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을 좀 내 봅니다, 카페장님, 회원님들 일독 부탁 드립니다. 참고 ㅎㅎ

in #cafe6 years ago (edited)

pc_emot_co.gif

모 카페에 300B 청음 비교 글을 올렸더니 황당한 댓글이 붙어 아침부터 긴 글 날립니다.

안녕하세요? 카페 회원으로 가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1인입니다. 먼저 인사 드리고...

취미가 생계로 이어질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처음엔 중고만 취급하다 시장의 한계와 거듭되는 거래상 분쟁, 그리고 향후 전망 등등을 고려해서 서서히 신품 수입으로 전환 중이고 향후에는 제조까지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해서 운산티앤씨라는 업체까지 설립했습니다.

물론 아직도 중고 거래는 하고 있습니다만, 판매하는 중고 제품에 대해서도 나름의 원칙 갖고, 최대한 신용을 얻고자 부단히 노력을 기울여 여태까지 큰 문제 없이 업을 이어왔습니다.

나도 처음엔 어딜 가면 싸게 구하는 방법이 있는데 왜 저리 비싸게 파는가 하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분노해 하는 바가지 상술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인정은 하고 같이 개선해 나갔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지요.

그러나 개인과 달리, 업자는 이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즉 생계가 달린 문제이니 마진을 감안하지 않은 상행위는 자살이나 마찬가지란 뜻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특정 물품의 가격에 대해서는 가격 책정의 배경이 동호회나 일반 개인과는 판이하게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요소들, 즉 업자 가격 책정의 요소들을 간단히 나열해 보면 최초 물품 대금, 해외에서 오는 경우 현지/항공 운송비, 관부가세, 그리고 도착해서 발견되는 고장에 대한 수리비, 가게 유지비등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보이지 않는 요소들도 감안이 되어야 하지요. 예를 들자면 수리의 경우 수리비 외에 수리를 하자고 오가는 시간과 기름값등등입니다. 마지막으론 나의 인건비입니다. (설마 이걸 다 무시하라고 하시진 않겠지요? 난 분명히 동호인이 아니니까, 그래서 업자 장터에 몰건을 올리니까요.)

예를 들어 내가 있는 지역에서 서울 종로에 있는 수리점을 한번 오가는데 드는 비용을 계산하면 왕복 50킬로에 톨게이트 비용만 6천원 정도 듭니다. 워낙 오래된 차라 연비는 7킬로. 50/7하면 7리터이니 기름값은 만원 정도입니다. 여기에 톨비 6천원, 그리고 최저 임금 기준으로 4시간 정도 잡으면 기기 하나 수리하자고 드는 비용은 5만 6천원 정도가 됩니다. 하지만 누가 이렇게 후하게 계산하겠습니까? 인건비는 전 직장 기준으로들 하시던데 그런 계산 방식이면 구입 원가 20만원, 회원 시세 40만 원하는 기기의 비용은 금방 30만 원 선에 육박합니다. 수리비 제외한 비용만 입니다. 하나 더 있네요. 가게 비운 사이, 판매를 못한데서 발생하는 기회비용도 있습니다.

회원들께선 한달 생활비로 얼마나 지출하는지 모르지만 대당 10만원 마진 남긴다고 하면 내 기준으론 400만 원 정도가 필요하니 한달에 무려 40대의 기기를 팔아야 겨우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하나 팔 때 딴딴하게 마진 남겨야겠다 싶고, 또 그러다 보니 무리한 가격 책정이 이루어지나 봅디다.

하지만 이런 정보도 결국 내가 업자가 되고 나니 얻어진 것이지 그전까진 나도 잘 몰랐던 사실들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은 책정하지 않으려 노력했고 그 결과 비록 성질은 드러워도 남을 속이거나 부당한 이익을 노리는 꼼수는 부리지 않는다는 평은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의 자정을 나 혼자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또한 현재 시장의 침체가 반드시 업자들의 농간만으로 발생되었다곤 보지 않습니다. 실제 만나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피해는 외려 개인간 거래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중고 기기의 컨디션을 사용자가 가장 잘 압니다. 하지만 구매자는 당장 알아낼 수가 없지요.

