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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couple7 years ago


50대50



                   

 살 확률 50%

죽을확률 50%


남편은 올해55세

              간암3기


남편의 이야기를 할려니 

               목부터 아파옵니다


길어봐야 6개월정도 라는

 시한부 판정을 받아놓은 남편은

위로는 아버님을 모시고 

밑으로는 아들내외와 손자까지 

그렇게 사대가 모여사는

흔치않는 가정에 가장 이였습니다


의사의 말한마디에 남편은 

주변을 하나하나 정리하기 시작하더군요

혹 자신이 가족들에게 짐이돨까

아버님과 자식들에겐 외국에 공장을 신설한다며 일여년은 돌아오지

못할 것 같다며 말하는 남편


 가족과 이별준비를 해 나가며

새벽을 자다만 남편은 

그렇게 이별하고 멀어져야 할것들을

붙들고 세상을 온통 잃어버린 듯 

힘들어했습니다


 왜 사람들은 

사실을 말하기를 두려워 하는지....


어떤 말을 해야할지

어떤 위로를 해야할지

흩어지는 

한줄기 빛이라도 내려주었더라면....

아내란 부서진 이름이 

허물어진 내가슴에 내려앉는

하루하루를  보내야만했습니다


 숫한 같은날들의 맨 마지막 하루는

남편없는 아침을 맞이해야만 했습니다

늘 있어야할 남편 대신에 

하얀 편지한장과

      남편의 지갑

                 차열쇠

                     통장과 카드까지


 자신이 어릴적 자란 

고향 언덕의 빈집에서

행복했든 지난날을 회상하며 

생을 마무리하고 싶다며.

그곳에 자신을 묻어달라는 말을 끝으로....

 암과 싸우는 그사람

떠날 채비를 하는 밤을 뒤로하고

먼저 걸어온 새벽과 같이나간 

남편의 뒤여운에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홀로 힘들어할 남편 걱정에 

         두여일을 집에서보낸뒤

남편이 있을곳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재무덤 찾듯이 

    죽을려구 찾아간 

        남편을 지켜볼수만 없었기에

비록 혼자 돌아올지언정 

마지막까지 남편곁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함께 있어주는것 만이 

최고의 약이 될수 있다는 생각에 ....


 이것저것 챙겨 

남편이 있는 산골로 들어서니

불이꺼진 창가에

 개짖는 소리만이 정적을 깨웁니다

웬지 불안한 마음이 엄습해

 급히 방문을 열고 들어서니

 남편이 어둠밑에 누워있더군요

인기척에도 미동조차 없는 남편

밥그릇이 배고픔에 지쳐 

뒤집어져 있는 모습을 뒤로하고

넋놓고 앉아 달이 

    구름에 가리울 때 마다  

전 울고  또 울었습니다

하루가 갈때마다 별하나씩 멀어지듯

같이 있어도 

늘 혼자인것 같은 마음을 내보이면서 말이죠


 힘겹게 언덕을 오른 봄처럼

남편은 늘 쉬어가는 허공을 휘저어며 

이끼긴 너럭바위에서 앉아만 있더군요

가까이 가니

초췌해진 모습을 보여주기 싫은냥

헛간으로 가버립니다


절망은 죽순처럼 빨리 자라나봅니다

살아야 한다는 의지는 간데 없고

의사가 정해준 육개월 그월 그일을 맹신하는

 동그라미 까지 쳐진 달력한장만 

벽에 매달린체 말이죠


 남편에겐 

이미 내일이 다가올 오늘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 것 같더군요

저는 그달력을 두손에 움켜쥐고

남편 있는 밭으로 달려갔습니다

삽자루는 흙에 파묻혀 내동댕이 쳐져있고

 주저앉아 넋나간 남편앞에

“그날을 

기다릴 필요없이 같이 죽자며..”

