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화 여행기(마약왕)

in #busy5 years ago (edited)

<대문사진: @imrahelk님 제작 및 기증/ 하품사진을 멋지게 편집해주셨군요^^>

1. 기대감에 시작해서 지루함으로...

나는 어떤 영화를 볼지를 결정함에 있어서, 등장하는 배우를 먼저 확인한다. 좋은 재료가 있더라도 잘 조리하지 못하면 음식은 맛이 없다. 영화를 조리하는 사람은 배우이다. 그래서 나는 배우를 먼저 보고, 영화의 큰 줄거리를 본다. 특히 송강호, 최민식과 같은 대선생님이 나온 영화는 반은 먹고 들어간다.

그러나 영화가 시작하고 30분 정도가 지나면서, 나는 지루해졌다. 영화가 이질적인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뜬금없이 던졌기 때문이다. 마약범죄라도 수출되어 외화를 벌 수 있었다면 묵인되었던 시대비판과 광기에 찬 인간의 욕심과 집착에 집중했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영화는 사이 사이에 독재정권의 비판(민주화 운동 및 중앙정보부의 만행)을 보여준다.

나에게는 그 점이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었다. 얼마나 방해가 되었는지 송강호 선생님은 마약왕 '이두삼'을 엄청난 열연했지만, 인상깊은 장면이나 대사가 없다. 송강호 선생님께서 그 정도였으니, 다른 배우들의 장면과 대사는 말하지 않아도...

영화는 수출만 하면 범죄도 용납이 되었던 시대, 돈과 권력을 향한 끝을 알 수 없는 인간의 욕심 그리고 배신에 집중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영화는 더욱 몰입도가 높았을 것이다. 인간에게 최고의 쾌락을 선사하는 동시에 최악의 타락을 주는 '마약'이라는 소재를 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 영화 입장권/ 마약왕/ 현역 시절 지역대장님과 함께 영화를...>

2. 시대가 만든 마약왕 '이두삼'

금세공업자인 '이두삼'은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하는 인물이다. 내 눈에 '이두삼'은 시대와 사회가 만든 '광인'이다. 교도소에서 나와 다시 '이두삼'이 마약제조 및 판매를 하기 위해 동업자로 '최진필'을 만나서 나눈 대화를 보면, 시대와 사회가 '이두삼'에게 어떤 교훈을 주었는지 알 수 있다.

이두삼: "이 나라는 어려울 때 전화 한 통 넣을 수 있는 번호가 없으면 못 사는 나라다."

뼈가 있는 말이다. 돈 그리고 돈을 통한 인맥만 있으면 죄를 지어도 멋지게 살 수 있는 시대과 사회는 이두삼에게 무엇을 가르쳤을까? 그리고 '이두삼' 본인 역시 돈과 돈을 통한 인맥으로 동원하여 교도소에서 사회로 그리고 검찰청에서 사회로 다시 나온다. 실제 경험을 통해 '이두삼'은 자신의 가치관에 확신을 가졌을 것이다.

???: "거 봐! 역시 돈과 돈을 통한 인맥이 최고야"

그러면서 '이두삼'이라는 인물은 스스로에서 면죄부를 준다. 그는 수출역꾼, 애국, 국가발전, 사회공헌이라는 여러 '포장지'로 자신을 치장한다. "이 나라는 내가 먹여살렸다 아이가." '이두삼'이 입에 닳도록 말하고 다니던 대사이다. 이 대사로 '이두삼'은 그 동안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범죄(마약)에 대한 죄책감을 스스로 거세했다.

지금 우리 시대와 사회는 어떤 인물을 만들어내고 있는가? 마약왕 '이두삼'만은 아니길 바란다^^

<사진: 영화 전면 포스터/ 2차 포스터/ 제작(주)하이브 미디어코프>

3. 기회를 물고 놓지 않는 광기(영화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음)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인물 '이두삼'의 광기는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금세공업자로서 밀수과정에서 금과 시계를 점검해주다가 사전에 손발을 맞춘 경찰들에게 검거될 위기에 놓이자 돈가방과 부표를 들고 망망대해 한가운데로 뛰어든다.

