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7)

in #coinkorea7 years ago

일곱번째 이야기 _ 당신을 설득할 수밖에 없는 이유

부장실 문 앞에서 직원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서있다. 서로에게 무언가 요구하는 듯 눈치를 살핀다. 직원들이 고 과장에게 눈치를 준다.
‘그래도 제일 나이 많은 과장님이 앞장서야죠.’
고 과장은 직원들에 부담스러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 따른 곳으로 눈을 돌린다. 헛기침도 해본다. 그러다 차대리와 눈이 마주치자 애절한 눈빛을 차대리에게 보내며, 마지막에는 윙크를 한다.
“앙∼. 차대리 제발 도와줘. 아무래도 여자가 말하는 게 낫지.”
차대리도 부담스러운 고 과장의 시선을 피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린다. 직원들이 서로 눈치전쟁을 벌인다. 이때 임대리 작은 소리로 말한다.

“데덴찌. 어때요?” 모두 서로 얼굴을 보다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데덴찌, 데덴찌...” 박부장이 들을까 걱정되는지 직원들은 속삭이듯 작은 소리로 모두 데덴찌 놀이에 열중한다. 방금전까지 퀴즈쇼에 참가하자고 박부장을 설득하는데 앞장서기 싫어하던 사람들이 게임이 시작되자 모두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바뀌었다. 몇 번에 랠리속에 결국 술래는 고 과장으로 결정되었다. 고 과장은 체념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박부장의 방앞에 다가선다. 손을 들어 부장실 문을 노크를 할려는데 박부장이 칫솔을 입에 물고 문을 열고 나온다. 고 과장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로 물러선다.

“뭐야. 왜 내 문 앞에 모여있는거야! 뭐 할 말 있어. 어?” 특유의 고성을 지르듯 말을 내뱉자 고 과장을 포함한 직원들 흠찔한다. 박부장은 양치를 하며 화장실 쪽으로 가려다 직원들 모여서 자신의 사무실 앞에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자 머뭇거린다.
“저 사실은... 부장님 빨리 화장실 가셔야죠.” 고 과장 말을 하다 말고 자신감을 잃은 듯 차대리의 손목을 끌어당겨 박부장 앞으로 보내고, 본인은 뒤로 주춤주춤 도망간다.
“뭐야, 빨리 말해.” 양치질 하던 박부장의 입에서 치약이 차대리 얼굴로 몇 방울 튄다.
차대리는 얼굴에 튄 치약을 닦으며, 잠시 망설이다 부장에게 말한다.

“부장님∼, 고 과장님이 회사 홍보하는 방송 이벤트에 참가하고 싶다는데요.”
“그게 무슨 소리야!” 박부장 양치질하던 치약이 입에서 튀어나와, 주변으로 넓게 퍼진다.
직원들 흠찟 놀라며 튀어나온 치약에 맞지않으려고 몸을 뒤로 젖힌다. 차대리는 팔을 들어 날아오는 치약을 막으며 말을 이어간다.
“저 사실은 부장님, 라디오 방송에서 하는 직장인 퀴즈대항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어떨까 해서요. 직장을 위해 따로 돈들여 홍보할 필요없이 점심때 전화 연결해서 퀴즈만 맞추면 회사 홍보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잖아요? 그리고 각종 부상도 있고요. 회사를 알리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응?”
차대리는 특유의 애교섞인 코멩멩이 목소리로 말을 했다. 차대리는 뭔가 부탁할게 있거나, 관심있는 이성에게는 그런 목소리로 말을 했다.
“이젠 할 일없으니까 별에 별짓을 다하고...” 박부장 입에 치약을 가득 담고 화난 표정을 지으며 못마땅해 했다.
“앙∼. 부장님!” 다시 차대리에 애교공세가 시작됐다. 박부장이 너무, 정말 부담스럽다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차대리가 계속 부장의 옷깃을 잡고 팔짱을 끼며 흔들어 댄다. 박부장 포기한 듯 말한다.
“그래 해, 하라고... 공짜라는데 뭐.라디오 퀴즈지 뭔지 알아서 하라고.”
잠시 고민하던 박부장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화장실 쪽으로 간다. 직원들은 환호성을 지으며 환성이 터진다. 그리고 박부장을 연호한다.
“우유빛깔 박부장, 박부장님 사랑해요 와∼”

박부장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칫솔을 물고 화장실로 향하고, 고 과장은 박부장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한다.
“저 그런데 부장님. 부장님께서 대표로 퀴즈쇼에 나가시는 걸로 했습니다.”
“무슨 소리야. 난 그런 거 못해.” 부장 놀란 듯 말한다.
“부장님 아무 걱정 마십시오. 저희가 옆에서 답을 찾아서 바로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
“꿀꺽.” 박부장은 순간적으로 놀라 입에 넣고 있던 치약을 삼킨다. 쓴 치약을 먹자, 표정 일그러지며 다시 눈을 동그라게 뜨고 고 과장에게 말하려다 다시 치약을 먹는다.
“꿀꺽. 푸악!” 화장실에서 뱉으려던 치약이 고과장 얼굴로 튀어나오고 박부장과 고 과장을 치약을 닦기위해 같이 화장실로 뛰어간다. 뒤에서 부장님 만세를 외친다.

드디어 바라고 바라던 여름휴가를 갈수 있게 됐다. 민정이가 떠오른다. 그녀와 처음으로 가는 해외여행을 준비해야한다. 머릿속에는 온통 여행지에 모습과 그녀와 함께 일어나 타국(他國)에서의 아침을 맞이하는 모습이 생각하면 숨이 떨린다.
민정에게 카톡을 보냈다.
“민정아! 여름휴가 유럽으로 가자. 이번엔 내가 다 준비할게. 아무 걱정말고 여행사 알아보고 있으니까 시간나면 연락줘. 사랑해!”
요즘은 바쁜지 바로 바로 답장이 오지 않는다. 예전에는 한시간에 한번씩 정말 귀찮을 정도로 찾더니... 이번 여행 때 한번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지 화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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