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T 블록체인 뉴스:6/20 - GPU 제조사들은 과연 채굴시장이 반가울까?

keepit (69)in #coinkorea • 6 years ago (edited)

KEEP!T Today

안녕하세요! KEEP!T 입니다.

수요일의 스낵뉴스 지금 전해드립니다.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GPU 제조사들의 고민

[CoinTelegraph] How the Video Card Industry Learned to Love Crypto Mining

최근 수년간 암호화폐 시장의 번영에 따라 수혜를 받은 또 다른 산업이 있습니다. 바로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이죠. 암호화폐 채굴이 발달함에 따라 그래픽카드들의 수요가 크게 증가 했는데요. 최근 2년간 암호화폐 채굴 시장에 뛰어든 채굴자들은 채굴기 조립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그래픽카드를 마구 사들이며 이런 가파른 매출 상승세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시장의 생성으로 아마 이 영향은 반 영구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믿기 어렵게도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은 암호화폐 채굴자들을 배려하는 입장을 취해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이 새로운 고객층까지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는데요.

GPU시장에 암호화폐 채굴이 영향을 줬다는 증거

위의 그래프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의 비트코인의 가격과 대표적인 그래픽 카드 제조사 엔비디아(NVidia)의 주가를 보여줍니다. 주황색 그래프가 비트코인의 가격이고 검정색 그래프가 엔비디아의 주가인데요. 엔비디아의 주가는 비트코인 대란이 있었던 2017년 한 해 동안 80% 이상의 상승을 보였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엔비디아의 주가는 이런 상승세가 오기 이전 최소 10년 이상을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었다는 것이죠.

위의 차트는 또 다른 그래픽카드 대표주자 에이엠디(Advanced Micro Devices, AMD)의 2010년부터 2017년까지의 매출 그래프입니다. 2016년의 매출이 $42.7억 이었던 반면 2017년의 매출은 25% 상승한 $53.3억 이었습니다. 2010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연 매출 수치는 최근 들어 상승하기 시작했는데요. 2017년의 연 매출 상승은 최근 7년간 있었던 수치 중에서는 최고치입니다.

다음은 최근 다년간의 에이엠디 주가 차트인데요. 위의 매출 차트와 유사하게 2015년까지는 하락세를 보이다가 2016년부터는 상승곡선으로 갈아타는 모습입니다. 상당히 가파른 2016년부터의 상승세가 암호화폐 시장이 활발해진 시기와 맞물리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세 번째 그래픽카드 메이커 에이수스(ASUS)입니다. 이 차트는 2018년 5월부터의 에이수스 주가 차트인데요. 5월 말 하락세를 보이던 주가가 동월 30일 에이수스가 새로운 모델의 채굴 마더보드 발매를 발표한 직후 바로 가파른 상승세로 전환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GPU 제조사들은 모험을 하기 싫다

위와 같이 그래픽카드 시장의 선전은 채굴시장과의 명백한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지만 제조사들은 사실 애초부터 이 기회를 크게 이용해먹지 않았습니다. 엔비디아가 올해 초 내놓은 발표에 따르면 그들은 당사의 판매업자들에게 채굴자를 대상으로 한 그래픽카드 판매를 자제해달라고 했는데요. 이와 같은 발표를 한 이유는 엔비디아의 기존 고객층이자 주 고객층인 게이머들이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으로 그래픽카드를 구매하게 되는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엔비디아의 입장에선 게이머들이 우선이다. 우리의 지포스(GeForce) 모델과 이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들은 게이머들에게 초점이 맞춰있다.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 게이머들에게 우리 제품을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 지포스 판매업자들에게 게이머들의 수요에 맞는 판매정책을 시행하길 장려하는 바이다.”

엔비디아가 위와 같은 입장을 내세운 건 2017년 빈번히 일어난 재고 부족 현상과 예기치 못한 그래픽카드의 소매가 상승이 영향을 미친 듯 합니다. 그래픽카드 값은 심할 때는 기존 소비자 권장가격의 두 배, 세 배 이상 뛰기도 했었는데요. 애이엠디 또한 유사한 상황을 맞았습니다. 허나 엔비디아가 채굴시장이 회사의 매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인정한 것과는 조금 다르게 에이엠디는 채굴업은 장기적 관점으로 그들의 주된 성장전략은 아니라고 발표했습니다.

