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ckchain Study] M-PESA의 비즈 모델이 암호화폐의 비즈 모델이다.

in #crypto6 years ago


지난번 작성한 글을 통해 암호화폐의 의의가 분산화/탈중앙화 뿐만 아니라 ‘시장 확대’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확대’의 배경에는 전 세계 20억명의 사람들이 은행 계좌를 가지지 못해 온라인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있으며, 이들 20억명의 사람들도 온라인 거래, 현금없는 사회에 대한 대비, 편리한 송금 및 가치 저장을 위해 ‘계좌’에 대한 니즈가 존재하기 때문에 비즈모델이 만들어 질 것이라 생각했다.

이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현금과 암호화폐를 중개해 주는 기관, 업체가 필요한데 이를 휴대폰 USIM 충전 사업을 하는 소규모 중개사업자들이 대신할 것이라 생각했다. 이 생각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었는데, 과거 해외 여행을 하면서 빈민국에 방문했을 때, 아무리 지방이라 하더라도 모바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유심을 충전해 주는 가게들이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나의 개인적인 생각만 전개하는 것은 개인의 망상에 그칠 것이기 때문에 실제 위의 스토리가 실현 가능한지 좀 찾아보았다. 그리고 발견한 것이 케냐의 엠페사(M-PESA) 사례였다

▣ 엠페사의 비즈니스 모델

엠페사는 모바일의 ‘M’과 스와힐리어로 ‘돈’을 뜻하는 ‘PESA’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케냐, 탄자니아 등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모바일을 통한 계좌개설/송금/결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이다.

엠페사는 금융 인프라가 부족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의 니즈를 해결하고자 2007년 처음 만들어졌다.

엠페사가 만들어질 당시, 우리나라와 국토의 규모가 비슷한 케냐에서 은행 지점은 고작 수백개에 불과했다. 그 마저도 주요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전국에 있는 대부분의 케냐 사람들은 은행에 방문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충분한 수입이 없어 은행에서 계좌 개설을 거부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로 인해 2007년 케냐에서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수는 전체 국민의 30% 수준 밖에 되지 않았으며, 현금 송금을 위해 막대한 수수료를 내고 사람에게 부탁 해야하는 불편함과 위험이 늘 존재 했다.

한편, 엠페사가 출시될 당시, 케냐 성인 인구의 50%이상이 모바일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1만개 이상의 휴대폰 대리점들이 전국에 존재했다. 엠페사는 높은 휴대폰 보급률과 전국 구석구석에 퍼져있는 대리점 인프라에 주목하고 이를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 및 런칭했다.

엠페사를 이용하는 고객은 간단한 과정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자신의 집 주변에 있는 휴대폰 대리점(엠페사 에이전트)에 가서 신분증과 휴대폰을 보여주면 바로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또한 가게에 현금을 제출하면 일정 수수료를 제외하고 바로 계좌로 입금할 수 있으며 반대로 대리점에서 출금도 가능하다. 즉, 지역 곳곳에 퍼져있는 가게들이 ATM이자 은행 창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송금 역시 간편하다. 상대방의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바로 송금이 되며, 우리나라와 같이 인증서 등의 복잡한 절차도 필요 없다.

엠페사에서 사용하는 계좌는 실제 은행에 개설되는 계좌가 아니라, 전자지갑이다. 계좌에 충전되는 돈 역시 실제 케냐 돈이 아니라 이플롯(E-Float)이라는 가상의 돈이다. 만약 누군가가 현금으로 돈을 충전한다면 이에 상승하는 가치를 가진 이플롯이 충전되는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 전송한다면 실제 돈이 전송되는 것이 아니라 이플롯이 전송되는 형태이다.

이 때 이플롯이 현금으로 교환되는 것에 대해, 운영업체인 사파리콤(Safaricom)에서 보증을 해 주며, 사파리콤이 가지고 있는 은행 예금 등이 보증의 담보가 된다.

▣ 수치로 보는 엠페사의 성공
케냐에서 시작한 엠페사는 10년 만에 10개의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중에 있다. 1만개 수준이었던 대리점은 현재 28.7만개까지 늘어났으며, 엠페사를 사용하는 사람의 수도 약 3천만명에 달할 정도로 매우 커졌다.

▣ 엠페사의 비즈니스 모델과 암호화폐

엠페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금융에 접근이 불가능한 사람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암호화폐가 갖출 비즈니스 모델의 샘플과도 같다. 이는 엠페사가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었던 Key Point들이 암호화폐의 특징과 겹친다는 측면에서 도출된 결과이다.

아래가 엠페사의 Key Point들이다.

