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221. 가이포크스 가면

in #busy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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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혹은 탈의 역사는 원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이 가면을 쓰게 된 것은 동물을 사냥하기 위해서 위장을 하려는 목적에서 시작된 것이었으며, 이후에 주술 신앙 축제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서 사용되면서 인류문화의 한 요소로 자리잡게 된다.

가면의 위장적 장점은 가면을 착용한 이로 하여금 자신의 얼굴을 숨기게 하여 일상에서도 생각지 못한 대범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심리적 자극을 하는 것에 있다. 평소에는 용기를 내지 못하던 젊은이들이 가면무도회를 통해서 이성에게 다가가거나 권력에 대한 풍자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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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례에서는 1605년 영국의 가톨릭 탄압에 저항하여 영국국회의사당을 폭파시키고자 하였던 주동 인물인 가이포크스가 가면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가이포크스는 1605년에 영국 웨스트민스턴 지하에 화약을 설치했던 화약음모사건의 주동자였다. 제임스 1세와 그의 추종세력이 영국 국교회를 옹호하고 가톨릭과 청교도를 탄압하자 이것에 반발하여 살해하려다 거사 직전에 발각되면서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결국 그는 이듬해인 1606년에 극형에 처해지는데, 후대에 영국인들은 가이포크스가 거사를 단행하려던 11월5일을 가이포크스데이 로 지정해 기념을 하고 짙은 콧수염이 그려진 가이포크스 가면을 쓰고서 화려한 불꽃놀이를 즐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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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 가이포크스는 여러 문학과 영화 등에서 저항과 무정부주의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게 되고, 가이포크스 가면은 80년대에 등장했던 만화형태의 소설이었던 '브이 포 벤데타' 에서 주인공이었던 '브이' 가 쓰고 '나오는 것으로 유명해졌고, 2006년에는 미국에서 제작된 동명의 영화로 일반에게 가이포크스 가면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래서 가이포커스 가면을 쓴다는 것은, 권력에 대한 저항이자 그 저항의 힘을 얻어내기 위해서 두려움 없는 용기를 끌어내기 위한 위장적인 도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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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항항공 직원들이 촛불을 들고 시위를 하면서 가이포크스 가면을 쓴 채로 시위를 하고 있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가이포크스 가면을 쓰고서 촛불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대부분 가면을 쓴 채로 모이고 해산할 때에도 가면을 쓴 채로 흩어지는데, 대한항공의 사측에서 나온 직원들이 시위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밝혀내어서 인사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얼굴을 감추려고 가면을 쓴다는 설명을 하고 있다.

대한항공 내의 사측만이 아니라 민주노조를 표방한 노동조합마저도 회사를 견제하려는 세력이 아니라, 오히려 한진그룹 조씨일가의 손발역할을 해왔다고 하니, 이들 대한항공 촛불시위 참석자들이 얼굴을 가리고서 조씨일가의 권력 횡포에 저항 할 수 밖에 없는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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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영국에서 시작되었던 권력의 횡포에 저항하기 위한 가면의 역할이 이제는 현대에 들어서도 권력의 횡포에 대한 저항운동의 상징적인 도구로서 여전히 사용되어지고 있으니, 역사는 계속해서 반복된다는 설명이 정말 일리있는 설명 같기도 하면서 또한 시대가 흘러도 여전히 힘없는 자들은 가면을 쓰고서 권력에 저항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이 참으로 서글프기도 하다.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가이포크스 가면은 저항운동의 상징이자 저항하는 자의 용기를 만들어내는 상징적 위장 도구이지만, 정작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나타난다는 것이 권력에 대한 저항으로서 만이 아니라 감동적이고 희망적인 사연으로서의 위장도구로 사용 되어지는 해피한 스토리를 가진 역사적 사건도 언제가는 한 번 정도 발생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은 이 시대의 누구나 바라는 것이라고 상상 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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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머니나.
전가면을 무서워해요.
꾸욱하고가요

아아 그래서 그런 가면을 쓰는거였군요. 이번에 제발 그집구석 누구든 처벌 좀 받았으면 좋겠어여. 엄마부터 시작해서 딸들까지 온 집안 사람이 한결같이 못되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에요. 다른 집 딸한테 폭언 폭력에, 자기집 딸은 또 남의집 귀한 딸 얼굴에 물 뿌리고... 어이가 없습니다.

요즘들어 스팀잇도 익명 게시판이 있었으면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ㅋ
예전에 익명 희망 글을 구글 메모로 전달 받아 대신 포스팅 해주는 계정이 있더군요 ㅎ
너무 공개되어 있는 것도 가끔은 불필요 하다는 생각이...

가면의 의미 잘 공부하고갑니다~!

역사는 반복되지만... 가면을 쓰고 저항할 수 밖에없는 현실은 너무 안타깝고 슬프네요!

가이포크스... 어찌 보면 가면이 좀 무서워 보입니다. 가면쓰면 더 용감해 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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