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블록체인 만능주의

in #coinkorea7 years ago (edited)

최근들어 암호화폐의 가치가 크게 상승하고, 해킹과 조작이 불가능한 블록체인의 기술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블록체인 기술은 성장시키며 암호화폐는 질서있는 퇴장을 추구하겠다고도 했다. 그 사이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여러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거나 도입을 검토하고 연구를 시작했다. 본질적으로 블록체인은 여러곳에 동일한 데이터를 분산시켜 저장하여 시스템의 안전성을 극대화 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데이터 조작을 막기 위한 여러 알고리즘적 장치를 구비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 블록체인 기술이 만능으로 어디에나 다 적용이 가능하고 무조건 도입만 하면 시스템의 안전성이 크게 향상되는 것일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블록체인 기술은 비용과 자원이 아주 많이 드는 기술이다. 동일한 데이터를 거래에 참여하는 대다수가 보유해야만 하고, 누구도 신뢰하지 않고, 신뢰하지 않는 대상과의 안전한 거래를 보장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거래에 참여하는 다수가 블록체인 전체를 보유해야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사실 우리는 이미 신용기반 사회에 살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신뢰할수 있는 기관이나 기업, 상점들이 도처에 깔려있다. 기업들간에도 서로를 신뢰하며 물건과 자금을 주고 받으며, 일반적인 금융기관에 가서도 우리는 안심하고 돈을 입금하고 출금하며 대출을 비롯 수많은 금융 거래가 빈번히 일어난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큰 불편함을 겪었던가. 비트코인이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상황이 있었을까. 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 익명의 대상과의 거래는 다르다. 누구인지도 보이지도 않고 거래에 참여하는 사람을 신뢰할 수도 없다.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은 신뢰할 수 없는 익명의 대상과 제3의 중개기관을 끼지 않고 거래를 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거래에 참여하는 다수가 각자 모든 동일한 장부를 다 중복해서 가지고 있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정부나 기업은 이 블록체인 시스템을 거의 만능의 도구처럼 여기저기에 다 도입한다고 한다. 하지만 기존의 사람들이나, 이미 서로를 충분히 신뢰하며 사용하던 집단이 이걸 도입한다고 해서 상대방 기업이나 집단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중복해서 다운받아 보관하고 그것도 데이터 무결성을 유지하기 위해 24시간 가동하며 계속해서 장부를 유지시킬 필요가 있을까.

익명의 신용불가능한 상대와의 거래에 사용되는것이 블록체인 기술인데, 이걸 여기저기 도입하면 기존의 신뢰 가능하며 단 한곳에서 유지되던 시스템이 이제는 여기저기에 중복해서 배치되어야만 한다. 게다가 모든 거래 내용을 대다수가 들고 있어야 하며 그 막대한 데이터가 이용하는 사용자 모두에게 까지 부담이 전가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와는 또 반대로 기업들간의 폐쇄적인 블록체인망을 구축한다고 하자. 이 또한 마찬가지다. 그럼 기존에는 기업들이 서로를 전혀 믿지 못해 매일 장부를 수시로 대조하고 의심하고 조작한다고 여겼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은행을 믿고 쓰듯. 그리고 조작을 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신용하듯 대부분의 관계에서 우리는 서로를 이미 신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세상에 선보였다고 해서 기존 시스템을 모두 뜯어고쳐 모든 거래를 의심하고 모든 거래의 장부를 서로가 다 따로 가지겠다는 방식은 사실 진보가 아니라 후퇴하는 격이다. 실상 머릿속으로만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었다고 믿을 뿐 실상 바뀌는 것은 없는데 오히려 비용은 크게 증가하는 셈이 된다.

또 다른 한가지 우려는 아직까지 블록체인 기술은 표준이라는 것이 없다. 일종의 디비(데이터) 저장기술이라고 볼수 있는 블록체인은 특정한 어떤 하나의 표준기술로 확립된것이 없는데, 기존 IT분야에서 SQL이라는 표준방식으로 오라클과 MySQL, MSSQL 과 같은 제품들이 서로 비슷하게 사용가능하고 관련 축적된 정보나 숙련자가 많다. 표준화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블록체인 기술을 너도 나도 아무런 기준없이 도입하다보면 서로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구축되고 A라는 기업에서 구축한 방식이 B와 C라는 기업에서 구축한 방식과 전혀 호환이 되지 않아 관련 인력을 구비하기도 어려워 유지보수비용 증가로 지속적인 성장이나 관리는 어려울 수 밖에 없는 실정이 된다.

