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선물시장이 열리면 상용화는 가까워진다

in #coinkorea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최근 스팀잇에 관한 포스팅을 했었는데요. 주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왜 스팀잇의 암호화폐들은 실물 가치를 가질 수 있고, 어떻게 투자자산이 될 수 있는가?
  2. 위의 대명제를 이루기 위해 스팀잇은 어떤 보상체계를 갖추었는가?

크게 2가지 큰 줄기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혹시 관심이 있으시다면, 1편2편을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이번 포스팅에서는 지금까지와는 색다르고 특별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스팀잇에게는 아직 머나먼 이야기일 수도(스팀 성격상 불필요할 수도) 있는 "암호화폐 선물시장"에 대해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암호화폐 선물시장이 열리면 상용화는 가까워진다


출처) https://twitter.com/cmegroup/status/942531885829419008

*선물시장의 순기능: 리스크 헷지

다들 아시다시피 선물시장은 무시무시합니다. 수십배의 레버리지(*)는 기본이며 공매도 그리고 풋/콜 옵션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거대자본이 이를 통해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 시장을 흔드는 것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최근 대규모 하락장이 선물시장이 열리면서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지요.

설득력이 있는 의견입니다. 그러나 선물시장은 과연 개미를 털기위한 악독한 기능만을 시장에서 수행하고 있을까요? 사실 그런 용도로 시작된 것은 아닙니다.

  • 레버리지: 증거금을 두고 매매하는 방식. 증거금보다 더 큰 가치(많게는 15배)에 해당하는 물량을 매수함.

선물 시장은 매수자/매도자의 리스크를 헷지(회피)하는 용도로 시작되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설명을 드리려면 역사 이야기를 하면 좋겠지만, 지루한 것은 뒤로하고 간단한 예시를 몇가지 들어보겠습니다.

쌀 매수자의 가격 상승 헷지 전략

기상예보를 보아하니, 올해 농사는 흉년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흉년이 들어 비싸진 값의 쌀을 사기엔 가난합니다. 현재 가격에 쌀을 미리 사놓는다면 이번 겨울은 무사히 보낼 수 있겠네요. 지금 미리 사놓을 수는 없을까요? 당장 사놓자니 겨울까지 벌어야할 돈이 지금은 없습니다. 알아보니 선물 시장이 있군요. 증거금만 두고 겨울에 나올 쌀을 미리 살 수 있습니다. 계약 만기일이 되었을 때 잔액만 지불하면 되는군요. 다행입니다. 이번 겨울은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겠어요.

반대의 경우도 가능합니다.

쌀 매도자의 가격 하락 헷지 전략

올해 농사는 풍년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풍년이 들어 싼 값에 쌀을 팔기엔 가난합니다. 현재 가격에 쌀을 미리 팔아놓는다면 이번 겨울은 무사히 보낼 수 있겠네요. 지금 미리 팔아놓을 수는 없을까요? 당장 팔아놓자니 수확한 쌀이 지금은 없군요. 증거금만 두고 겨울에 나올 쌀을 미리 팔 수 있습니다. 계약 만기일이 되었을 때 약속한 쌀만 지불하면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은 21세기입니다. 쌀 선물은 너무 고리타분 하지 않을까요? 물론 실제로 있긴 합니다만, 역시 21세기 사람은 21세기 예를 들어야 편안할 것 같습니다. 이와 비슷하게는 달러-원화 환율 리스크 회피 전략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달러-원화 환리스크 회피 전략

저희 S 반도체는 미국의 A 회사와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저희가 반도체를 1년간 1개당 300$에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반도체 생산단가가 30만원임을 고려하면 300$*1060원-30만원 = 18000원의 영업이익이 남는군요. 만족스러운 계약입니다. 그런데 1년 내에 달러-원화 비율이 떨어져서 달러의 가격이 떨어지면 어떡하죠? 그러면 영업이익이 줄어들게 됩니다. 우리는 이런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계약과 함께 달러-원화 시장에서 1년 뒤 달러를 공매도 하기로 했습니다.

달러-원화 환율 변동 리스크 회피부터 석유 가격 리스크 회피까지 굉장히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선물시장의 순기능입니다. 실제로도 많이 (반드시) 사용되고 있는 전략입니다. 현물시장을 뒤흔들기 위한 작전세력의 투기판이라는 오명을 쓰고도 있지만, 분명 세계 시장의 무역에서는 꼭 필요한 안전장치입니다.

*비트코인 선물이 가져오는 효과

비트코인 선물 시장이 가져오는 효과도 짐작하실 수 있겠지요? 선물 시장이 들어온다는 것의 의미는 이것이 금융상품으로서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상용화가 가까워졌음을 뜻하기도 합니다. 누군가 비트코인을 가지고 다년간의 계약을 맺고 싶다면 선물시장을 통해 비트코인 가격 변동 리스크는 회피하고 싶을 것입니다. 특히나 지금처럼 하루 아침에 10~20%가 오르고 내리는 상황이라면 더더욱이요.

