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토큰 보유자가 토큰을 위해 활동하는 이상적인 토큰 이코노미가 가능할까?

in #coinkorea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Seagull입니다. 오늘은 모든 토큰 보유자들이 토큰을 위해 활동하는 이상적인 토큰 이코노미에 대해 함께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토론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모든 토큰 보유자가 토큰을 위해 활동할 수 있을까

‘token network effects 라는 주제로 쓰여진 글을 읽다 중간에 이러한 문구를 보았습니다.(https://medium.freecodecamp.org/token-network-effects-a-new-business-model-for-a-decentralized-web-6cde8b4e862 여기에 들어가시면 관련된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토큰을 소지하고 있으면 모두가 이 토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열심히 활동한다.’

분명 일리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왜 지금은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처럼 보일까요? 거기에 대한 제 의견은 ‘경제학적으로 봤을 때 아무런 장치 없이는 토큰을 소지하고 있더라도 토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활동하지 않는 인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입니다.

예시를 들자면 토큰을 사놓고 오를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 됩니다(…) 물론 저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토큰을 사게 되면 그저 기다리게 됩니다. 누군가 개발을 해서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고, 그로 인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토큰의 가치가 오르길 바라죠. 이것은 경제학적으로 당연한 현상입니다. 내가 토큰의 개발에 참여한다고 그 만큼의 보상이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만약 토큰을 하나 가지고 있고, 이 토큰에 대한 개발을 해서 가치상승이 발생한다면, 제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단 하나의 토큰 가치 상승분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는 제가 노동을 제공해서 발생한 기회비용보다 수익이 극히 작을 것이고, 저는 당연히 토큰 개발을 하기보단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려고 하겠죠. 토큰을 모두가 차등하게 나눠가진 상황을 가정합시다.
예를 들어 제가 Seagull토큰을 만들었고, 전체 발행량은 100개로 정해서 임의로 분배하였습니다. 제가 1개, A가 5개, B가 10개, C가 86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봅시다.(신뢰성 문제는 일단 배제하고 봅시다.) 토큰의 현재 개당 가격은 만원입니다. 만약 토큰을 들고 있을 때, 내가 개발을 해서 소모하는 기회비용을 2만원이라고 하고, 그 대가로 개발 후 반응이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가치의 20프로 상승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해 봅시다.

20180504표1.PNG

저와 A, 그리고 B는 개발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 시간에 다른 일을 찾는 게 낫죠.
반면 C는 개발을 할 이유가 있습니다.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는 것 보단 개발이 이득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블록체인은 공평하지 않은 듯 합니다. 공평하게 되려면 모두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토큰 개수만큼만 일을 해야 할 것 같은데, 하지만 세상엔 다른 선택지가 많아 기회비용이 존재하여 이러한 이상적인 상황이 벌어지긴 쉽지 않습니다.

또한 이러한 상황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20180504표2.PNG

C가 저한테 토큰을 14개 줘서, 저는 이제 개발을 했을 때가 더 이익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발생하는 문제는 C가 블록체인 개발을 할 줄 모르는 투자자입니다. A와 B는 기회비용을 따져봤을 때, 당연히 개발을 하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남은건 저 뿐이니 제가 모든 개발을 진행하게 됩니다.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가장 이익을 많이 가져가는 건 아무 일도 하지 않은 C입니다….

내가 일을 안해도 누군가가 개발을 해서 이익이 나면 그것을 전체가 토큰의 수에 비례해서 나눠가지게 되니 이 부분은 어느정도 사회주의적인 색채를 띈다고 볼 수 있습니다.(물론 모두가 토큰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요)

마르크스는 사회주의가 실현되면, 노동자들의 빈곤, 불황, 실업 등 모든 폐해가 사라지고 낙원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였지만 결과는 생산성 하락이었죠. 내가 일을 하지 않아도 누군가가 일을 한다면 저는 그것에 대한 과실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토큰을 가지고 있다면 모두가 참여할거야’ 식의 선의를 요구하는 토큰 보유자들에 대한 서비스 개발 참여 요구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분들은 개발을 하지 않을 이유가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선

1. 토큰 보유자들의 서비스 개발 참여를 유발할 만한 보상체계를 토큰 이코노미적인 측면에서 적절히 섞어 줘야 한다.
2. 기존에 하던 일, 혹은 기회비용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서비스 개선과 연동시켜 그들이 기회비용을 생각하지 않고 참여를 할 수 있게 한다.

