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가치평가 - 교환방정식과 그 한계점, 보완할 부분

in #coinkorea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seagull 입니다. 오늘은 암호화폐의 ‘절대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방법 중 현재 많이 시도되고 있는 모델인 교환방정식을 살펴보고, 그 한계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mv=pq를 암호화폐에 적용시킬 때 어떠한 부분을 보완해서 사용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얘기해 보겠습니다.


암호화폐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예전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화폐이기 때문에 애플의 주식 가치와 비교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화폐는 주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저도 이 말에 동의합니다.

비트코인과 애플의 가치를 그저 숫자로 비교해봤을 땐 비트코인은 현재 1528억 달러(163조 원 정도), 애플은 8483억 달러(908조 원 정도) 입니다. 한창 비트코인이 잘나가던 개당 2만달러 시절을 생각해 보면 그 당시 시총은 3270억 달러(350조 원 정도) 로 2.7배만 커지면 애플의 시총과 똑같아질 수 있었죠. 현재 세상에서 가장 큰 기업과, 아직 비전과 가능성만 가지고 있고 실생활에서 사용되기 힘든 비트코인의 시가총액만 비교해 본다면 이것이 왜 이렇게 높은 시가총액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비트코인은 주식, 즉 가치를 창출해내야 하는 기업과는 다른 ‘화폐’의 성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주식과는 다른 평가 모델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을 화폐로 봤을 땐, 어떠한 모델로 비트코인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을까요.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모델은 일반적인 화폐에서 사용되는 식인 교환방정식입니다.


교환방정식

mv = pq

m = 화폐 공급
v = 화폐유통속도
p =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q = 상품 및 서비스의 수량

경제학 공부를 조금 하신 분들이라면 이 식이 익숙하실 겁니다.

이 식은 화폐의 공급과 상품 혹은 서비스의 가격간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이 식을 일단 기존의 화폐에 대입해봅시다.

우항에 있는 p(상품,서비스의 가격)와 q(상품, 서비스의 수량)를 곱하게 되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모든 서비스와 상품에 지불하는 금액이 나오게 되고, 당연히 이것을 지불하려면 화폐가 있어야 되는데 이 화폐는 여러 번 사용될 수도 있으므로 전체 화폐(화폐공급, m)와 화폐가 얼마나 많이 돌았는가(화폐유통속도,v)를 곱해서 우항과 비교합니다.
당연히 좌항과 우항은 동일해야 하므로 mv = pq라는 식이 성립됩니다.

예시를 들자면 이 세상에 저와 친구 1명밖에 없어서 제가 친구한테 음식을 사고 만원을 주고, 친구가 저한테 옷을 사고 만원을 줬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렇다면 전체 상품/서비스를 구입하는 데 사용한 비용은 10000 * 1 + 10000 * 1 = 20000원입니다. 여기서 하나의 만원이 유통되는 속도는 2번 돌았으니 2이고(20000/10000), 그렇다면 이 세상에 필요한 화폐는 m = pq/v = 20000/2 이므로 만원만 있으면 된다는 것입니다.

비트코인도 이 식에 동일하게 적용해 현재가치를 계산해볼 수 있습니다. v에 현재 비트코인의 속도를 대입하고, pq에 전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거래된 가치(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아닌 곳에서 거래된 양은 극히 미미하다고 가정합니다) 를 대입하면 m, 즉 비트코인의 총 가치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앞으로의 비트코인의 성장률과 리스크 비용을 나름대로 가정한 후 계산하면 비트코인의 미래가치도 알 수 있겠죠.

https://thecontrol.co/on-token-value-e61b10b6175e
교환방정식을 이용해 토큰의 가치를 계산한 분의 글입니다. 비트코인은 아닙니다만 참고하셔서 어떠한 방식인지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교환방정식으로 통화의 가치를 계산하는 것의 한계

사실 이 식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m이 처음부터 컸다면 (예를 들어 제가 원래 십만원을 가지고 있었다면) 화폐 유통 속도는 20000/100000 이 되어서 0.2가 됩니다. 그렇다면 다시 식을 계산해보면 m = pq/v = 20000/0.2 = 100000으로 m의 총량이 달라지게 됩니다.

즉, 화폐유통속도 v는 m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우리가 v를 구할 때 m이 식 안에 포함된 방법으로 구하면 안됩니다.

또한 v는 정해진 값이 아닙니다. 값은 계속해서 변할 수 있습니다.

예시를 보면, 양적완화를 진행한 미국의 velocity of m1 상황을 들 수 있습니다.

mv = pq 식을 다시 봅시다.

여기서 m은 전체 통화량입니다. 이것은 미국이 달러를 찍어내는 것으로 늘릴 수 있는 변수입니다.

v는 관습의 지배를 받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잘 변하지 않습니다. 또한 지금까지의 v를 보면, 경제성장과 맞물려 계속해서 상승해오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q역시 큰 문제가 없는 한 추세에서 벗어나기 힘듭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m을 상승시켜(화폐를 풀어) p를 키워(나머지 v와 q는 잘 변하지 않으므로 p가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인플레이션을 발생시켜 경제성장을 일으키는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것이 통하지 않고 있습니다. m을 키웠더니 p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v가 작아지게 됩니다.

20180501_m1V.PNG

https://fred.stlouisfed.org/series/M1V

계속해서 v가 하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비트코인 같은 경우는 많은 사람들이 통화로 인식하고 믿음을 가지고 사용하는 단계가 아니라서 값이 크게 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v를 상수로 두고 계산해서는 안됩니다. 이 식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의 가치에 따라서 v가 변화하는 식을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비트코인의 현재 v는 실제 통화로 사용되어서 나온 값이라기보단 거래, 즉 시세차익을 위해 투자를 할 때 필연적으로 나오는 v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것 또한 반영하여 식을 계산하여야 합니다.

20180501_비트코인m2비교.PNG

http://charts.woobull.com/bitcoin-velocity/

비트코인의 v와 m1, m2와의 비교

또한 비트코인은 통화로 사용이 될 지, 그저 가치의 저장소로만 사용이 될 지 아직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이 둘의 혼합형이나 가치 저장용으로만 사용이 될 것이라면 속도를 유추할 때 m1과의 비교가 아닌 m2혹은 그 둘을 혼합하거나 다른 지표를 비교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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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조금씩 화폐 가치를 알게되네요.

글도 읽어주시고 댓글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페이스북에 개시된 글 잘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암호화폐의 가치평가에 있어 해당 암호화폐가 추구하는 비지니스 모델과 토큰 이코노미에 대해 분석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봇, 팔로우 하고 갑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추후엔 특정 암호화폐의 토큰 이코노미를 이용해 밸류에이션을 해 보는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비트코인 초기에 이 공식을 활용해서 금의 역할을 10%만 비트코인이 대신해도 이정도 규모가 될 거다, 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글보다 훨씬 더 이해하기 쉽게 써주셨네요. 감사합니다.

글재주가 없는데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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