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T column: 블록체인과 신원인증 (Identification)

in coinkorea •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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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P!T Column

블록체인과 신원 인증 (Identif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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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 e-residency

SBS 스페셜 ''비트코인, 위대한 혹은 위험한 실험 [블록체인의 미래는?]''을 보면서 의료인 중 하나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스토니아에서 e-residency 카드를 지참하고 있는 사람이 응급실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그 사람의 모든 의료 데이터를 다 보면서 실시간으로 위치와 심전도가 전송되는 모습이 아주 인상 깊더군요.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분증을 깜박 했다면?

그렇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사람의 디지털 인증에 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2017년 통계에서는 약 11억의 인구가 법적 신원이 없었다는 보고서가 있었습니다.

이건 심지어 정상적인 국가에서의 통계입니다.

수많은 분쟁들을 통해 급증하고 있는 난민들은 보증할 신원조차 없습니다. (최근 뉴스에서는 이 난민들의 신원인증을 위해 UN과 협력한다고 발표한 스타트업 Blockchain 에 대한 기사가 나오기도 했죠.)

Civic 은 현재 블록체인 기반의 신원인증 시스템에서는 가장 핫한 기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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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Civic homepage

Civic은 기존의 신원을 증명하기 위한 데이터를 블록체인 위에 올리는 구조입니다. 신분증이나, 지문 같은 것들이죠. 충분히 현재도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것들입니다. 지문의 경우는 이미 수많은 기기들에서 사용되는 아주 대표적인 시스템이죠.

이외에 다른 신원 인증 시스템을 살펴볼까요?

최근 롯데pay에서 도입되기 시작한 손바닥 정맥 인증 시스템입니다.
후지쯔에서 개발한 Palmsecure 기술은 정맥 속 환원헤모글로빈이 적외선을 흡수하는 성질을 이용해 손바닥 정맥의 패턴을 확인하고 이를 인증에 사용합니다. 접촉할 필요가 없어 지문보다 위생적으로 안전하고, 실제 환원헤모글로빈이 흘러야지만 사용이 가능하니 사망하였거나, 혹은 비슷한 모양의 다른 모형으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애플의 Face ID는 깊이를 정확히 인지하는 카메라를 통해 얼굴의 기하학적 구조를 정확하게 지도로 만들어서 인증을 하는 방식입니다. 화장, 수염, 안경착용 등의 작은 변화에도 반응하여 작동하도록 설계되었다고 Iphone X 팀은 주장합니다.(만, 옆으로 누워서 얼굴이 눌리면 작동 안하는 건 함정이죠.)

삼성 핸드폰에는 홍채인식기가 있죠, 홍채에 적외선을 비추고 적외선에 반사된 홍채를 인식하는 기술입니다. 지문은 1000만분의 1로 같은 사람이 나올 수 있지만, 홍채의 경우 10억분의 1로 같은 것이 존재한다고 하니, 겹치는 사람이 나오기 어렵고, 안구 적출을 당한다 해도 홍채의 모양이 변하게 되니 도용의 가능성도 낮습니다.

유전자로도 인증을 할 수도 있죠. (가장 많이 사용되는 데는 범죄자를 찾거나, 친자 검사인 것 같지만) DNA fingerprint라는 기술을 통해 마치 지문을 비교하듯 DNA를 비교해서 동일 인물인지 쉽사리 찾아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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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yourgenonme.org

뇌파 인증의 경우 여러가지 특정 정보를 보여주고 일련의 패턴을 정보로 모아 인증하며 2016년 미 전기전자학회 발간지에서는 '이 사람'이 '그 사람'인지 100%로 정확하게 알려주었다는 논문을 내기도 했죠. 뇌 이외에 뇌파를 발생시키는 장치도 없고, 다른 사람 뇌를 활성화 된 채로 떼어내서 들고갈 수 도 없으니 위조도 어렵습니다. http://news.joins.com/article/21857069

이외에도 부드럽게 휘는 전자 부품을 가짜 문신처럼 피부에 붙여 인증하는 '디지털 문신'이나, 전자 알약을 삼켜서 인증하는 '암호 알약' 방식도 있습니다. (이 글을 참조)

이 밖에서 수 많은 생체정보를 통한 인증 시스템이 개발되는 중이고, 생체 인증 자체가 하나의 개인 키가 되어 암호화폐들의 절대 외울수 없는 문자와 숫자의 조합을 쉽사리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만 같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게 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지문?
일단 조작도 쉽죠. 아마 지문을 어디 구해서 3d 프린터로 뽑으면 평생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face ID?
당장 쌍둥이 문제가 있습니다. 성형을 할 경우? 혹은 사고를 당해 얼굴 형태가 바뀌었을 경우? 사용할 수 없습니다.