”2017년 4사분기 우리는 블록체인 분야 외의 분야에서 큰 매출을 거두었다. 이는 라데온 베가(Radeon Vega)모델과 GPU 컴퓨팅 모델의 판매, 그리고 애플과의 거래를 통해 이루어졌다. 물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분야에 대한 관심은 인정하지만 에이엠디는 그 외 분야에서의 성장 또한 목표로 삼는다.”

과거 에이엠디는 채굴 시장을 수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꽤나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채굴 시장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그들의 입장을 지켜왔는데요.

이러한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의 입장이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닌 게 물론 채굴 시장이 최근 그들의 매출을 크게 올려준 것은 사실이지만 암호화폐 가격의 극심한 변동성은 그들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이런 요인은 판매 성적에 예기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위험이 크고 이는 기존의 구매층인 게이머나 연구원들의 꾸준한 수요와는 상반되는 양상이죠. 막상 제조사들이 채굴 시장에 진입을 한다면 이는 정말 도박과도 같습니다. 계속되는 재고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인해 기존의 충실했던 고객층인 게이머들은 빠져나갈 것이고 이에 대응한답시고 공급량을 늘려버리면 반대로 암호화폐 시장이 하락할 경우 넘쳐나는 재고와 가격 하락으로 타격을 입을 테죠.

이더리움이 최근 발표한 합의 알고리즘 캐스퍼(Casper)와 같은 것도 제조사들이 입장을 굳히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PoW에서 PoS로 넘어가면서 그래픽 카드의 수요는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죠.

제조사들의 발만 담그기

위와 같은 제조사들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최근 그들은 채굴 시장을 조금씩 수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에이엠디는 암호화폐 채굴에 특화된 소프트웨어 드라이버를 출시했으며 CEO인 리사 수(Lisa Su)는 최근 당사가 블록체인 분야에 진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에이수스 또한 1년도 채 안되 새로운 모델의 채굴용 마더보드를 출시 했으며 엔비디아는 올해 MIT로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개발에 기여한 “가장 똑똑한 기업”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한 가지 명심할 것은 이 제조사들은 어찌되었건 수익을 창출해 내야 하는 집단이라는 것이죠. 비록 지금 이렇게 채굴 시장에 집중을 하는 듯 보이지만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그렇게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는 아마 위에 언급한 기존 게이머 고객들을 잃는 것에 대한 걱정과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허나 그러기에 채굴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은 무시할 수준이 못 됩니다. 한 레딧 이용자가 말하길

”GPU 제조사들이 지금 시장을 무시할 리가 없다. 시장은 이미 너무 크고 한 쪽이 대응하지 않으면 누군가는 반드시 대응할 것이다. 이더리움이 1년 전에 비해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아라. 채굴자들은 잘못이 없다. 그들은 그저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고 미리 계산된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 뿐이다.”

앞으로는?

물론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은 암호화폐 채굴 시장 이외에도 뻗칠 분야가 많이 있습니다. 게이밍 산업을 제외하고도, AI와 머신러닝에서의 GPU 적용 및 기타 분야들은 최근 큰 진보를 해왔죠. 결과적으로 이들이 채굴 시장에 대응할 방안은 두 가지 정도로 보이는데요.

첫 번째, 기존의 게이머와 연구소 구매 고객들을 위해 채굴자들의 수요시장 장악을 막는다. 일단 이 옵션은 시행 자체도 어렵고 현재의 어마어마한 매출 증대를 그냥 져버리는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현재의 시황을 잘 타면서 채굴에 특화된 제품들을 꾸준히 출시하는 것입니다. 비록 암호화폐 시장이 현재는 안정화를 위해 위아래로 요동치고 있기는 하지만 이게 금세 사라져 버릴 시장은 아니죠. 하지만 이 옵션은 기존의 게이머 고객들을 장기적으로는 멀어지게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간에 그래픽카드 시장은 아마 올 해 또한 성공적으로 보낼 것입니다. 암호화폐 채굴 시장이 그래픽카드 제조 및 유통에 영원히 남을 변혁을 가져왔다는 것도 의미 있는 사건이죠.

이상 오늘의 스낵과 같은 뉴스를 마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Trav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