게다가 블록체인 기술은 허상위에 존재하지 않는다. 거래에 참여하는 다수가 중복된 데이터를 24시간 온라인에 접속하여 수없이 새로운 거래를 컨펌하고 막강한 컴퓨팅 파워로 암호화되면서 보존되고 보호된다. 이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노드들이 투입되어야 하며, 이러한 블록체인이 성장할수 있는 토대인 노드 시스템들은 암호화폐의 가치가 상승함으로 채굴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루어지고 구축되고 있다. 만약 암호화폐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이 막대한 시스템을 유지하지 못할것이다.

혹자는 이걸 온갖가지 시스템에 다 적용하겠다며 농산물 추적 이력 시스템이나 노래방기기 사용 음원수익정산 시스템에 까지 적용하겠다고 하는데, 어느 농가나 작은 노래방에서 그 조작을 찾아내겠다며 값비싼 장비와 데이터 저장장치를 동원하여 그것도 24시간 거래를 감시하며 서버시스템을 동원할수 있을까.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의 생태계는 사실 너무나도 이성적이고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구축되고 운용이 되고 있다. 막대한 비용과 자원이 투입되는 블록체인은 아무곳에나 적용가능하고 도입한다고 큰 이익이 발생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언제나처럼 새로운 유행기술이 우후죽순으로 계속해서 나오고 여기저기서 도입한다고 떠들어댄다. 시멘틱웹,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등 그리고 이제는 블록체인까지. 혹자는 말하길 그저 마케팅용 기술로서 블록체인을 아무곳에나 만능기술처럼 적용한다고 하며 악용하려는 기업과 업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블록체인 기술이야 말로 가장 대중을 속이기 쉬운 기술중 하나다. 그리고 암호화폐의 성장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불편해하는 사람일수록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분리해야 하고 블록체인만 따로 떼어내서 키우면 된다고 주장하며 이 기술은 온갖 여러곳에 다 적용이 가능한 매우 좋은 기술이라고 말한다.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매우 비싸고 손실을 극대화 할수도 있는 양면의 동전과도 같은 기술이다. 섣부른 도입 또는 편견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비용과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이제는 반드시 인식해야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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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봤습니다. 블록체인 만능주의에 대한 우려 깊이 공감하면서 봤습니다. 이미 규모가 어느정도 되는 경제체계나 기업에서는 효율성 증대 차원에서 도입하는 것은 말이 되죠. 허나 신뢰하는 사람끼리 사소한 일로 두꺼운 계약서를 쓸 필요가 없겠죠. 괜히 불필요한 자원낭비 되는 곳이 많아질까 우려됩니다.

공감입니다 ㅠㅠ
블록체인을 만능 해결책으로 여겨서 아무 데에나 다 적용한다고 하는 탓에 본질이 흐려지는 것 같아요.
코닥도 사진 저작권에 블록체인 토큰을 적용해서 ICO를 한다고 하는데.. 정말 필요에 의해 하는건지는 의구심이 드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사진에 저작권을 걸면서 토큰을 주는 것은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라고 봅니다. 요즘 누구나 찍는 사진도 일자리 창출 가능하게 되니 긍정적이죠ㅎ

스팀잇이랑 비슷하게 생각하면 그럴수도 있겠네요! 좋은의견 감사합니다

그래도 블록체인은 결국에는 유지비용이 감소하는 방향으로 발전이 되면 굳이 필요없어도 저장목적이라면 해킹 방지와 공유를 위해 다양한 곳에 사용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예를들면 식료품 유통과정, 차 관련 기록 모음(수리, 사고, 중고, 보험) 등에 쓰이겠죠.

멋져보인다고 꼭 진짜로 멋진 건 아니죠

@tryword님 안녕하세요. 개사원 입니다. @tpdns90321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반드시 만능주의는 벗어날 필요가 있겠습니다. @홍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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