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과 크립토커런시 : 해시태그와 비트코인, 심볼Ƀ

in #coinkorea7 years ago (edited)

해시태그<#>를 다 아실겁니다. 트위터에서부터 시작한 이 21세기의 발명품은 트위터는 물론,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장치죠. 하지만, 이 발명품이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 아시는 분은 드물 거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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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 해쉬태그와 댓글을 이용한 아디다스 광고 캠페인

2007년, 미국 샌디에고 화재 때입니다. 네이트리더라는 이름의 한 개발자가 산불과 관련된 트윗을 시작합니다. 'San Diego Fire' 라는 혼합명사를 붙여서요. 이때 크리스매시나라는 디자이너가 아이디어를 던집니다. ‘이봐, 단어 중간에 공백이 있으면 검색이 어려우니, 파운드(#)마크를 붙여 하나의 단어를 만들어 태그로 표현하자고’

모든 사람들이 해시태그의 힘에 대해 알게 된 순간입니다. 이후 해시태그라 일컬어지는 마크는 브랜드광고와 소셜미디어, 텔레비전 채널, 짤방에 이르기까지 모든 커뮤니케이션에 필수 불가결한 존재가 되었음은 물론, 소위 <쿨>한 이미지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 마크일까요. 그 전에 우선 호칭을 살펴봅시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샵>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보통 영미권에서는 <파운드>라고 칭합니다. 기원은 이렇습니다. 고대 로마에서 무게를 나타내는 단위는 'Libra Pondo'였습니다. 약자는 'LP'였죠.

그림2 - Libra Pondo의 합자표기

'LP'가 합자ligature처럼 쓰이면서 점차 굳어지게 된 것이 바로 <#>마크이고, 그것이 영미권에서 <파운드>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그럼, 왜 파운드마크를 우리는 해쉬태그로 쓰게 되었을까요. 이 이야기는 1960년대 미국의 통신회사 AT&T산하의 <벨연구소>로 옮겨집니다.

당시 전화기는 다이얼식 전화기에서 버튼식 전화기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벨연구소는 숫자버튼을 어떤 식으로 배열할까 고심했죠. 결국,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키배열과 비슷하게 <1-2-3 / 4-5-6 / 7-8-9> 세 열로 구성해서 배치를 하고, 마지막 4번째 열에는<0>을 놓았죠.

그림3 - 1963년 출시된 벨의 WE-1500

맞습니다. 초창기의 버튼식 전화기에는 숫자만 있었습니다. 뭔가 허전하니, <0>번호 좌우로 <✳︎>과 <#>을 넣은거죠. 샌디애고 산불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기 이전이라, 스크린키보드를 띄워주는 UI대신, 단말기에 부착된 물리적버튼를 사용했습니다. 숫자버튼을 제외하고 남은 특수기호인 <#>와 <✳︎> 중에, <#>를 택해서 태그를 사용하기로 한거죠.

비트코인으로 한번 와보겠습니다. 굳이 해시태그를 길게 설명한 이유는 다름아니라, <고유한 제공성>에 있습니다. 만약 물리적버튼에 <#>이 아니라 <&>가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혹은, <%>나 <Ω>가 있었으면 어땠을까요?

제가 <고유한 제공성>이라고 부른 이 개념은, 기본적으로 원천적인natively 제공을 가능케 함으로써, 접근성이 용이하며, 가치와 의미에 있어서 개개인에게 동일하게 전달되어야합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 과 같은 통화기호 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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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4 - 현재 통용되고 있는 비트코인로고와 Bitcoinsymbol.org에서 주창하는 새로운 심볼

기존 비트코인의 심볼을 살펴보면, 대문자 에 기존 화폐기호에 주로 쓰이는 세로작대기 두개가 붙어있습니다. 네, 이미 오랫동안 사용 되어왔습니다. 친숙합니다. 이해하기에 어렵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고유한 제공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지금의 비트코인 로고타입은 비트맵 이미지로 존재합니다. 키보드에서 원이나 달러를 입력할 때 처럼 용이한 편의성을 제공하지도 않을 뿐더러, 어떤 기호를 붙여야할지 망설이게 됩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측면은, 비트코인이라는 개념과 증명수단에 <기존 현물화폐의 상징인 세로 작대기 두개를 갖다붙이는게 맞는가?>라는 질문입니다. 태국의 바트화와 헷갈리기도 하지만 시각적으로만 봤을 때는 단순히 비트코인이라고 이름붙인 또 하나의 현물화폐를 일컫는 바와 다름없습니다.

기존 비트코인의 심볼에 대해서 이와 비슷한 지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내놓은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https://bitcoinsymbol.org 라는 웹사이트를 가진 이 프로젝트는 앞서 나열한 문제점 대신 누구나 쉽게 이용하고, 동일한 가치와 의미를 지닐 수 있는 심볼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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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코드<U+0243>를 이용한 <Ƀ>심볼은, 통화라는 단위를 쉽게 표현하면서도, 가로로 반쯤 그어진 작대기 덕에, 기존 현물화폐의 심볼과는 차별성을 두고 있습니다. <통화가치를 의미하지만, 현물화폐와는 다르다>라는 의미적 차이를 과하지 않게 시각화 해주고 있습니다.

웹사이트를 방문하시면, 이들이 전파하고자 하는 기존 질서에 대한 해킹범용성에 대한 생각과 심볼과 관련된 여러 리소스들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따로 쓰시는 가상화폐 가계부가 있다면, 한번 <Ƀ>기호를 사용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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