선물시장이 들어온다는 소식은 자금이 유입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상승이 동반됩니다. 그리고 막상 선물시장이 개장되면, 그간 오른 가격의 조정이 찾아온다고들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비트코인도 그런 상황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결국 안정기에 접어들게 되어 있습니다. 그 가격이 얼마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비트코인이 실제로 쓰임새가 생겨 서로간의 계약의 수단으로서 자리잡게 된다면 가격은 점차 안정될 것입니다. 이제는 유통업을 위한 환리스크를 대폭 줄일 수 있으니까요. 간단하게는 금광업자<->금유통업자 간의 계약에서 발생하는 리스크 헷지 수단처럼, 비트코인 채굴업자<->비트코인 유통업자 간의 계약에서 리스크 헷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초기 시장참여자(고래)들은 선물시장 공매도(풋옵션)로 물량을 정리

최근 하락의 원인으로 설득력을 얻고있는 주장이지요. 현물 시장에 고래들이 본인들의 어마어마한 물량을 던져댄다면 대규모 폭락장이 오기 마련입니다. 그러니까 상대적으로 멀리 있는 선물 시장에 이들은 본인들의 물량만큼 공매도를 먼저 칩니다. 그리고 현물시장에서 천천히 긴 호흡을 가지고 물량을 정리하는 거죠. 정리한 물량만큼 선물 시장에서 진입해둔 공매도 포지션을 정리합니다. 그러면 고래들은 아주 효과적인 방법으로 본인들의 물량을 원하는 가격에 정리할 수 있습니다.

아 이걸 몰랐네! 싶으신가요? 저도 쓰고보니 약간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사실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세상엔 다양한 해석방법이 존재하고, 지나고 나면 언제나 끼워맞출 사유는 있습니다. 시장 상황을 해석하는 지표들 중에는 딱 지나고 나서 보면 기가막힌 것들이 있습니다. 흔히 후행지표라고 합니다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 해석이 가능하다고 해서...). 후행성 해석 지표들은 늘 기가막히게 잘 들어맞습니다. 그러나 이 지표들로 향후 미래를 예측고, 맹신하다보면 언젠가 한번은 어김없이 발등을 찍히게 됩니다. 몇번은 요행으로 맞추어 큰 수익을 낼 수도 있겠지만요.

*마치며

음... 결론이 좀 싱숭생숭하네요. 왜 이런 이야기를 시작했는가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최근 거래를 위한 토큰들(대표적으로 골렘/파워렛저 등과 같은 erc20 토큰들)의 적정 가격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연구라고 거창하게 말했지만, 사실은 그냥 종이 쪼가리에 소설을 써내려가는 수준입니다. 주제는 이렇습니다.

거래 매개체로 쓰이는 토큰은 실생활 사용이 활성화될 수록 가격이 올라야 마땅한가?

스팀은 수익모델을 만들 잠재력이 있지만, 거래 매개체로 쓰이는 토큰들은 경제적 수익모델이 끼어들 틈이 딱히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주식"처럼, 실생활에 가까워 올 수록 이 토큰들의 가격은 정말 올라야할까요? 제 고민에 따르면, 답은 "예"입니다. 이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해 선물시장을 다루어봤습니다. 선물시장은 "예"라는 답을 이끌어내는 것에 있어서 핵심 중추역할을 하거든요.

그렇다면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Sort:  
@seungjae1012님 안녕하세요. 개수습 입니다. @joeuhw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greetings from aceh (indonesia)

막 기대하고 있는데 끝나서 아쉽습니다! 후속편으루기대할게요 @홍보해

ㅎㅎ 기대만큼의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더 연구를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건물시장이 미국에 상장되었다는건...비트코인이 없어질일이 없다는반증이기도합니다...선물시장이 있다는건 비트코인이 없어도 비트코인 가지고 있는거처럼 매매할수 있기에...~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약간 우려되는 것은 선물시장의 거래량이 생각보다 적다는 것인데요. 밝은 미래가 함께하길..

정말 초기 시장참여자들이 선물 시장을 이용하여 현물 비트코인을 매도할 것이라는 걸 예측했으면 좋았을 텐데 많이 아쉽습니다. 선물에 대해서 알기 쉽게 써주셔서 이해가 잘 되었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

예측이라는 것이 늘 어렵더라구요. 저도 해석은 저렇게 했지만 하락장을 완전히 피하진 못했답니다. 실제로 선물시장 개장과 동시에 매도하신 분들은 비트코인이 2만달러에 근접하는 것을 보며 속이 쓰리셨을 거에요. 매도도 강한 믿음이 필요하고, 존버가 함께해야 빛을 발한답니다. 확신이 없는 매매는 늘 추격매수와 패닉셀을 동반하게 되거든요.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요... 선물시장에 상품으로 등록이 되었다고 통화로서의 가치를 매기기엔 아직은 넘어야될 산이 많아 보입니다.

환헷지/금융비용 감소등 블록체인을 이용한 가상화폐의 '수단'으로 장점을 잘 확장해 나가고 가치를 부여해 나가는 것 또한 우리의 역활이라고 믿쑵니다! 기승전가즈앗!!!

아직 넘어야할 산이 정말 많죠.. :) 그래도 이런 지대한 관심과 함께라면 금새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글 넘 감사합니다. 두고두고 읽어보고 싶어 리스팀 합니다 :)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데 좋게 봐주시니 감사드립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던져주신 주제가 매우 흥미로워 다음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더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뉴비 앤블리 입니다.^^
선물시장이 이러한 것이군요. 차이점을 이제야 알았네요.
스팀의 잠재력은 알지만 이제 막 시작했기에
앞으로 어떻게 준비를 하고 계획을 짜야할지는 모르겠네요..^^
가입한지 얼마 안되신거 같은데 엄청 잘 아시네요 ㅜㅜ
정리 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종종 와서 읽고 공부해야겠어요.^^
승재님 팔로우 하고 갑니다. ^^

Coin Marketplace

STEEM 0.16
TRX 0.13
JST 0.027
BTC 58445.95
ETH 2616.08
USDT 1.00
SBD 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