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서 여행기(소크라테스의 변명)

in #busy6 years ago


<대문사진: bbooaae님 제작 및 기증>

1. 악법도 법이다? 소크라테스?

나는 며칠 전에 큰 충격을 받았다. 유투브 영상을 보던 중에 어떤 윤리강사가 대학을 다닐 때에 일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는 악법도 법이라는 말을 소크라테스와 같은 성인이 했을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본인이 직접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었는데. 그 어디에도 "악법도 법이다"라는 문구는 없었다고 했다.

나는 주입식 교육의 수혜자로서 소크라테스라고 하면 다음과 같은 키워드들이 떠오른다. 절대주의, 이성중시, 삼파술, 무지의 지, 감성을 중시한 소피스트들과 대립 거기에 '악법도 법이다'라는 그의 명언을 함께 외우곤 했다. 그런데 그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니... 나는 충격을 받았다.

그 강사는 더불어 하나의 추측을 이야기했다. 소크라테스의 권위와 죽음을 이용해 누군가 위대한 성인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했다고 거짓을 퍼트린 것은 아닐까? 그렇게 함으로써 악법도 법이기에 지켜주길 원했던 것은 아닐까? 그게 사실이라면 참으로 무서운 이야기다.

더구나 나는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물론 내 주장의 전제는 '민주적인 사회'이다. 예를들면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소방관들이 지방직 공무원 상태인 상황은 소방관에게 악법일지 모르지만, 나는 일차적으로 준수하고 수용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민주적인 사회에 살고 있고, 그 말은 변화와 선택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어째든 나는 위대한 성인의 권위를 빌려 이 말을 자주 인용하곤 했는데. 사실이 아니라고 하니. 나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앞으로 이 말을 인용하지 말아야겠다. 그 충격으로 나는 이번에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구매해서 읽었다. 정말 없었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은 찾아볼 수 없다.

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에서도 나온 "악법도 법이다"는 잊어라.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

2. 소크라테스가 선 법정의 모습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으면서 내가 느낀 것은 소크라테스의 유무죄도 아니었고, 그가 받은 형량의 적정성도 아니었으며, 그가 말한 이야기들의 타당성과 논리력도 아니었다. 나는 이 법정에서 대한민국 곳곳에 산재한 '편협함'과 '배타성'을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편협함'과 '배타성'을 보는듯 했다.

소크라테스는 많은 아테네 시민들중에 다른 생각을 가진 한 시민에 불과하다. 민주주의를 스스로 자랑하던 아테네가 소크라테스에게 사형을 선고했을 때 아테네의 운명도 정해졌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주고 받은 수 많은 이야기들을 보면, 다수의 아테네 시민들은 자신의 생각과 다른 소크라테스가 곱게 보지 않은 듯하다. 

혹시 나는 스스로를 아테네 시민 무리에 맞추어 넣고, 우리 사회의 소크라테스를 사형시키지는 않았는지... 깊이 생각해볼 문제이다. 우리 사회가 소크라테스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도 생각해볼 문제이다. 내가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으며 느낀 점은 바로 이것이다. 나는 얼마나 많은 소크라테스를 죽여왔고 또 죽이고 있는가.

얼마 전에 읽은 밀의 '자유론'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리더라면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하는 내용이다. "반론을 가진 자가 없다면 일부러라도 만들어서 다수의 견해를 건강하고 생동하게 해야한다" 이를 두고 밀은 '악마의 대변인'이라고 했다. 다수의 의견이 아무리 옳다고 보여도, 소수의 의견이 없다면 빛날 수 없다고 밀은 이야기했다.

어쩌면 소크라테스가 죽은 사회는 예견된 것일지도 모른다. 자라나는 아이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어른들의 모습, 엉뚱한 질문에 모두가 조롱을 보내거나 무시하는 교실과 강단 등. 생각해보면 많은 이들이 소크라테스였다가 아테네 시민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 역시 그렇다. 그리고 가끔은 다시 소크라테스의 자리에 서기도 한다.

기억하자. 많은 부분을 아테네 시민으로 옮긴 나와 당신이 빛날 수 있는 건 다수가 보지 못하는 것들을 알려주는 소수의 소크라테스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소수의 소크라테스들에게 감사하며, 그들과 교류하고 토론하는 행동이 아니라 죽이는 행위는 우리 사회가 지양해야할 것이다.

위대한 성인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죽음을 판결하는 자리에서도 아테네 시민들과 '대화'를 했다. 대화를!!!

<사진출처: 픽사베이/ 보류 지주 포용 육성 손 소중히 값 인 환영 인사말 포용 출시 허용 가자>

3. 소크라테스형 오해해서 미안해~^^

<사진출처: 픽사베이/ Philosophy Greece Socrates Sky Knowledge>

<영상출처: 유투브/ 마미손 - 소녀점프>

<후문사진: bbooaae님 제작 및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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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리토 유저 왈 : 「다운보팅 없이도 우리는 잘 해낼수 있습니다. 여러분 」 에 대한 갠적인 느낌

동의하는 점도 있고 그렇지 않은 점도 있는데 여러분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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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ko.m.wikipedia.org/wiki/악법도_법이다

"일본의 법철학자 오다카 도모오가 출판한 그의 책《법철학(法哲學)》에서 실정법주의를 주장하면서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든 것은 실정법을 존중하였기 때문이며, “악법도 법이므로 이를 지켜야” 한다고 썼다. 이후 소크라테스가 한 말로 와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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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그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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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나도 들었었지. 소크라테스는 그런말을 안했다고 ^-^

아... 역시 지성인...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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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자신을 알라' 도 소크라테스가 한 말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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