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교인들을 생각하면 애잔한 슬픔이 밀려온다.

in #christianity7 years ago (edited)

어제처럼 오늘도 세찬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이었다. 8월 중순은 무더위를 연상케 하는데, 연일 비가 와서 그런지 초가을의 서늘한 날씨를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일찍 어두움이 찾아온 저녁나절, 사방이 고요한 서재에 앉아서 하릴없이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충주의 한적한 시골에서 소수의 사람들을 모아 기도훈련을 시키는 아무런 힘이 없는 필자가, 우리네 교회와 목회자 그리고 아무 것도 모르는 교인들을 생각하면 애잔한 슬픔이 자욱이 내려앉기 때문이다.

엊그제 필자가 우리네 교회의 구원론은 가짜라는 제목을 단 칼럼을 쓰면서, 그 근거로 성경의 구절들을 조목조목 달아놓았다. 성경 곳곳에는 우리네 교회에서 말하는 한번 구원이면 영원한 구원이라는 구원론과, 1분짜리 영접기도를 하면 성령이 자동적으로 들어오신다는 교리에 충돌하는 말씀들이 널려 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교인들이 성령이 주시는 깨달음으로 성경을 읽지 않지 않으며, 성령과 깊고 친밀한 교제를 나누는 기도를 잊어버린 현실에 비추어볼 때, 필자의 칼럼은 달밤에 개 짖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칼럼 밑에 어떤 회원이 이런 댓글을 달아놓았다. ‘그렇다면 목사님! 성령을 어떻게 하면 받을 수 있으며, 그 증거를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이분의 나이로 보아 신앙의 연륜이 적지 않아보였다. 그런데 성령을 받는 방법과, 그 증거를 어떻게 아느냐는 질문을 읽고 잠시 생각이 깊었다. 왜냐면 이 시대는 성령의 시대이지 않는가? 성령이 누구신가? 전지전능한 하나님이시다. 성부 하나님의 영과 예수 그리스도의 영과 성령은 동일한 분이시다. 삼위일체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전히 성령을 받는 방법을 되묻고, 그 증거를 알 수 있느냐고 묻는 질문에 기가 막혔다. 왜 그런지 아는가? 그것을 모르고서는 신앙생활을 시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팩트가 우리가 마주한 암울한 현실이다. 우리네 교회에서는 성부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성경지식은 엄청나게 많이 가르치면서, 성령에 대한 가르침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왜 그런지 아는가? 성령은 지식으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능력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령의 능력이 없는 우리네 교회는 성령을 마치 투명인간처럼 취급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아무도 이 심각한 문제를 끄집어내고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에서 필자의 칼럼에 댓글을 단 회원의 질문을 보자. 이 회원은 성령을 받는 방법과 성령을 받았는지에 대한 증거를 물어보고 있다. 성령을 받는 방법을 진짜로 모르고 질문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아는 것과 달라서 질문한 것인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런 질문을 했다는 자체가 암울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직도 성령이 내려오시는 방법을 확신하지 못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한 게 형편없이 엉터리라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거의 대부분의 우리네 교인들은 성령이 내주하지도 동행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성령이 계시다고 가르치기는 하지만, 성령과 동행하고 있다는 말은 함부로 내뱉을 수 없다. 성경의 위인들이 죄다 하나님과 동행하였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경의 위인들과 같은 놀라운 성령의 능력을 삶의 현장에서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서 성령이 들어오신다고 가르치기는 하지만, 성령과 동행한다는 말은 하지 않는 이유이다. 그러나 그 말이 그 말이지 않은가? 성령이 들어오셔서 거주하시면, 당연히 동행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성령과 동행한다는 말을 쓸 수 없는 우리네 교회의 가르침에서 괴이함이 묻어난다. 이러한 가르침은 말장난과 언어유희에 불과하다는 게 너무도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우리네 교회에서는 1분짜리 영접기도를 하면 성령이 들어오셨다고 가르치지만, 성경의 위인들처럼 성령과 동행하는 사람들을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네 교회의 가르침이 곳곳에 서 거짓투성이인 게 드러나지만, 아직도 거짓교사들인 신학자들의 교리가 우리네 교회에서 번창하고 있는 게 섬뜩하지 않은가? 초등학생조차 알 수 있는 내용을, 엄청나게 많은 교인들이 그걸 까마득히 모르고 있다는 게 말이 되는가?

또한 이 회원이 필자에게 성령이 내주하는 증거가 무엇이냐고 물어본 대목을 생각해보자. 성령이 내주하는 증거는 신약성경에서 도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사도행전에는 성령이 인도하셔서 초대교회를 세워나가는 사건을 기록한 내용이다. 그런데 대학생이 구구단을 물어보는 것처럼, 신앙의 연륜이 오래 되었는데 아직도 성령이 내주하는 증거를 필자에게 물어본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은가? 이는 성경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물어보아야 하는 질문이다. 그러나 이 회원이 필자에게, 왜 이런 질문을 했는지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도 역시 성경을 읽어서, 성령이 함께 하는 사도들과 제자들이 했던 사역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자신에게 이런 성령의 증거와 능력이 나타나지 않아서일 것이다. 우리네 교회는 영접기도를 하면 성령이 계시다는 걸 믿으라고 다그치고 있지만, 아무도 사도들처럼 자신들의 삶에서 성령의 능력을 드러내며 영혼을 구원하는 사역을 하는 이들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아무런 성령의 증거나 능력, 변화나 열매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성령이 있다고 믿는 게 믿음이니까 믿어주라고? 이런 투의 속임수는 어린아이에게조차 통하지 않는 거짓말이 아닌가? 그런데 더욱 무서운 것은, 그런 허접스런 속임수와 어쭙잖은 사기극이 버젓이 우리네 교회에 만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왜 우리네 교회와 교회지도자와 교인들에게 이런 기이한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는 바가 아니다. 바로 미혹의 영이 우리네 교회지도자의 머리를 타고앉아 자신들의 생각을 넣어주고 속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혹의 영이란, 속이는 걸 공격무기로 사용하는 귀신의 무리이다. 당신이 다니는 교회에서 귀신에 대해 말하는 것조차 꺼리는데, 미혹의 영에 대해 들어본 적이나 있겠는가? 그래서 미혹의 영은 성경에나 있는 귀신의 별명으로 치부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네 교회는 미혹의 영에 사로잡힌 교회지도자들에 의해 거의 대다수의 교인들이 깊은 잠에 빠져 있다. 그래서 건조하고 냉랭한 영혼과 무능하고 무기력한 믿음으로 고단하고 팍팍하게 살아가고 있다.

아무런 힘이 없는 필자가 아무리 소리 높여 외쳐도 아무도 듣지 않는 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이 말을 또 끄집어 낸 이유는, 우리네 교회지도자들이 귀신들의 좀비노릇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하나님의 종으로 떠받들면서 지옥으로 내닫고 있는 수많은 영혼들을 생각하면 애잔한 슬픔이 앞을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불쌍하기 짝이 없는 우리네 교인들에게 닥칠 지옥의 재앙과 저주가 생각나서, 다시 한 번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본다.

크리스천 영성학교, 쉰목사

Coin Marketplace

STEEM 0.16
TRX 0.15
JST 0.027
BTC 60244.17
ETH 2333.72
USDT 1.00
SBD 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