정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1번의 예시는 대시(dash)이고, 2번의 예시는 스팀(steem)입니다.

아래는 대시(dash)의 budget 을 활용하는 모델입니다.

20180504dashbudget.PNG

https://dashvotetracker.com/

여기에 들어가면 어떠한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이것이 채택되면 예산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Budget은 신규 대시 발행량의 10%로 알고 있습니다.(정확하게는 모르니 잘 아시는 분은 댓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방식을 이용하게 된다면 모든 대시 코인 보유자의 참여를 유발할 수는 없지만 꽤 많은 참여자를 커버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예산이 많으면 많을수록 커버하는 부분이 증가합니다.

20180504steemit2.png

스팀잇 커뮤니티에는 기존에 글을 쓰던 블로거들이 그대로 들어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물론 기존 플랫폼에서 자신의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하였다면 여기에 글을 쓸 때 어느정도의 기회비용을 잃어버렸다고 볼 수 있겠지만, 플랫폼을 둘 다 쓸 수도 있고( 둘 다 쓰는 데 있어서의 기회비용은 그렇게 크지 않을 듯 합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블로거들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스팀잇은 재밌습니다. 기존의 여가시간에 티비를 봤던 분들이 스팀잇 활동을 하며 재미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재미를 주는 요소만 바꿨을 뿐인데 생태계에 기여가 가능합니다.

이렇듯 모두가 토큰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생각해 토큰에 녹이는 것이 토큰 이코노미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또 하나 유추할 수 있는 사실은, 특정 팀이 토큰을 만들고 ico를 통해 모금을 진행할 때, 팀 내부에 남아있는 토큰의 양이 너무 적어도 문제라는 것입니다. 팀이 모금으로 모은 금액으로 만들 수 있는 부가가치가 개발을 진행하여 토큰의 가치를 키우는 것 보다 더 크다면 그 팀은 개발 외의 부분에 역량을 집중할 가능성이 생깁니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저희는 팀에서 ico를 한 후 모금된 자금을 관리하는 방식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정 시점에 락을 걸어둔다거나, DAICO와 같은 자금 사용 방식을 채택했는가를 본다면 어느 정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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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한 토큰이코니미 개념을 현실로 끌어내려주는 좋은 글 같습니다. 지금 토큰 이코노미는 자본에 눈이 멀어 사회주의에 머물러 있는 아이러니 상태라고 보입니다. 경제심리학과 게임이론을 잘 적용한다면 커뮤니티 구성원에 대한 동기부여 요소를 찾아내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너무 두리뭉실 언급했는데, 저도 다양한 접근법으로 공부하며 정리된 내용들을 공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ksw1220님께서 쓰실 앞으로의 글들이 기대되네요.

토큰 이코노미는 분명히 유토피아는 아닐겁니다.
스팀조차 명성도 25이하 회원이 절반 가까이 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주주들과 임원들이 독식하는 구조에 비하면, 토큰을 가지고 있거나 생태계에 기여하는 인원들이 조금이라도 이익을 본다는 점에서 지금의 시스템보다는 희망적입니다.
예전에 윈스턴 처칠이 했던 말이 떠오르는 군요. 정확히는 기억이 안납니다.
"자본주의는 최악의 시스템이다. 다른 모든 시스템을 제외하면 말이다."

그렇다면 저희는 이렇게 말할 수 있겠네요 :)

"토큰이코노미는 최악의 시스템이다. 다른 모든 경제구조를 제외하면 말이다.”

좋은 말씀입니다 :) 토큰 이코노미를 잘 설계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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