중고 시장은 특징은 현찰 박치기로 요약됩니다. 일단 보고 돈을 지불했으면 일수불퇴, 낙장불입이라는 거죠. 그리고 고장에 대한 책임을 딱히 누군가에게 전가시킬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소위 말하는 개런티라는 것이 존재할 수가 없지요. 게다가 AS는 언감생심입니다. 그러니 자연히 분쟁이 잦을 수 밖에요.

한편 다른 제품과는 달리 오디오는 취미 중 까다로운 청각과 시각에 좌우되는 분야입니다. 구매 후 며칠 되지 않아 고장 난 물건, 항의해도 답도 없는 판매자, 버리자니 아깝고 쥐고 있자니 볼때마다 화가 치솟습니다. 게다가 고물상으로 통하는 일부 업자들의 농간도 결코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죠. 여기에 대해선 잘 알고 계시니 생략하겠습니다.

결국 이런 모든 요소들이 요즘 말하는 케미를 일으켜 지금의 시장 침체를 가져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물론 경기 침체도 감안해야 하지만 말입니다. 더하여 쓸만한 기기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해외에서 사오는 방법, 괜찮을까요? 우선 법적으로 다 걸립니다. 스피커도 걸자면 걸립니다. 모든 전자제품은 전기안전법 대상이고 모든 모델에 대하여 3-400만 원 정도의 비용을 들여 안전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이는 중고품도 예외가 아닙니다. 사실 해외에서 가져오시는 모든 전자제품은 원칙상 불법이지만 개인적 용도라 눈감아 주는 것에 불과하죠. 이 대목을 잘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에 인용되어야 할 부분이니까요.

이젠 해외도 만만치 않습니다. 먹고 살만해진 중국, 베트남, 러시아, 동구권 국가에서 까지 선진국에서 나오는 빈티지 오디오에 입질하기 시작한 건 오래 전 일입니다. 예를 등어 산수이나 마란츠 같은 인기 제품과 부속 모델들은 국내에서 구하는게 차라리 더 저렴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싸다해도 구매가의 배 이상이 비용으로 들어가게 되지요. 게다가 파손이나 사기, 의도치 않은 고장 위험까지 부담해야 합니다. 그제 나도 속이 텅 빈 리시버 하나를 받았습니다. 당연히 따져야 하겟지만 그게 그리 생각처럼 쉽게 되지 않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고만으론 버티기 힘들겠다 싶은 생각이 절로 들지요. 해서 신품 구매 대행을 도입했다가 지금은 아예 대리점권을 따서 나가야 겠다고 방향을 정한 겁니다. 그리고 그 일환으로 소개된 제품을 비롯해 몇가지를 판매하기 시작한 거죠. 하지만 난관이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판매자들은 대량 구매를 원하지 한두개 사가는 방식은 원하질 않거든요. 그리고 대금 지불도 까다롭습니다. 일부 사이트에 이용되는 안전구매 방식은 발목을 잡게 되니 대개 거부를 합니다. 그리고 사간 후 생기는 말썽도 원하질 않죠. 그래서 싸게 넘기되 대량구매방식을 택하는 거죠. 이때부터는 단순한 구매가 아닌 정식 무역이 됩니다. 전자제품의 무역, 쉽지 않습니다. 이런 저런 법적 검토도 해야 하고 그것을 해결했다고 당장 들여 올 수는 없습니다.

가장 큰 문젠 고장에 대한 AS입니다. 전술했던 것처럼 수리 한번 오가는데 10만 원 가까운 비용이 드는데다 수리는 공짜가 아닙니다. 싸게 해서 5만 원으로 잡지요.