1) 특별한 인프라가 필요 없다.
엠페사는 기존 모바일, 대리점이라는 인프라를 활용했기 때문에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다. 암호화폐 역시 인터넷을 이용하며, 암호화폐를 사용하는데 큰 자본력이 필요한 인프라가 필요 없다. 또한 현재 엠페사 대리점들이 암호화폐 서비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다(온라인)

더구나 이 일이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수수료 받고 지갑에 이더리움 넣어주는 일을 한다고 생각해보라.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가? 특별한 자본이 있어야 하는가?

2) 사용 환경이 갖춰져 있다.
엠페사가 성공적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이유는 높은 모바일 보급률 덕분이었다. 암호화폐의 경우, 암호화폐를 온라인/오프라인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터넷 접속이 가장 필요한데, 높아지는 스마트폰 보급률을 고려한다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2007년에 사람들이 엠페사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 요인이 갖춰져 있었다고 한다면, 이제는 암호화폐를 사용할 환경요인도 갖춰지고 있는 셈이다.

사실 조금만 더 바꿔서 생각해보면 이플롯이 곧 암호화폐가 될 수 있다. 즉, 모든 것을 동일하게 생각하고 이플롯이 암호화폐로 바뀌고, 이를 보증해주는 집단이 사파리컴이 아니라 시장(거래소 거래 가격)이 되게끔 되는 것이다. 엠페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암호화폐 업계에서도 충분히 구현이 가능하다.

▣ 엠페사를 뛰어넘는 암호화폐의 장점
그렇다면 그냥 엠페사를 사용하면 되지, 굳이 암호화폐를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 그것은 암호화폐가 가진 장점을 통해 판단할 수 있다.

1) 더 넓은 시장
엠페사는 주로 개발도상국 중에서도 빈민국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케냐, 탄자니아를 중심으로 확대 되고 있으며 인도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지만, 아직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를 벗어나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반면, 암호화폐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을 생각해보자. 유럽, 인도, 아프리카, 미국 등 어디에서도 이더리움은 거래될 수 있으며 현금화 할 수 있다.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시장의 크기, 계좌 내 현금의 전송 범위 등을 고려한다면, 암호화폐는 전 세계가 해당 범위겠지만, 엠페사는 고작 빈민국일 뿐이다.

따라서 시장의 범위 측면에서 암호화폐가 엠페사보다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에 같은 비즈니스 모델에서 엠페사가 먼저 시작했다 하더라도 암호화폐가 확산에 유리할 것으로 생각된다.

2) 더 많은 소비자
엠페사의 비즈니스 모델 상의 한계는 계좌 개설, 출금 및 입금을 위해서는 '신분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겠지만, 전 세계에서 신분이 없는 사람의 수가 꽤 된다. 2017년 World Bank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신분 증명이 불가능한 사람(난민, 불법이민자 등)의 수는 11억명이었다.
http://blogs.worldbank.org/ic4d/counting-uncounted-11-billion-people-without-ids

이들 11억명은 절대 엠페사를 이용할 수 없다. 반면 암호화폐의 경우, 계좌 개설 및 암호화폐 전송에 특별한 신분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 11억명도 충분히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엠페사보다 암호화폐가 더 많은 소비자를 참여시킬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는 셈이다.

3) 더 낮은 비용
엠페사를 통해 현금 입금, 출금 및 전송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는 각 1%씩이다. 만약 누군가가 돈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고자 한다면 이 사람이 지불하는 수수료는 전체 금액의 약 2.97%이다. 암호화폐의 경우, 입금 및 출금 수수료가 동일하다 하더라도 전송을 하는데 굳이 제 3자를 통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수수료 절감이 가능하다.

즉 2.2~2.3% 수준에서 전체 비용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이며, 이는 엠페사의 수수료보다 더 낮다. 비용에 민감한 저소득층에게는 0.5%의 비용도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엠페사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이 보여주는 것은 암호화폐가 금융의 혁명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하나의 표식이기도 하다. 동일한 것을 추구하는 두 재화는 앞으로 서로 경쟁하는 관계로 나아갈 것이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더 적은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암호화폐의 선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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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빈곤국같은 곳을 타겟으로하는 스텔라도 있지만 저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자국화폐보다 안정적이라는 인식을 심으면 가치 저장 방식의 암호화폐의 꿈인 법정화폐와의 대결까지 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나요?

나는 또한 한국 동전에 관한 기사를 가지고있다.
이 링크를여십시오. https://steemit.com/coin/@nilamsari/5ncmzx

암화화폐의 장점이죠. 전세계 사람들이 간편한 전자지갑을 사용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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