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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허위 기사에 멍든 대한민국 가상화폐의 하루

in #coinkorea7 years ago (edited)

네, 오늘 정말 다이내믹한 하루였습니다. 그란투리스모님의 글을 읽고 저도 머릿속에서 생각만 하던 것을 (용기 내어)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좀 긴 댓글을 적어보겠습니다.

오늘 연합뉴스 '가상화폐 급등락 속 범정부 차원 규제안 검토... 내주 회의' 라는 제목의 기사에 달린 네이버 베스트 댓글이 이겁니다.

댓글
assa****
평민이 돈버니 양반이 잡는거지
(찬성 1353, 반대 599)

대댓글
loco****
유교탈레반들 꼰대충들은 노비가 돈버는거 보면 배아프거든. 설사충들.
(찬성 140, 반대 32)

저는 매우 공감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사는 사회의 한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Fiat Currency는 양적 완화라는 미명하에 마구 발행되고 있지만 알고보면 눈가리고 아웅하는 강대국 주도의 금융 사기에 불과합니다. 현 경제 시스템에서는 이것이 정부의 존재 이유가 되어버린것 같기도 합니다. 여튼 당장의 실물경제는 좋아지는 것 같지만 (물론 이게 불황보다는 좋긴 합니다) 향후 몇 년 내 언젠가는 이 버블도 막을 내릴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금융지식과 정보에 차단된 서민이 고스란히 안을 것이라는 예측을, 적어도 근대 금융 역사를 공부해 온 사람이라면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뭐, 사람들은 이러한 이유로 리스크 헤징 수단을 늘 찾아왔으며 이제는 비트코인과 같이 이해하긴 어렵지만 수익성까지 보장되는 신개념의 수단을 발견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먼저 발견해 서둘러 참여한 사람들은 리스크를 짊어져온 보답으로 수익을 향유하지만 (하지만 멘탈 깨지면서 살아온건 안자랑.) 이제 막 참여한 사람들은 한경 기사 ‘전면 폐지 검토’ 이따위 한 꼭지에 놀라 패닉셀을 하고 정말 몇 푼 더 불려보겠다는 희망을 처절하게 잃은 채 아까운 내 돈… 하면서 이번 주말 내내 쓰디 쓴 소주를 마실 것입니다. 이게 평민이 돈 벌려 하니 양반이 잡는 것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기존 금융 질서를 만들고 이익을 향유하던 업계의 ‘양반’들이 먹을 것이 사라질 것 같으니 그럼 우리도 그 떡 한 번 먹어보자라며 판이 바뀐 게 CBOE (Chicago Board Options Exchange) 와 CME (Chicago Mercantile Exchange)의 비트코인 시장 참여입니다. 두 눈 멀쩡히 뜬채 에어비앤비에 시장을 뺏겨버린 호텔업계 되지말고 우리도 에어비앤비 에코시스템에 발 담그자는 전략이죠.

자, 이렇게 공개적으로 새로운 시장에 발 담그지 못하면서 기존 제도권 금융질서를 거스를 것 같은 서민은 때려잡아야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정부이며 모든 것이 딜레마 천지입니다. 물론 어두운 이면에는 최근에 만연하고 있는 비트코인 다단계 유사수신 사기나 불법 환치기가 있다지만, 그것은 주식 시장에도 있을 것이고 Fiat Currency 세계에도 분명 있습니다.

남대문이나 명동 나가보세요. 온통 상품권 깡이니 보따리 외환 거래상입니다. 주식 시장에 기생하며 한경 와우TV 스폰서로 등장해 펌핑으로 서민을 울리는 작전주 주도 잡범을 잡아야지, 왜 주식 시장 그 자체를 건드리나요.