홍채인식기?
독일 해커 단체가 쉽사리 해킹해 버렸습니다. 홍채를 나이트모드로 근접촬영하고 '삼성' 레이저프린터로 말끔히 인쇄해 뚫어버렸죠. (물론 S8에서 시도했었습니다.)

유전자?
머리카락 하나 뽑으면 훔칠 수 있습니다. 요즘은 분석 가격도 굉장히 낮아져서 전체 유전자를 다 알아내는 데도 얼마 들지 않습니다.

이런 다양한 조작 가능성과 더불어 ,
의학적으로는 더 큰 고민이 있습니다.

이를 테면 손바닥 정맥 인증이나 지문의 경우,
선천적 결함으로 팔이 없이 태어난 오체불만족의 오토다케 히로타다 랄지,
혹은 사고로 손목이나 팔 부분을 잘리거나 뭉게져서 내원한 응급실 환자라면 쓸모가 없습니다.

얼굴도 종양이 생기거나, 쌍둥이거나, 성형을 하거나, 사고를 당해서 오거나 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홍채의 경우도 수많은 증후군들이 있습니다.
홍채가 형성이 안되는 병도 있고
호너 증후군이라는 병은 홍채 모양이 변화됩니다.
혹은 술에 만취하거나, 뇌출혈 등으로 눈동자가 커져서 홍채를 판별하기 어렵게 되기도 합니다.

알고 싶은 것은
과연 블록체인의 개인 키와 1:1로 대응되는 인간의 궁극적인 신원 인증이 가능한가? 입니다.

에스토니아에서
손발없이 태어난 사람이,
카드도 분실했고,
술에 만취해 의식도 없고 발작 중이며,
홍채가 커져있고,
얼굴을 구타당해 붓거나 뭉게져 있는 사람을
응급실에서 마주했을 때,

'이 사람'이 '그 사람'임을 어떻게 증명해야 할까요?

아무리 블록체인에서 이 사람의 정보가 떠다닌 들,
현실의 육체블록체인 속 개인 키를 연결할 방법은 없습니다.

많이 양보해서, 어떠한 좋은 방식이 생겨 완벽하게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기면, 그것은 좋은 것일까요?

최근 이슈가 된 미국의 CLOUD 법 등을 통해 블록체인위에 올라와 있는 개인의 정보는 일거수 일투족 '완벽하게' 추적될 수 있습니다. 스팀잇에서 모든 보팅, 댓글, 글 작성, 등이 일거수 일투족 추적되듯요.
진정한 '빅 브라더'의 탄생을 목격하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블록체인 속 개인 키와 현실의 육체를 연결하는 방법을 고민할 수록,
과연 나라는 개인을 어떻게 조작없이 증명할 수 있는가, 라는 철학적 문제로 빠져들게 됩니다.
다른 사람과 나를 구분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합니다.

지문, 얼굴, 홍채와 같은 육체와, 뇌파와 같은 정신, 육체의 정보를 담은 유전자,
이중 조작 불가능한, 오롯이 '나'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증명하는 것은 무엇이 될까요.

이외에도 블록체인 위에 올린다고 하는 금과 보석 같은 귀중품, 토지와 같은 부동산, 유통망..
이 것들의 본질을 어떻게 디지털화 해서 올릴 것인가 하는 문제는 산적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정보가 여차저차 해서 블록체인 위에 올라가 나의 모든 것, 혹은 세상의 모든 것이 모두에게 보이는 세상이 될 때,
우리는 어떤 삶을 살게 될 지,
기대가 되면서도 두렵습니다.

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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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영화가 현실이 되가는것 같습니다. 아마 나중엔 몸이나 머리에 칩을 심겠죠?;;

진정한 탈중앙화는 개인의 identifocation에 의지하지 않는 세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id란 결국 타자를 의식하는 행위 제한 형식인데,
이게 요구되는 한에 있어서 진정한 의미의 탈중앙화는 이뤄질 수 없습니다.

나는 농사를 짓는데, 국가에서 유도, 장려하는 친환경 인증 자격 시스템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자연재배자이지만, 나의 id를 남에게서 구하지 않습니다.
id 이 꼬리표로부터의 이탈, 자유를 꿈꾸면서도,
한편으론 id를 구하는 현실적 필요 사이의 간극.
이를 진지하게, 열린 마음으로 고민하여 합니다.
사토시는 이 물음을 우리에게 던져준 것입니다.
그를 그래서 존경합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나를 증명하는 것은 박통이 만든 주민번호인데 국민들을 쉽게 통제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나는 주민번호다
철학적인 말이자 나이가 먹어도 변하지 않네요.
감사합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