튼 제가 가진 여러 기획과 아이디어들을 뚝심 있게 써내려갈 예정입니다. 이 글은 그 중에 하나, 바로 '거래소 3無 캠페인'입니다.

이 캠페인은 제가 블록체인 분야를 취재했던 현직 기자로서 마지막으로 기획하려던 프로젝트인데요. 저의 마지막 기사였던 이준행 고팍스 대표의 인터뷰를 하러 가면서 떠올랐던 아이디어라서 더 발전시키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기사엔 이 내용을 일부 반영했고, 고맙게도 고팍스는 이 3무 캠페인에 참여하겠단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준행 고팍스 대표 “이해상충 경계가 거래소업의 핵심”

3無의 대상은 상장수수료, 자전거래(거래소가 스스로 매수 매도 물량을 내서 거래를 체결하는 것), 자체 보유 암호화폐로 수익추구 입니다. 이 세 가지를 정한 이유는 거래소의 신뢰에 중요하면서도 상당수 거래소들이 유혹에 빠지기 쉬운 행태들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세 가지에 대해 "우린 앞으로 하지 않겠다"는 약속들을 각 거래소들에게서 받아내려고 했습니다.

하나씩 얘기를 해볼게요. 거래소가 특정 암호화폐를 만든 프로젝트 팀으로부터, 혹은 그 외의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상장을 대가로 하는 비용(상장수수료)을 받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암호화폐 시장에선 거래소의 '상장' 자체가 해당 코인의 '호재'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프로젝트 출범이 오래지 않은 코인의 경우 상장과 동시에 환금성, 유동성이 급격하게 좋아지죠. 또한 각 프로젝트의 내용을 면밀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투자자들에게 '상장'은 '투자할 만한 대상'이란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한다면 거래소는 상장 프로세스를 신중하게 진행해야 하고, 상장 과정에서 '이해관계 충돌'을 경계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자전거래'가 無의 대상인 이유는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입니다. 거래소는 매수 매도창에 올라온 모든 물량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를 모두 알고 있으나, 각 개인들은 거래 상대방이 누구인지, 방금 호가창에서 체결된 물량이 누구의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방금 체결된 거래로 인해 가격이 급등락 했는데, 만일 이게 거래소가 스스로 체결한 자전거래였다면, 급등락한 뒤의 가격으로 거래를 한 이들은 손실을 보게 됩니다. 물론 거래소들은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신호를 투자자들에게 주고 싶은 유혹이 있을 겁니다. 자전거래의 목적이 '시세 조작'이 아닌, '마케팅'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나쁜 목적이 아니더라도 '자전거래'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왜냐면 '마케팅'과 '시세조작'의 경계가 흐릿하고, 정보의 비대칭성은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로 중요한 것은 거래소가 보유한 암호화폐, 거래소가 위탁 보관하고 있는 암호화폐들의 투명한 관리입니다. 거래소는 거래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암호화폐 자산을 내부에 축적하게 됩니다. 이 암호화폐를 자사의 거래소에서 처분하면 불가피하게 그 거래에 따라 가격이 일부 변동합니다. 거래소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자산을 보다 비싼 가격에 처분하고 싶은 유혹에 쉽게 빠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거래소는 자체 보유 암호화폐를 되도록이면 타사 거래소나, 거래소들간에 마켓, 혹은 기관들에게 블록딜로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처분 과정이 투명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탁 보관하고 있는 고객의 암호화폐 자산은 금융업에 준하는 당국의 감독을 받아야 하는 사안입니다. 블록체인의 정신을 살려 투명성을 높이거나, 아니면 정부와 협의해 감독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방법이겠죠.

제대로 시작도 못한 '3無 캠페인'을 다시 꺼낸 이유는 요즘이 꽤 변화의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빗썸은 최대주주가 바뀌었고, 코인원은 회계 감사결과 '한정의견'이 나왔습니다. 데이빗이란 체인파트너스의 새 거래소도 등장했습니다. 체인파트너스는 나름의 3無를 표방했다는 소식도 있네요. 이런 시도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제가 제안한 3無도 통크게 받아줬으면 합니다.

파이낸셜뉴스-출시 5일 만에 日거래량 1500억 돌파한 ‘데이빗’…3無 정책 주목

언론이 할 수 있는 일은 결국 '질문'입니다. 질문을 받는 쪽도 대답하지 않을 자유는 있으나, 대중들에겐 누가 질문에 답했고, 누가 답하지 않았는지를 알 권리가 있습니다. 이 알 권리가 시장의 건전화에 자극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미약한 목소리로나마 묻습니다.

"3無 캠페인에 참여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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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수수료, 자전거래.... 진짜 양아치들이나 하는 짓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거래소들이 그런다고 들어서 충격이었습니다...
3무캠페인이 흥했으면 합니다 ㅎ

네 관심 고맙습니다ㅋ 흥하려면 좀 더 알려져야 할텐데. 거래소 관계자들이 스팀잇을 하는지조차 의문이네요 응원고맙습니다ㅎ

3무 캠페인 처음 알았습니다~^^;;
자주 와서 많은 정보 얻어갈게요 ㅎㅎ
미세먼지가 또 기승인데 건강관리 잘하세요~^^

네 그냥 제가 막 이름 붙여서요. 캠페인이 되려면 작명이 좋아야 할텐데 ㅋ 고맙습니다. 미세먼지 진짜 심하네요. 건강 유의하세요.

심플하면서도 기억에 남는 이름인데요 잘 지으신것 같습니다~^^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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