주식 시장에 참여하신 분들은 느끼셨겠지만, 최근 코스닥 바이오 펌핑 시도가 있었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다고 보는데요. 삼성전자, 하이닉스, 혹은 엘지전자 주도의 코스피 지수 견인이 우리나라 주식 시장을 다소 왜곡해왔는데요. 이것에 질려버린 코스닥도 숨 좀 쉬자며 한 일년 반 이상 쉰 바이오 계통에서 방구를 뀌기 시작했죠. 아마 정부도 서민 다수의 경제 훈풍 체감 측면에서 이것을 바랬을 것입니다. 이 시장에 얽힌 이해 세력도 많을 것이고요. 그런데 이게 비트코인 주도의 가상화폐라는 의외의 복병에 일격을 당한 꼴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위기감을 느낀 곳이 아마도 관련 금융업체, 거래소, 미디어, 한국은행, 중앙정부가 아닐까 합니다.

당장 인터넷만 봐도 빗썸의 컵라면 값으로 비트코인을! 배너 광고가 도배를 하고, 여의도 IFC 몰에 가면 입주사인 IBM도 못하는 코인원 대형 광고 배너가 떡 하니 걸려있으니까요 (물론 코인원도 IFC 입주사 맞습니다. 하지만 예전엔 라면만 먹고 산건 안자랑;) . 기존 금융업체가 위기감을 가질만도 하고, 저걸 잡아야 우리가 산다라는 컨센서스가 분명 있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반복하자면 서민이 돈 버는 것을 선비 (혹은 양반이) 눈 뜨고 못보는 것이죠.

오늘만큼 이 시장을 바라보는 각자의 이해관계가 불꽃튀던 장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떡이 커지니 그것을 가지려는 세력의 다툼도 커지는 것이라 보는데,

  1. 먼저 비트코인이 과도하게 펌핑되었습니다.

  2. 그리고 그 비트코인이 과도하게 펌핑된 한국 거래소 몇 곳이 동시에 모두 죽었습니다.

  3. 죽은 이유는 디도스 공격 + 거래량 증가입니다.

  4. 디도스 공격은 모두 대형거래소가 사용하는 미국 기반 CDN 업체인 클라우드 플레어(CloudFlare)로 집중된 것으로 관찰됩니다. 이 회사에서는 염가로 디도스 공격 방어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다지 안정적이지 않습니다. 모든 IT 시스템이 그러하듯이 스트레스가 과도하면 잘 죽는다고 봅니다. 공격자들의 기술이 워낙 발전하는지라 마음만 제대로 꾹 먹으면 못 죽일 이유도 없을테고요. 실제로 그동안 많이 죽어왔고요. 좀 허접하고 그냥 저렴해서 쓰는 서비스입니다. 그래도 우리나라 수위 거래소들이 모두 사용하고 딱히 대안이 없으니 최선인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잘, 자주 죽어도 다시 살아나면 환호하는게 사용자인걸요 뭘 __)

  5. 공격으로 서비스가 죽으며 사람들의 불안이 가중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었습니다.

  6. 여기에 후속 조치로 BCH 진영의 펌핑 시도가 (조루로 끝나긴 했지만) 있었으며 비트코인 가격도 순간 하락헀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혼란에 빠졌으리라 생각합니다.

  7. 혼란을 서서히 극복하던 저녁 즈음에 한경 기사 꼭지 하나는 시장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이것은 일개 기자 하나가 썼다기보다는 데스크 레벨의 의중이 들어갔다고 상상만 해 봅니다. 그 뒤의 연결 고리는 제가 감히 상상할수도 없습니다. (혹시 저점 매수를 좋아하시는 어르신? 혹은 니가 공매도? 흠. 농담입니다). 그런데 복기할수록 기사를 송고한 타이밍이 예술입니다. (음 금요일 저녁 옴므파탈 꼭지 기사로 주말까지 네이버 기사 순위 독식, 천상천하 유아독존, 반박기사 동조기사 카피기사 불허. 다음주면 걍 로맨스였다고 주장)

