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축제] 암스테르담 Light Festival & Water Colors Cruise

2017년 1월, 천사같은 남편님의 동의 하에 홀로 네덜란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그 때 면접도 하나 있었네요 ㅡ.ㅡ;; 쿨하게 떨어져서 잊고 있었어요. 아하하.

하루는 암스테르담에서 저녁을 먹고 호텔로 걸어오다가 운하에 떠 있는 배를 발견했어요.

운하와 불빛, 조명을 달아 놓은 배가 운치 있어, 다음날은 캐널 크루즈를 타보기로 마음먹고 호텔에 있던 관광 카드를 살펴보았습니다.

그 중 아무거나 골라서 웹사이트에 접속했더니, 낮에 하는 크루즈, 선상 디너 크루즈, 그리고 Amsterdam Light Festival Water Color Cruise가 보였어요.
구글 맵에서 보이던 불빛이 이거였구나! 싶어서 Water Color Cruise(17.5 유로)로 예약을 진행했습니다.

위와 같이 Light Festival 기간에는 구글 맵에 조형물이 표시됩니다.


예약한 시간에 맞춰 크루즈선을 탈 수 있는 암스테르담 센트럴으로 갔습니다. 여러 캐널 크루즈 업체의 승선장이 이 곳에 있어요.

19:00~20:00 사이에 출발하는 배를 탈 수 있는 표를 예매했는데, 조금 일찍 도착했어요.
기다려야 하나 했는데, 그냥 그 전 시간대 배를 태워 주시더라구요 :) 역시 합리적입니다!

추운 겨울엔 역시 글뤼바인이죠!
제가 거주 중인 아부다비에선 호텔/집 안을 제외한 공공 장소에서의 음주가 법으로 금지 되어 있어, 암스테르담에서는 내내 일탈을 즐겼습니다. XD

드디어 배가 출항했고, 주위를 둘러 보았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이 앉아 계셨어요.
네덜란드 여행 내내 호텔에서, 박물관에서 손을 꼭 잡고 여행 중이신 노부부 분들을 많이 뵐 수 있었는데, 유럽의 연금제도와 (제 국민 연금은 돌려받을 수 있는 걸까요? ㅠㅠ), 그 나이에 두 분 다 건강하신 점이 부러웠어요.
그런데 얼마 전 벨기에 출신 친구 말로는 현재 유럽의 연금 사정도 그렇게 좋지 않다고 해요. 40대인 그 친구도 자기는 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하더라구요..

연금은 이쯤 하고.. 이제 드디어 Amsterdam Light Festival을 소개 드릴게요 :)

Amsterdam Light Festival은 매년 겨울 2개월 간(대략 12월~1월 중순) 개최되는 축제입니다.

2017~2018년 축제는 아쉽게도 이틀 전에 끝났고, 다음 축제는 2018년 11월 30일에 시작됩니다.
Amsterdam Light Festival tours and highlights

매년 새로운 주제를 정해, 전 세계의 조명 예술가들로부터 작품을 접수 받으며, 축제에 전시 되었던 작품은 이후 다른 곳에서 전시될 수 없다고 해요.
2018~2019년의 주제는 'The Medium is the Message' 입니다.

난데 없이 나타난 중국 음식점. 갑자기 홍콩에 온 기분이었어요.
Light Festival기간이어서 그런지, 상관없는 운하 주위 건물들도 전구로 장식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분수 뿐 아니라, 배가 지나다니는 길에도 조명이 설치되어 있었어요. 아쉽게도 건진 사진이 이것 밖에 없어요.

해양 박물관의 범선입니다.
바다에 띄워진 범선을 보니깐, 대항해시대 게임이 생각나서 신났어요.
밤에 대충 보면서 모형인 줄 알았는데, 다음 날 해양 박물관에 가 보니, 내부 관람도 가능하더라구요!!!!!!
대항해 시대 유저 분들께 강추 드립니다.

• Blue Print : 해양 박물관 답게 파도 무늬를.
  
  

• Together : 사랑이라는 단어를 여러 나라의 언어로 옮겨 놓은 모습입니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네요. 심시티 5 미래도시가 떠오르는 조형물 였어요.

잔잔한 불빛이 아름다운 다리

먼나라 이웃나라에서 봤을 법한 하우스 보트.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 Bunch of Tulips :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튤립 조형물. 의외로 헝가리 사람의 작품이었어요.
  
  

직선으로 이어진 5개의 다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구간입니다.

• Welcome to my home : 3D 집 모형인 줄 알았는데 낚였다는게 포인트예요.
  
  

옆에서 보면 이렇게 생겼더라구요 ㅋ

• Souvenirs : 기억도 기념품이다. 마음에 들었던 구절입니다. 여행지에서의 추억만큼 남는 게 없죠.
  
  

• Bridge of the rainbow : 성 소수자에 대한 개방을 표현하는 작품입니다.
  
  

• Flower Strip : 긴 꽃의 행렬이 인상적이었던 작품으로 꽃의 색이 계속 변해요.
  
  

• The Lace : 이제까지와의 조형물과는 달리, 빛이 반사되는 조형물을 빛으로 쏜 작품이었어요. 작가 두 분 중 한 분이 한국인으로, 네덜란드의 레이스 모자를 한국 식 뜨기 방법으로 재현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얼기설기 얽힌 레이스를 통해 다양한 문화의 상호 연계성을 표현한 작품이예요.
  
  

1시간 15분 가량의 투어가 끝난 후 암스테르담 센트럴에 도착했습니다.

혼자 보는게 아까워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지만, 움직이는 배 안에서 찍기도 했고, 빛이 너무 강해서 제대로 찍히지 않은 사진이 많아 아쉬웠어요.
뭐 그래도 핸드폰으로 이정도라도 찍은게 어디인가 싶기도 하네요. ㅎㅎ

겨울의 암스테르담은 대부분 흐린 날씨지만, 다양한 미술관과 박물관, 빛 축제와 운하, 크루즈가 함께 있어 겨울 여행지로도 추천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반대로 그래서 겨울에 축제를 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

전시 되었던 다양한 작품은 이 곳에서도 확인 가능해요.
THE COLLECTION

저는 시간이 없어 배를 타고 구경하는 것으로 끝냈지만, 지도를 보며 운하 옆 길을 거닐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언젠가 (대항해시대 덕후인)남편과 함께 다시 가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