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이슬람 사원, 암호화폐 기부량이 더 많아

한 영국의 모스크(이슬람 사원)가 라마단 기간 동안 암호화폐로 받은 기부금이

영국 파운드로 받은 기부금의 네 배가 넘어 화제입니다.

24명의 기부자가 이번 기부에 참여했는데, 그 중 하나의 트랜잭션에서 송금된 금액이

5,200유로(한화로 약 685만원) 이상인 것도 있었다고 하네요.

사실 암호화폐로 기부를 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기부라는 건 결국 가치있는 무언가를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것인데,

암호화폐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구조를 가진 비트코인도 지불 기능은 잘 짜여 있으니까요.

이번 사건은 단지 해프닝 정도로 볼 수 있는 걸까요?

암호화폐 거래의 활성화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좀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질지도 모릅니다.

다들 비트코인 피자 사건 기억하시나요?

비트코인이 지불 수단으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이고자

미국의 한 프로그래머가 10,000개의 비트코인을 지불하고 피자 2판을 주문한 사건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당연히 (!) 비트코인을 통한 실물 거래가 활성화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 프로그래머는 비트코인 포럼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피자 값을 비트코인으로 지불하겠다는 글을 올렸는데요,

그러부터 사흘(...!)이 지난 뒤에 누군가가 거래 의사를 표명했고,

최초의 암호화폐와 실물 간의 거래가 이루어졌습니다.

거래가 성사된 날짜는 5월 22일,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 이 날을 '피자 데이'라고 부릅니다.

사실 이번 사건을 '도네이션 데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것이,

암호화폐로 기부를 하는 일은 종종 있어왔습니다.

최근 사건을 보자면, 바이낸스도 최근에 일본 수재민들에게 백만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기부했었죠.

기부를 받은 종교 기관의 장은 '처음에는 사람들 반응이 냉소적이었으나, 밀려오는 기부금을 본 뒤

많은 이들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기부금은 모스크 시설을 수리하고, 빈민들을 위한 무료 음식과 피난처를 제공하는 데

쓰일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번 기부에 왜 법정화폐보다 암호화폐 기부금이 더 많이 모인 것인지, 그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건 개인적인 생각인데,

암호화폐의 이미지가 가상적인 성질을 내포하고 있어서 (마치 게임 머니처럼)

현실감이 떨어지다보니, 기부 행위의 부담을 줄여준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현금을 들고 다닐 때보다 체크카드를 사용할 때, 체크카드를 사용할 때보다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더 많은 소비가 쉽게 이뤄지는 이유는 자산이 좀더 추상적이고 모호한 느낌으로 존재할 때

소비자가 사용하는 데 느끼는 부담과 현실감이 적어지기 때문이잖아요.

기부자들의 선의를 제가 폄하하고 있는 걸까요? ㅎㅎ 조심해야겠당.

사실 화폐라는 것은 돈 그 자체로 있을 때보다, 이렇게 가치 있는 무언가로 전환되었을 때

더 값진 게 아닐까요? 그렇게 생각해보면 암호화폐든, 법정 화폐든

기부를 통해 타인의 삶을 좀더 개선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수단에 불과할 뿐,

좀더 많은 기부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그게 중요한 거겠죠.

앞으로 이런 사건이 자주 일어난다면, 암호화폐의 활용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가랑비같은? 옷 젖는 줄 모르지만 젖어드는?

그런 자연스런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까지 팀 피보탈이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