즉, 오늘 비트코인의 급등락은 위와 같은 4단 콤보 이벤트가 절묘하게 어우러져서 발생한 것인데요. 단기적으로 누가 위너인지 루저인지는 대충 나오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또 다른 게임의 양상으로 흐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무쪼록 주변의 두들김에, 시장가 매각 폭력에, 규제 겁박에 부화뇌동하지 마세요. 세력들은 각자 목표를 향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털리는 것은 개미들이고요. 인터넷의 힘이 무엇입니까? 바로 집단 지성을 통한 정보 비대칭의 해소입니다. 늦은 새벽, 매우 공감가는 그란투리스모님의 포스팅을 읽고 저도 저와 같은 개미들의 집단 지성 형성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자 댓글을 장황하게 길게 달아보았습니다. 모두들 멘탈 유지 잘 하시고 앞으로 미팅을 밋업이라고 부르고, 업그레이드를 포크라고 부르며, 공인인증서 대신 2 Factor 인증을 사용하는 진보적인 서민들에게 주어질 더 큰 떡을 놓치지 마시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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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저는 그런데 그보다도 자칭IT강국의 정부에서 블록체인 혹은 분산원장 산업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권 편입을 해도 모자랄 판에 전부 싸잡아서 투기의 대상이니 찍어 누르자는 식의 반응이 나오는 부분에서 굉장히 답답하더군요.

그 기사의 댓글 중에 "우리나라는 여전히 쇄국정책과 탁상공론 뿐이다."와 비슷한 댓글이 있었는데 정말 우리는 역사에서 배운 것이 하나도 없나봅니다..

원장으로 먹고사는 은행과 주식거래세로 먹고사는 증권회사, 그리고 증권 파생 상품으로 크게 먹는 기관들의 시각에서는 가장 큰 적이 바로 피어 투 피어 금융거래시스템인 블록체인이 아닐까 합니다. 그동안 관치금융 시스템 아래에서 양복입고 맛있는 쇠고기먹으며 살던 이분들이 여차하면 자신의 수수료와 더 나아가서는 밥줄을 날릴 수 있는 블록체인을 달가워 할까요?

게다가 블록체인이라는 가상의 시스템이 어느 경제신문 기자나 주간을 찾아가 아유 앞으로 잘부탁드립니다~ 라며 인사하고 다닐리 만무합니다. 아무리봐도 자기 파이를 갉아먹는 밉상으로 밖에 안보일겁니다. 분명 이게 혁신적인 시스템이고 지각변동을 줄 무언가는 맞지만 나한테 당장 이득이 안되니 굼뜨게 움직이고 규제하려하며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 봅니다.

동감합니다.

공감합니다.

댓글이 원글에 준하는 명문이십니다.

감사합니다

와우...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오늘 하루 분노를 느끼다 선생님 글을 보고 감동을 느끼고 갑니다

분노를 기다림으로 바꾸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시작인 것 같습니다. 완전한 목표 종점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제 스스로 설정한 지점이 있고, 그리고 재미삼아 일부를 남겨놓고 아주 오래 기다릴 플랜을 정해놓았습니다.

저야 존버족이라 시장이 패닉셀해도 그닥 충격오는게 없는데 신규로 들어온 사람들이 물린걸 생각하니 제가 9월달 이 바닥 들어왔을 때 중국 악재 겪은 심적 고통이 다시금 되살아 나네요.

가두리 안에서 키우는 물고기들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외부에 촘촘히 그물망들을 설치해 놓고 "너가 어딜 빠져 나가려고! 나갈테면 나가봐."라는 양반들이 떡하고 버티고 있으니 서민들이 이탈을 꿈꿀 수 있는 기회가 과연 올 수 있을런지...
씁쓸하네요.

인터넷의 힘이란 집단지성을 통한 정보의 비대칭의 해소라는 말씀에 소름돋았습니다. 저또한 시장을 꽤뚫어보는 안목을 길러 두에로님과 그란님의 행보에 적극 동참하고 싶습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소중한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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