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프리미엄의 존재 이유

in #coinkorea7 years ago (edited)

※필자가 http://www.bitheaven.com 라는 프리미엄 비교 사이트를 1년반 동안 운영하면서 얻은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추론이므로 사실과 부합하지 않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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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의 구루 한승환 님이 최근 포스팅(http://www.seunghwanhan.com/2018/01/blog-post.html)에서 김치 프리미엄의 존재 이유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아니라 유동성 제한 때문이라고 하셨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본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 김치 프리미엄이 없어지지 않는 건 유동성 제한 때문이다. 재정거래를 누구나 할 수 있게 허용하면 순식간에 거래 수수료, 송금 수수료를 감안한 정도의 프리미엄만 남고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김치 프리미엄이 왜 생겨날까라는 질문에는 이걸로 답변이 안 된다. 그것도 거의 항상 플러스 프리미엄이고 마이너스 프리미엄(역프)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단 코인간 프리미엄 차이가 생기면 그것에 대한 재정거래는 아무나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송금 자체가 막혀 있지 않는 한, 코인간 프리미엄 차이는 거의 없다. 쉽게 말하면 크립토키티 같은 사태로 송금이 막혀 있지 않는 이상 비트코인의 김프가 20%인데, 이더리움의 김프만 40%가 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그러므로 편의상 비트코인에 국한해서 추론해보았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1차적으로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기 때문이 맞다. 한국에서의 수요가, 한국이 필요로하는 공급보다 많아서이다. 그래서 항상 플러스 프리미엄이 생긴다. ('한국인의 수요'라고는 하지 않았음. 한국에서의 수요는 거래가 금지된 중국인의 수요도 섞여 있을 수 있음)

그럼 왜 공급이 적을까라는 질문을 할 수 밖에 없는데, 그 질문은 다음 질문과 같다고 본다. 비트코인을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채굴자들이 한국에서 왜 팔지 않을까? 한국에서 팔면 김치 프리미엄만큼의 이득을 추가로 볼 수 있는데.

일단 채굴자나 기존 보유자들이 대부분 한국인이 아니다. 한국의 거래량 비중이 세계적으로 봤을 때 높은 편이고 빨리 받아들인 편이긴 하지만, 미국, 일본, 중국에 비하면 후발주자인 건 분명하다. 채굴자, 혹은 기존 보유자들은 대부분 미국인, 중국인, 일본인이다. 따라서 이들은 한국에서 팔면 자국의 통화로 바꾸거나 장기 보유하고 싶은 법정화폐로 바꾸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KRW를 장기보유하고 싶어하지는 않고, 한국에서 환전해서 외화반출하는 것도 어렵고, KRW를 자국으로 가져가서 환전하는 것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성격의 거래가 일정 부분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보는데, 그게 김치 프리미엄 전체를 상쇄시킬만큼은 아니라는 것.

KRW가 필요한 한국인들에게는 재정거래를 통해 김치 프리미엄을 상쇄시킬 메리트가 있지만, 필자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김치 프리미엄을 완전히 상쇄시킬 수 있을 만큼의 규모로 지속가능한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합법인지 불법인지 애매한 영역에 발을 들여야 겨우 가능하다. (조사를 했을 뿐이고, 불법일지도 모를 행위를 저지르지는 않았음. 재정거래 방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한승환 님의 또 다른 포스팅 참조 http://www.seunghwanhan.com/2017/10/blog-post_15.html)
해외 원정 구입이나, 신용카드 구입 정도의 소규모 단발성 거래는 물론 가능.

필자는 개인적으로 1년반 동안 김치 프리미엄을 지켜봐 왔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중국에서 가상화폐 거래를 규제했던 기간 동안 김치 프리미엄이 커졌다는 것이다.

  1. 2017년 2월부터 6월 사이에 중국이 자국 거래소에 대해 예금 인출을 중지시켰는데, 이 기간 동안 중국 거래소에서는 거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고, 김치 프리미엄이 50%에 육박한 적이 있다. 재개되고 나서는 며칠 사이에 5% 이하 수준으로 복귀.
    인출 금지 기사 - https://coinone.co.kr/talk/coinclip/164/?page=16
    인출 재개 기사 - https://coinone.co.kr/talk/coinclip/180/?page=15
  2. 2017년 9월에는 중국이 아예 자국 거래소를 폐쇄했는데, 그 이후로 김치 프리미엄이 서서히 올라가더니 2017년 12월 ~ 2018년 1월 동안은 지속적으로 15~55%를 유지하고 있다.
    폐쇄 기사 - https://coinone.co.kr/talk/coinclip/195/?page=13

이것이 의미하는 것이 뭘까? 필자는 명동의 사설환전소에서 환전한 경험이 좀 있는데, 국내 거주 조선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KRW를 CNY로 수천만원 정도 환전하는 것을 수차례 목격했다. 합법적인 체류자라면 중국의 계좌와 한국의 계좌를 모두 가지고 있을 것이다. 즉, 중국의 거래소가 정상 운영될 경우, 수많은 국내 거주 중국인 내지는 귀화인들이 KRW를 CNY로 환전해서 중국 거래소에 입금시킨 후 한국 거래소를 통해 다시 KRW를 빼내는 재정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1회성이 아니라 지속 가능하다. 일부는 합법적으로 1만 달러 이하로 가져가겠지만, 사실 공항 세관에서 자진신고 이외에는 거의 아무것도 검사 안 하는 한국 특성상 그 이상의 거래를 하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으로,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 재일교포도 많은데 이들은 이런 거래에 아직 상대적으로 둔감하다고 봐도 될 것 같다.

그러므로 필자는 중국이 거래소를 재개시키면 거의 틀림없이 중국 대비 한국 프리미엄이 사라질 것으로 본다. 중국과 한국이 동시에 미화, 엔화 대비 프리미엄을 나타낼 가능성은 낮은 확률로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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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유출이 심해져서 이번에 실명제 실시한다고 이야기한 게 아닐까 싶긴 합니다. 외환이 빠져나가는거보고 막아야겠다 싶었겠죠.

그것도 큰 이유 중의 하나일 겁니다. 자금세탁이나 과세에 대한 문제도 있죠.

신용카드 구입으로 어느 정도는 상쇄할 수 있지만, 완전히 상쇄시킬 만큼은 안 됩니다. 거기에 최근 카드사들이 가상화폐 신용카드 구입을 막고 있고요. 신용카드 해외사용액이 많으면 국세청에 통보됩니다.
제가 합법과 불법의 영역에 발을 들여야 한다고 표현한 건, 김치 프리미엄을 완전히 상쇄시킬 수 있을 만큼의 규모로 지속가능한 거래라는 전제였습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으므로 본문을 수정해야겠네요)

중국 보따리상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천문학적 규모라고 추측합니다.

중국인이 워낙 많으니까요. 😅

김치프리미엄 관련 정보 고맙습니다. https://94bit.com/kimchi-prem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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