“죽음이 왜 실패라고 생각하냐구”

“고통을 견디지 못했서...“

“병을 이기지 못했서...“

 “우리모두가 

시한부 인생을 사는거라구”

“얼마나 오래 살았나보다

“얼마나 하루를 충실하게 

살았냐가 더중요한 것 아니냐구”

흙탕물  진흙 범벅속에서

억우같은 비를 다맞으며

우리는 울고 또 울었습니다



남은 날은 149일

숫자로 정해진 시간은우리에겐 없다며

꼭 이날앞에 천일만

 더 붙이자고 맹세를 하였습니다

그때부터 남편의 이름은

" 천일”이 되었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생각보다 가까울수 있지만

        죽음과는 함께갈 수 있는 

           인연이 아니길 기도했습니다


 오랜방황 끝에

말한마디로 시작된 이 아픔이지만

참맑고 밝아보이는 남편

산에 오르는 천일남편을 위해 

주먹밥에 산나물을 뭉쳐 보냅니다

파란수채화속으로 사라져가는

천일남편 에게서 

       눈을 떼지못하는 전

“마음이 짠합니다 남편의 뒷모습이”

그런 뒤모습을 보며

"이렇게 하루를 더 버텨줘서 고맙습니다“

라고 혼자말을 하는 아내



천일남편을 보낸뒤

두릅 곰취 매실 취나물로 장아찌를 만들어

놓고 된장을 담습니다


다 퍼넣은 장독대를 바라보며

“이된장을 남편이 내년에도 먹을수 있을까“

가슴아픈 생각을 해봅니다


 뭐 하나라도 남편에게 

해줄려는 아내의 마음이 느껴지는

건강밥상을 맞주하고 앉았습니다


"욱하는 내성격을 

30년가까이 맞추며 애써준 아내

내방식 내고집만 부렸든 지난날의 반성도 

밥상에 반찬되어 앉아 있는것 같다는 남편

그리고

남편 뒤편을 지키고 있는 아내에게

 미안함도 밥알되어 있습니다

말없이 밥한그릇을 비워내는 남편

"그런 남편을 보며

 참 행복하다"     말하는 아내

지난날들을 얘기하며

    달달한 하루까지 비워냅니다



 육십까지 살아서 

둘이서 전국여행 다니자며

지도를 펴놓고


“여기가고 싶다”

     “아니 여기부터가자”


           “나 그때까지 살수 있을까”

남편의 그말에

기차가 침목을 지나듯 

눈물의 마디마디를 지나쳐갑니다




오늘은  남편이랑 같이 

어머니 산소에 들렀습니다

술한잔을 올린 남편이 

퍼지게 앉아 울고 있습니다

자식이 암에 걸린걸 

차라리 모르고 돌아가신걸 다행이라

 위로를 해보지만


          언제나 보고싶고

                   만지고싶고

품에안겨 냄새맡고싶은

        그런 엄마앞에선 

     눈물이 멈출질 않습니다




 산나물을 뜯느라

 뱀이 우글거리는 산을 누비며

이 험한 산속에서 병든 나하나를 위해

고향에서 함께해준 아내라며

물한잔에도 반색하는 

남편을 보면 웬지 저도 신이 나더라구요

살갑게 고맙다는 말을 못들었지만

              희끄무레한 

어릴적 마을이야기 전해 들어며

새봄에 피어날 

봄나물들과의 해후를 위해 씨를 뿌립니다


그때 마을 산정상 꼭대기에서

“야호” 

남편의 메아리가 울려퍼집니다


     “자연에서 얻은 쉼표하나”

                       참고맙기만합니다




 오늘은 

남편의 정기검진일

         전화를 받지않는다

         혼자 보내는게 아니였는데...


돌덩이처럼 무겁게 느껴지든

핸드폰 벨이 울린다

절실하고 

간절한 마음을 모아보는 아내

  심호흡 한번 하구선

 침착하게 준비한  한마디를 내뱉기도 전에


“여보 의사선생님이 

암세포가 많이 줄어들었데”


"이대로라면 완치도 가능하데..


 우리들 모르게 찾아온 희망은 

                   눈물을 타고 오나봅니다



"이런 눈물은 평생을 흘려도 좋으리.."


 남편은 이렇게 말합니다

자신이 암환자가 아닌 그냥

남편이라서 눈물나게 좋답니다

암이라는 말은 

가족에게 본인에게도 참무겁고 힘든말이지만

암덩어리는 잘살고 열심히 살았다는

생명의 훈장이라 생각하자구요


참된 아픔이 맺어준

      자연에서 찾은 인생1막2장


우리 지금 이대로.....


 석양을 등지고 

언덕으로 올라오는 남편이 보입니다


고맙게 배웠습니다

          이세상에 태어난 것을..







출처「노자규웹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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