자... 100만원에 팔고 보장 기간 중 소비자 과실이 아닌 고장이 나면? 그 자리에서 100만 원이 85만 원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게다가 그 시간 동안 일을 못해서 발생하는 기회 비용도 무시 못합니다. 그렇다면 판매가는 더 떨어질 겁니다. 사자말자 고장나면 그게 품질에 문제가 있지.. 맞습니다. 하지만 삼성 전자 스마트폰도 사고 나서 고장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그래서 서비스센터를 운영하는 것이고,

난 그럴 여력이 되지 않습니다. 서비스 센터 운영할 능력이 안되는 거죠. 해서 구상한 방법이 구매대행과의 혼용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쉽지 않습니다. 오는 도중 파손은 나나 업체의 문제가 아닙니다.

현지 배송-> 현지 세관 -> 항공 혹은 해상 운송 -> 국내 세관 -> 국내 배송. 이 복잡한 단계에서 누가, 어디서 어떻게 파손을 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책임 한계를 분명히 하고 협약을 맺지 않으면 실컷 인도해 주고 파손으로 인한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합니다. 혹시 통관장 가보셨습니까? 택배 물류센터는? 물건 다루는 장면을 보시면 기가 막힐 겁니다. 굴리고 던지고... 하지만 하나 배달에 고작 7-8백원 받는 그들 입장에선 시간 절약을 위해선 어쩔 수가 없지요. 욕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실제 온라인 상에서 신품 구매대행을 보시면 누구도 파손이나 고장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반품은 가능합니다만 비용이 듭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정말 빠싹하지 않으면 구입가의 상당 부분이 날아가게 되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잘 보셔야 합니다. 관부가세는 보통 포함하지 않거든요.

이 모든 걸 다 협의하고 향후 발생할 문제까지 짚어 아래 제품들의 가격이 책정된 거죠. 하지만 이도 비싸다 생각하시면 직접 업체를 접촉해서 사오시면 됩니다.

보스 웨이브 뮤직센터 IV를 현대 백화점에선 110만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런 저런 비용과 마진을 붙여도 난 80-85만 원 정도만 가져 올 수 있지요. 하지만 이젠 하지 않습니다. 수리점에 알아 보았는데 수리가 안되는 경우가 많답니다. 이런 경우는 정말 낭패입니다. 반품 신청한다고 제품이 제 발로 미국으로 가진 않거든요. 그렇다고 현지 수리를 하나요? 국내 센터는 받아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세탁기도 마찬가지. 어느 가게에선 80만 원에 파는가 하면 다른 곳에선 60만 원에 판매합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여 비싸게 파는 가게에 가서 따지시는지요?

따지시면 뻔한 대답이 나옵니다. 거기 가서 사라...

이런 예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남쪽에서 나는 배추 하나 가격은 2-3백원 정도 하려나요? 하지만 마트에선 2-3천 원이죠. 비싸면? 직접 가서 사오시면 됩니다. 그러나 비용이 부담되죠. 택배로? 그래도 비쌉니다. 설사 공동구매해도 그 중엔 썩거나 상한게 있을테죠. 그건 어찌할까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만약 내가 아래 앰프들을 전안법에 따라 인증받고 서비스 센터 만들어 판다면? 과연 저 가격에 팔 수 있을까요?

댓글 남기시기 전에 한번쯤 이런 고민도 같이 해보셨으면 하는 생각에 긴 글을 남겼습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방법이 있다면 공유하고 싶은 분끼리 공유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남의 판매글에 그런 무례한 댓글을 남기시면 어떻게 합니까?

그런 분들은 동네 마트 한 군데에서 비싸게 판다고 그 가게 앞에 현수막 붙이며 여기선 사지 마라고 하시는 것과 뭐가 다른지요? 그리고 만약 귀하가 올린 물품에 누군가 이건 비싸다, 이거 어디 가면 얼마에 파는데 식으로 댓글을 다면 어떤 마음이 들지 생각해 보셨나요?

역시사지 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18
TRX 0.16
JST 0.030
BTC 60480.09
ETH 2363.08
USDT 1.00
SBD 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