남동생이 깡패들에게 죽을 위기에 놓이자, 깡패들이 만든 오물(술 + 소변)을 단숨에 들고 마셔버린다.

밀수업의 하부조직원 꼬리자르기로 교도소에 들어갔다가, 가택에만 있으라는 명령을 받고 나오자마자 마약업을 하려고 관련자들을 모은다.

자신을 실종으로 허위신고하게 하고, 자신의 아내는 다른 모자란 남자에게 재시집을 보내고, 그 모자란 자의 신분증과 신용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자신의 거래 상대방(야쿠자)이 다른 경쟁자(다른 야쿠자)에게 죽임을 당하여 자신의 거래가 망할 위기에 놓이자, 야쿠자들의 칼부림에 뛰어들어 자신의 거래 상대방을 구한다.

다시 체포되어 검찰에서 조사를 받을 때 '이두삼'은 당시 곰도 쥐로 자백하게 만든다는 공안출신 검사 앞에서 1억(당시 여공이 하루종일 일해서 받는 돈이 60원)을 당신 앞에 두면 당신을 어쩔꺼냐고 회유하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과 권력을 향한 '이두삼'의 광기는 나를 사로잡았다. 나는 내가 부족한 것을 가지고 있는 인물에게 호감과 매력을 느낀다. 광기! 무엇에 미칠 수 있는 재능은 너무나 가지고 싶은 역량이다. '이두삼'이 미친 것이 돈과 권력이라는 점은 아쉽지만, 그가 목적을 위해 얼마나 미칠 수 있는지를 보면서 부러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압력 내부의 화살표 요청 스트레스>

4. 총평

마약왕 '이두삼'이라는 인물은 매력적이다. 그러나 그를 잡으려 하는 검사 '김인구'라는 인물은 조금 약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외에 인물들은 '이두삼'을 돋보이게 하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영화 사이에 끼워 넣은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메시지는 영화 자체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렸다. 독재정권에서 굳이 민주화 운동을... 관객들은 바보가 아니다. 차라리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부분을 철처히 버리고, 정권에 자금을 될 수 있으면 범죄도 용납했던 정권의 맨얼굴을 보려주려고 노력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매력적인 인물이 등장하지만 지루했던 영화. 나는 이렇게 평가하고 싶다.

<사진: 어떤 스티미언분이 제가 정대세와 송강호 선생님을 닮았다고 해서 올려봅니다... 닮았나요?ㅎㅎㅎㅎ>

<후문사진: @bbooaae님 제작 및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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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부족한 것을 가지고 있는 인물에게 호감과 매력을 느낀다. 광기! 무엇에 미칠 수 있는 재능은 너무나 가지고 싶은 역량이다.

이미 충분히 있으신것 같은데요 ㅋㅋㅋㅋ

이 무슨... 오해의 소지가 있는...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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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20181219_134159_186.jpg

30분만 늦게보지.. 내가 보지말라고 영화 끝나자마자 말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ㅠㅠ

같이 갔던 지역대장님께서 보자고 하셔서.ㅎㅎㅎㅎㅎㅎㅎ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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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랑 봤나 했는데...지역대장은 또 뭐람 ㅠㅠ

미미형과 같은 미녀와 영화를 보았다면 집중해서 영화를 못보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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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지지 못한 그 무엇이 중간중간 사진들에서 엿보여 글에 대한 몰입도를 매우 낮춤...

저에게 몰입하셨군요... 나의 매력이란... 크... 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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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기다려. 형은 디졌다^^

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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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매력적인 인물이 등장하네요 ㅎㅎㅎ정대세는 좀 닮은신 거로 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
정대세가 대세인 것으로.
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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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보는 송강호라 생각했는데 평들이 좋지 않군..ㅋㅋ

기대 이하였습니다^^ 송강호 닮은 제가 볼 때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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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하였습니다^^ 송강호 닮은 제가 볼 때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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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보지 않아서 포스팅 다 읽지 않았습니다 꼭 보고 싶네요 감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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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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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다...다 읽어버렸네 ㅠ
정대세에 몰표 예상함 ㅋㅇ

정대세... 너무 힘들군요... 주지훈에서 정대세로 가다니... 정대세형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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