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C 못 받은 뻘짓 회고

in #coinkorea7 years ago

이번 하드 포크에서 BCC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었다.

  • 가장 안전하다고 알려진 방법은 자신이 비밀키를 가지고 있는 지갑(아마도 종이지갑)에 BTC를 넣어두고 기다리기
  • 그 외에 BCC를 지급한다고 공지한 거래소나 지갑 소프트웨어에 BTC를 넣어두고 기다리기

나는 이미 종이 지갑이 있었고, 편리한 웹/모바일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BlockChain.info 지갑에 그 종이지갑을 연결해두고 있었다. 그래서 그 종이 지갑에 BTC를 넣어두려고 했었다.

그런데 스팀잇에서 어떤 분이 BlockChain.info 의 지갑을 추천하는 글을 봤다.
꼭 별도의 종이 지갑이 아니라도 그냥 BlockChain.info 의 지갑에 넣어두기만 하면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설명이 되어 있어서, BlockChain.info 에 연동해둔 종이 지갑에 BTC를 옮겨 넣지 않고 그냥 BlockChain.info 의 디폴트 지갑에 넣어두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서핑을 하다가 BCC를 제 때 거래하지 못 할 위험도 있을 것 같아서, 위험 관리 차원에서 지갑에 있던 BTC 일부를 다른 지갑으로 송금해두었다.

그렇게 역사적인 8/1 21:20을 맞이 했다.

장이 얼마나 요동치나 구경하다가, https://cointelegraph.com/news/guide-to-wallets-exchanges-where-you-can-get-your-bitcoin-cash 이걸 봤는데, 요는 BlockChain.info는 BCC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거였다.

허 뭐지 이게..

여기 저기 찾아보니 BlockChain.info 에서 BCC를 지급하지 않더라도,

  • 사용자는 BlockChain.info 에 만든 지갑의 12 Phrases 를 통해 지갑의 Private Key를 알아낼 수 있고,
  • 지갑의 Private Key를 알면 나중에 ElectronCash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그 지갑을 import 할 수 있고,
  • 그 지갑을 import 하면 BCC가 예쁘게 담겨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 BlockChain.info 를 추천하신 분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 분을 원망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물론 "BlockChain.info 에서 공식적으로 BCC를 지급하지는 않지만, 다른 방법으로 BCC를 받을 수 있다"라는 내용이 명확히 포함되어 있었다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암튼 나도 어렵사리 Private Key를 알아내서, ElectronCash 프로그램을 깔고, 들뜬 마음으로 지갑을 복구했는데.. 뭥미.. BCC는 없었다.

왜 그런가 하고 지갑의 거래 내역을 조사해보니 위험 관리 한답시고 BlockChain.info의 디폴트 지갑에 있던 BTC 일부를 다른 지갑으로 송금한 게 화근이었다. ㅠㅜ

거래 내역을 조사하면서 알게된 BlockChain.info 지갑의 동작 방식은 다음과 같다.

  1. BlockChain.info 의 지갑 주소가 abcde이고 3 BTC가 들어있는 상태에서
  2. 그 중 1 BTC 를 다른 주소 123456 으로 보내면,
  3. 1 BTC만 123456으로 송금되고, 2 BTC는 abcde에 남는 것이 아니라,
  4. 남은 2 BTC도 abcde 가 아닌 다른 qwert 주소로 송금되며,
  5. 결국 abcde에는 0 BTC 가 남는다.
  6. 나중에 2 BTC를 송금할 때는 abcde가 아닌 qwert에서 송금된다.

따라서, 내가 Private Key를 알아낼 수 있는 지갑은 abcde인데, 이미 abcde에는 BTC가 남아 있지 않으므로, ElectronCash 프로그램으로 지갑 abcde를 복구해봐야 BCC가 없는 것이었다.. 아아앍.. ㅜㅠ

글을 쓰는 지금도 qwert 의 Private Key도 알아낼 수 있는게 아닐까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기는 하다.

아쉬운 마음은 뒤로 하고, BlockChain.info에서 만들어지는 디폴트 지갑 말고 연동해둔 다른 종이 지갑 zxcvb로 동일한 테스트를 해봤다. 종이 지갑은 3 BTC에서 1 BTC를 다른 곳으로 보내면, 나머지 2 BTC 는 그냥 동일한 zxcvb에 남는다. 주르륵.. ㅠㅜ

뭐.. 걍 내 복이 아니었다.. 라고 넘어가는 수 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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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같으면서도 매우 전문적인 내용이 담겨있는 독특한 장르의 포스팅이네요. 이런 경험 하나하나에서도 블록체인이나 비트코인의 기본적인 원리를 알아야한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장벽이 높고, 다른 한편으로는 점점 더 흥미롭지 않나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원래 이런게 있는줄도 모르면 속편한데 있는데 못가지면 속이 쓰리더라구요.
저는 비트코인도 없는데, "공짜" BCC 못갖는게 속이 쓰리군요 ㅎㅎㅎ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팔로우하고 갑니다.

참고로 BlockChain.info 지갑에서 Private Key를 알아내는 방법은 https://steemit.com/coinkorea/@hanmomhanda/blockchain-info-private-key 여기에 정리해두었습니다.

BCC 찾았습니다!! ^^

얼마나 받으셨는지 모르지만 아뭏튼 축하 드립니다.
오늘 BCC가 또 꽤많이 올랐던데 기분 짠 하시겠네요.
어떻게 찾으셨는지 후기도 올려 주세요.

역시 사람은 계속 배워야 합니다. 덕분에 저도 한수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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