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가치평가 - 교환방정식과 그 한계점, 보완할 부분
안녕하세요 seagull 입니다. 오늘은 암호화폐의 ‘절대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방법 중 현재 많이 시도되고 있는 모델인 교환방정식을 살펴보고, 그 한계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mv=pq를 암호화폐에 적용시킬 때 어떠한 부분을 보완해서 사용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얘기해 보겠습니다.
암호화폐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예전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화폐이기 때문에 애플의 주식 가치와 비교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화폐는 주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저도 이 말에 동의합니다.
비트코인과 애플의 가치를 그저 숫자로 비교해봤을 땐 비트코인은 현재 1528억 달러(163조 원 정도), 애플은 8483억 달러(908조 원 정도) 입니다. 한창 비트코인이 잘나가던 개당 2만달러 시절을 생각해 보면 그 당시 시총은 3270억 달러(350조 원 정도) 로 2.7배만 커지면 애플의 시총과 똑같아질 수 있었죠. 현재 세상에서 가장 큰 기업과, 아직 비전과 가능성만 가지고 있고 실생활에서 사용되기 힘든 비트코인의 시가총액만 비교해 본다면 이것이 왜 이렇게 높은 시가총액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비트코인은 주식, 즉 가치를 창출해내야 하는 기업과는 다른 ‘화폐’의 성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주식과는 다른 평가 모델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을 화폐로 봤을 땐, 어떠한 모델로 비트코인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을까요.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모델은 일반적인 화폐에서 사용되는 식인 교환방정식입니다.
교환방정식
mv = pq
m = 화폐 공급
v = 화폐유통속도
p =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q = 상품 및 서비스의 수량
경제학 공부를 조금 하신 분들이라면 이 식이 익숙하실 겁니다.
이 식은 화폐의 공급과 상품 혹은 서비스의 가격간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이 식을 일단 기존의 화폐에 대입해봅시다.
우항에 있는 p(상품,서비스의 가격)와 q(상품, 서비스의 수량)를 곱하게 되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모든 서비스와 상품에 지불하는 금액이 나오게 되고, 당연히 이것을 지불하려면 화폐가 있어야 되는데 이 화폐는 여러 번 사용될 수도 있으므로 전체 화폐(화폐공급, m)와 화폐가 얼마나 많이 돌았는가(화폐유통속도,v)를 곱해서 우항과 비교합니다.
당연히 좌항과 우항은 동일해야 하므로 mv = pq라는 식이 성립됩니다.
예시를 들자면 이 세상에 저와 친구 1명밖에 없어서 제가 친구한테 음식을 사고 만원을 주고, 친구가 저한테 옷을 사고 만원을 줬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렇다면 전체 상품/서비스를 구입하는 데 사용한 비용은 10000 * 1 + 10000 * 1 = 20000원입니다. 여기서 하나의 만원이 유통되는 속도는 2번 돌았으니 2이고(20000/10000), 그렇다면 이 세상에 필요한 화폐는 m = pq/v = 20000/2 이므로 만원만 있으면 된다는 것입니다.
비트코인도 이 식에 동일하게 적용해 현재가치를 계산해볼 수 있습니다. v에 현재 비트코인의 속도를 대입하고, pq에 전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거래된 가치(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아닌 곳에서 거래된 양은 극히 미미하다고 가정합니다) 를 대입하면 m, 즉 비트코인의 총 가치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앞으로의 비트코인의 성장률과 리스크 비용을 나름대로 가정한 후 계산하면 비트코인의 미래가치도 알 수 있겠죠.
https://thecontrol.co/on-token-value-e61b10b6175e
교환방정식을 이용해 토큰의 가치를 계산한 분의 글입니다. 비트코인은 아닙니다만 참고하셔서 어떠한 방식인지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교환방정식으로 통화의 가치를 계산하는 것의 한계
사실 이 식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m이 처음부터 컸다면 (예를 들어 제가 원래 십만원을 가지고 있었다면) 화폐 유통 속도는 20000/100000 이 되어서 0.2가 됩니다. 그렇다면 다시 식을 계산해보면 m = pq/v = 20000/0.2 = 100000으로 m의 총량이 달라지게 됩니다.
즉, 화폐유통속도 v는 m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우리가 v를 구할 때 m이 식 안에 포함된 방법으로 구하면 안됩니다.
또한 v는 정해진 값이 아닙니다. 값은 계속해서 변할 수 있습니다.
예시를 보면, 양적완화를 진행한 미국의 velocity of m1 상황을 들 수 있습니다.
mv = pq 식을 다시 봅시다.
여기서 m은 전체 통화량입니다. 이것은 미국이 달러를 찍어내는 것으로 늘릴 수 있는 변수입니다.
v는 관습의 지배를 받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잘 변하지 않습니다. 또한 지금까지의 v를 보면, 경제성장과 맞물려 계속해서 상승해오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q역시 큰 문제가 없는 한 추세에서 벗어나기 힘듭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m을 상승시켜(화폐를 풀어) p를 키워(나머지 v와 q는 잘 변하지 않으므로 p가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인플레이션을 발생시켜 경제성장을 일으키는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것이 통하지 않고 있습니다. m을 키웠더니 p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v가 작아지게 됩니다.
특히나 비트코인 같은 경우는 많은 사람들이 통화로 인식하고 믿음을 가지고 사용하는 단계가 아니라서 값이 크게 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v를 상수로 두고 계산해서는 안됩니다. 이 식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의 가치에 따라서 v가 변화하는 식을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비트코인의 현재 v는 실제 통화로 사용되어서 나온 값이라기보단 거래, 즉 시세차익을 위해 투자를 할 때 필연적으로 나오는 v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것 또한 반영하여 식을 계산하여야 합니다.
또한 비트코인은 통화로 사용이 될 지, 그저 가치의 저장소로만 사용이 될 지 아직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이 둘의 혼합형이나 가치 저장용으로만 사용이 될 것이라면 속도를 유추할 때 m1과의 비교가 아닌 m2혹은 그 둘을 혼합하거나 다른 지표를 비교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덕분에 조금씩 화폐 가치를 알게되네요.
글도 읽어주시고 댓글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페이스북에 개시된 글 잘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암호화폐의 가치평가에 있어 해당 암호화폐가 추구하는 비지니스 모델과 토큰 이코노미에 대해 분석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봇, 팔로우 하고 갑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추후엔 특정 암호화폐의 토큰 이코노미를 이용해 밸류에이션을 해 보는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비트코인 초기에 이 공식을 활용해서 금의 역할을 10%만 비트코인이 대신해도 이정도 규모가 될 거다, 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글보다 훨씬 더 이해하기 쉽게 써주셨네요. 감사합니다.
글재주가 없는데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