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언론 여행기(낙태죄에 대하여)

in #busy6 years ago (edited)

<대문사진: @bbooaae님 제작 및 기증>

1. 다시 뜨거워지는 낙태죄 폐지논란

최근에 다시 낙태죄에 대한 이야기들이 등장하고 있다. 나는 낙태죄를 존치해야한다는 입장이며, 모자보건법에 정해둔 예외규정들을 보다 현실에 부합하게 개정해야한다는 입장이다.

2. 자녀에 대한 권리와 의무

나는 먼저 권리와 의무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어떤 이는 여성이 자궁을 가지고 있는 만큼 낙태에 대한 결정권은 여성에게 있다고 말은 한다. 나는 인정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자녀에 대한 권리는 남성도 가지기 때문이다.

자녀를 원치않는 남성의 의사에 반하여 여성이 임신할 수 있는가? 자녀에 대한 권리와 의무는 남녀 모두가 가진다. 그것이 뱃속에 있을 때는 여성만 지고, 태어나야 남성도 진다? 자녀에 대한 권리와 의무는 절대 여성고유의 권리와 의무가 아니다.

3. 부끄러운 우리의 현실

여러 기사들을 읽으면서, 참으로 부끄러운 현실을 만났다. 2010년에 비해 가장 최근 조사한 낙태현황이 비슷하거나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피임의 기술은 10년보다 더 발전했는데. 낙태는 더 늘었거나 줄지 않았다?

지금 낙태폐지론자들은 과거에 비해 낙태 수가 줄지 않았으니, 낙태죄를 폐지해야한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비약이 있다. 낙태죄 규정의 실효성이 없음을 근거로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기에는 그동안 수사기관은 낙태죄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과거 국가가 발본색원하려고 칼을 들었던 성매매와 달리.

검찰청 통계와 여성계가 조사한 낙태현황을 보라. 엄청난 괴리를 확인할 수 있다. 나는 확신한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낙태죄에 대한 처벌을 남성과 여성 그리고 의사에게 집행한다면, 많은 국민들이 피임에 충실할 것이라고!

4. 우리의 인식과 행동을 변화시켜야 할 때

나는 정부와 정치인들이 조금 더 결단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위의 현실을 확인한 정부라면 국민들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성관념이 얼마나 안일한지를 반성해야한다고.

그리고 정부와 정치 역시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모습이 타당하지 않을까. 청소년의 성교육을 재정비하고, 청소년의 피임접근을 완화하고,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는 부모의 재산권을 강제집행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미혼부모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힘쓰는 등 근본적이고 세부적인 법과 제도를 만들겠다고 말해야 한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유산 손 손보호 태아 보호 산토 도밍고 교회 살다 아기 환생>

5. 피임에 대한 경각심을 남성들에게

범죄로 규정된 지금도 낙태는 줄지 않았다. 그런데 낙태가 개인의 선택이 되면 얼마나 늘 것이며, 피임에 기반한 건강한 성관계는 더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피임과 임신위험성은 여성에게 쉽게 전가될 것이다. 현재도 처벌받는 남성들은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범죄가 아닌 순간 남성들은 더 회피할 것이다. 안 보아도 그려진다.

나는 여성이 임신에 대한 위험을 부담하는 만큼 남성은 피임에 대한 책임을 더 부담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시대는 남성 홀로 경구피임, 콘돔 그리고 정관수술을 할 수 있는 시대이다. 이처럼 개인이 다중피임이 가능한 현실이다.

그리고 기사를 보면 낙태사유로 피임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다수인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접근성만을 고려하여 남성은 콘돔과 경구피임을 여성은 경구피임을 할 때 임신할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다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피임도구들이다.

나는 우리가 자성하고 피임을 통한 건강한 성관계를 강조해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낙태죄를 폐지할 것이 아니라 모자보건법의 예외사유를 개정할 때라고 생각한다. 특히 성범죄에 따른 낙태는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부분에서 시기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

6. 남성 역시 처발받는 낙태죄

낙태죄는 '여성'과 '의사'만 처벌받는게 아니다. 단순히 규정에 '남성'이 함께 명시되어있지 않다고 '남성'이 처벌받지 않는 것처럼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물며 JTBC 정도되는 언론도 여성과 의사만 처벌받는 것처럼 기사를 쓰는 것을 보고 요즘 기자들이...

'남성'도 낙태교사로 함께 처벌 받는다. 나는 이런 오해를 없애기 위해서 낙태죄 조문에 남성도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평소에 남성이 낙태를 종용한 적이 있다면, 여성이 남성 몰래 낙태를 했어도 남성을 낙태교사로 처벌한 판례도 있다.

7. 예상할 수 있는 결과에서도 책임지지 않는다?

성기가 접촉하는 성관계는 임신의 위험을 가진다. 정신에 이상이 없다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어떤 분은 피임도 불완전하다는 논리를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나는 "그것까지 인식하고도 성관계를 하셨군요."라고 되묻는다.

원치않는 결과라서 받아들이지 않겠다? 이런 논리라면 우리가 책임질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예상할 수 있는 결과를 우리가 원하지 않았다고, 책임지지 않겠다는 발상을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8. 낙태죄 폐지가 여성에게 유익한가?

남성으로서 낙태죄 폐지는 나에게도 유리하다. 법적 책임을 함께 질 필요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여성인 가족(여동생)이 있다. 나는 진정으로 낙태죄 폐지가 여성을 위한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피임에 관심을 가지고, 여성이 지는 임신에 대한 부담감을 공부했던건 낙태죄의 존재가 큰 몫을 했다. 낙태죄의 존재 자체가 나에게 법적인 책임을 여성과 함께 지도록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성인군자가 아니다. 법과 제도 같은 하드웨어와 교육과 도덕 같은 소프트웨어가 함께 가야지. 소프트웨어만으로 책임있는 행동과 문화를 만들겠다? 요순임금이 무덤에서 되살아나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9. 낙태죄가 폐지되면 좋은 점들?

지금 낙태죄가 폐지된다면, 아직 처벌받지 않는 남녀들은 법적 면죄부를 받을 것이다. 임신을 하더라도 중요한 시기(예: 학업, 취업)에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 경제적으로 준비되지 않을 때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 자유로운 성생활(예: 원나잇 등)이 보장된다.

그러나 그 과정에 남성도 여성 옆에서 함께 하고 있을까? 지금도 회피하는 마당에... 제발 천천히 우리의 안일한 현실을 보고, 천천히 사유해보았으면 좋겠다.

나는 미래에 내 딸을 위해서 낙태죄 폐지를 반대한다.

<후문사진: @bbooaae님 제작 및 기증>


Sponsored ( Powered by dclick )
데이빗 SMT 토큰 상장 MOU 체결 - 스팀헌트, 이스팀, 유토피안, 액티핏, 펀디션, 테이스팀, 트립스팀, 디클릭, 엔토파즈, 케이팝스팀 공동 추진

안녕하세요, 오늘은 스팀헌트가 증인 활동을 시작한 이후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에 관한 소식을 전...

Sort:  

주말 잘보내세요 미세먼지가 심하네요 :)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였습니다.

어려운 문제입니다
허나 저도 낙태죄 폐지는 반대합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17
TRX 0.15
JST 0.028
BTC 62205.55
ETH 2397.85
USDT 1.00
SBD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