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믿음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가 내 삶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 주고,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기뻐하며
진정한 자유와 해방을 삶으로 보여 줄 때,
이들에 대한 신뢰로부터 믿음은 생깁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마다, 그들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당신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당신을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임을 분명히 밝히신 것은,
믿음이 확실한 증거가 아닌 권위 있는 증언과 지혜로부터 나오는 것임을 일깨워 주신 것입니다.
하느님의 지혜는 인간의 지식과 다릅니다.
인간의 지식은 인간 스스로의 힘으로 모든 것을 이루어 내려는
바벨의 탑을 쌓아 “제 빵을 먹던 그가 발꿈치를 치켜들며 저에게 대들었습니다.”라는
교만의 길로 들어서게 합니다.
실제로 인류는 과학 기술의 진보와 인본주의의 이데올로기를 통해
신 없는 유토피아를 꿈꾸며 살아왔지만,
인류가 여전히 겪고 있는 폭력과 전쟁, 불의와 모순은 사라지지 않고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전도 여행 중에 들른 안티오키아에서,
회당에 모인 이들에게 구약 성경에서부터 시작된 하느님 구원의 대서사시를
감동적으로 들려줍니다.
예수님의 출현과 그분의 구원 업적이,
이스라엘 백성이 겪어 온 구원에 대한 갈망을 채워 주는 궁극적인 완성임을
설득력 있게 전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도 이미 믿음을 통해 성장한 이들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믿음은 언제나 교회 안에서 성장하고, 교회를 통해서 표현되며,
교회와 더불어 실천되는 것임을 잊지 맙시다.
(송용민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