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투자 상담을 드리지 않는 이유

최근 제 글 하나가 많이 노출되며 여러 분들께서 저에게 투자 상담을 요구하고 계십니다. 한분 한분 모두 나름의 사정이 있어 저에게 간곡히 부탁하시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닙니다만,

저는 투자를 업으로 하는 전문가가 아니며, 여러분 개개인의 사정을 모르므로 투자 상담을 드릴 수 없다는 점을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투자 상담을 드릴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저에게 묻는 것은 뭐와 비슷하냐면, 마치 증권사 객장에 갔다가 죽돌이를 만났는데 말 솜씨가 좀 있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에게 본인의 미래를 맡기는 것과 같습니다.

투자는 그렇게 진행이 되어서는 안됩다고 믿습니다.

투자는 수익률, 위험, 환금성 이라는 기본 3요소가 있습니다. 개인의 경우 몇년 묵힐 수 있는 목돈이 있을리가 없기 때문에 '환금성'을 고려하지 않아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보죠.

모든 금융상품은 그 나름의 목적을 가지고 태어났으므로 잘 활용하면 좋은데, 이를 악용하는 많은 경우를 보험상품에서 꽤나 봅니다.

"비과세 저축"이라는게 있죠 ? 이게 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보장하면서 10년을 유지하면 비과세가 되는데, 중간에 돈이 필요하면 또 원금 한도내에서 찾아 쓸 수 있습니다.

짱 좋은 상품... 인 것 같지만 함정이 있으며 애초에 이런 상품을 미혼자에게 파는 것은 굉장히 몹쓸 짓입니다.

엄밀히 이는 "비과세 저축성 보험"이며 초기 납입시 굉장히 높은 선취 수수료(대개 10%~25%)를 떼어 갑니다. 환금성이 없다는 점을 악용하여 중간에 원금을 "무료" 대출해주는데, 결혼과 아이 양육으로 목돈이 필요한 보험 가입자는 이를 꺼내쓸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엄청난 선취 수수료는 보험사에 가져다 바치고 원래 내 돈을 대출의 형태로 이용해야 하며, 따라서 비과세임에도 불구하고 10년후 원금도 찾을 수 없죠.

이러한 모든 금융상품의 장단점을 잘 알고 본인의 라이프 사이클과 가용 자산, 현재 고정 수익, 개인별 Risk Taking Tendency 등을 고려하여 재무적 설계를 해주는 분들이 있는데 보통 Financial Advisor라고 합니다.

국내에는 보통 고자산가나 고수익 전문직이 아니면 만날 기회가 잘 없긴 합니다만, 이런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

보통 은행이나 증권사에 가면 최전방에서 고객을 상담하는 젊고 유능해 보이는 사람들이 있고, 그저 양복은 입고 있는데 요구르트를 나눠주면서 고객들이랑 별 영양가 없는 잡담이나 하는 아저씨, 저어기 뒤에 별 일 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웹질하며 노는 것처럼 보이는 아주머니 한분 꼭 있는데 그런 분들이 말이죠. 사실은 그 별거 없어 보이는 분들이 투자 분야 최고의 전문가 집단입니다.

저도 한국을 떠날 때 주거래은행 랩어카운트 담당자와 상담을 했었고 엄청 없어보이는 아주머니셨는데, 그런 분들의 식견은 차원을 달리 합니다. 요구르트 나눠주던 그 분은 해당 은행 전국 펀드 판매 1위하던 분이었는데 덕분에 해외펀드에 처음 입문했던 기억이 납니다.

반드시 이런 분들과 상담을 하셔서 '잃어도 되는 돈'의 수준을 정하신 후 그 중에서도 일부만을 분산 투자하여 충분히 수익을 만드는 후에 점진적으로 가상화폐 시장에 진입하셔야 합니다.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멘탈입니다.

그리고 그 멘탈을 지키는데 중요한 두 가지는

1. 절대로 돈을 잃지 않는 것
2.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

이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어디서 루머를 듣고 한방에 몰빵 했다가 다음 날부터 떨어지기 시작하면 사람이 환장하게 됩니다. 직장 생활이 붕괴되고 가정에서는 이유없이 짜증이 나며 교우관계도 모두 망가지는게 정상적인 인간입니다.

올해 7월 스팀잇에 가입하고 한 가지 실망했던 것은, 연말에 이더리움 4천만원 간다, 몰빵하고 존버해라. 이런 글 엄청 추천 많이 받았었습니다. 자꾸 시세가 떨어져서 힘들어요 이런 글 남기면, 어허 믿음이 부족하다 이런 반응이 나오고...

정리가 안되네요. 여튼 그렇습니다.

이런 식으로 투자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또 다음 글에서 인사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