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 강제 차단: (소인배 관점) 가끔 한번쯤은, 자발적으로.

in #busy7 years ago

포스팅도 평균 며칠에 한번, 대역폭 문제로 뭘 못해본 적도 없는 제가 이런 말 하긴 약간 민망하지만... 그래도 스팀잇은 에너지 소모가 상당한 블로그라는 데 동의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스팀잇을 하면서 가장 깊은 깨달음이 있다면 (물론 알고는 있었지만) 제가 별수없는 소인배라는 거예요.

보팅이라는 게 아예 없는 블로그라면 모를까, 이게 있고 부인할 수 없는 스팀잇의 최대 매력 중 하나인데 '보팅에 신경쓰지 않고 꾸준히 양질의 포스팅' 이런 대인배적 태도는 저로선 감히 넘볼 수 없는 거였습니다.
매일 포스팅하고 한두 달 사이에도 많은 활동을 할 상황이 아니라서 (하지만 부지런한 분들에 비하면 핑계일 뿐이죠) 천천히 하게 된 거지 절대 보팅에 초연해지진 않더군요.

포스팅 하나에 1-2SBD를 넘기게 된 건 스팀잇에서 한달도 더 지난 다음이었다고 기억합니다. 보팅을 나눠 주시는 좋은 분들이 꽤 많으셔서 이런 분들의 도움도 받고 krwhale도 이용하고 다른 분들 블로그에 찾아가서 댓글 인사도 하고 스팀헌트steemhunt라든가 안해본 것들 찾아서 해보고... 그러다 보니 보팅은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라도 처음 대비 보팅이 늘다 보니 점점... 분 단위까지는 아니더라도 시 단위? 시간당 1번(이상!) 정도는 스팀잇을(또는 steemd, steemnow, steeme 중 하나를) 체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과는 달리 아까 올린 글에 몇 시간 후- 다음날까지 보팅이 늘어나 있곤 하니까요.

모바일에선 로그인을 안하기로 하고 있는데 강박까지는 아니라도 퇴근길에 누군가 새로 보팅해준 걸 알게 되면 빨리 들어가서 나도 이사람 글에 보팅해야지, 0.01은 표도 안나는데 댓글 달아야지... 이러는 거죠.
스팀잇을 하기 전에는 퇴근할 때 주로 음악을 들었는데 언제부터인지 퇴근길 음악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steemit_profile-00.jpg

그런데 어제 저녁 집에 들어갔더니 인터넷이 안되더군요.
인터넷 TV는 잘만 나오는데 노트북과 핸드폰 와이파이는 서버가 유실되었다는... (대체 무슨 소리)
오늘 조금 늦게 출근하면서 지하철 와이파이로 볼 수 있을 때까지 15-6시간? 잠잔 시간을 빼면 9시간쯤 스팀잇에서 완벽하게 차단되었고...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안될 걸 알면서도 핸드폰에 북마크해 둔 steemd를 클릭하는 등 잠시 금단증상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몇 번의 부질없는 클릭 후에, 의외로 피로감 없는 저녁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대댓글도 바로 못하고 미룬 적이 많은 제가 이런데 눈에 보일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분들, 본인의 보팅보다 좋은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더 관심을 기울이시는 대인배분들은 피로감이 꽤 심하지 않을까요.
워낙 에너지 넘치는 분들이 많고,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분들이 스팀잇 커뮤니티의 힘이지만 어쩌면 스팀잇에서 차단되는 시간이 없어서 피로한 건지 잘 몰랐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스팀잇은 플랫폼이라기보다는 생태계라서, 그것도 아주 자본주의적인 생태계라서 '인간적인' 에너지 소모가 큽니다.

보팅해준 사람이 고맙고, 페이스북 좋아요를 받을 때는 생각도 안했던 그 사람의 시간과 노동이 고맙고, 모르는 사람인데도 인사 한마디쯤 해야겠다고 생각하죠.
어떻게 보면 좋은 피로감인데... 하지만 스팀잇 길게 갈 거라면, 그런데 지금 피로감을 느끼신다면, 이번 주말엔 잠시 자발적 차단을 해보셔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 지금 스팀잇에서 뵙는 분들 오래 뵈었으면 하거든요.

저희 집 인터넷 AS는 내일 옵니다. 그전에 그냥 인터넷이 될 수도 있고, 안되도 어제 저녁보단 금단증상이 살짝 덜하겠죠.
인터넷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전 스팀잇 길게 갈 거니까... 내일은 봄바람에 드라이브나 갈까 합니다. 들어오면서 핸드폰 볼게 뻔하지만 그래도 올해는 초보운전 탈출해야죠 (마음은 이니셜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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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비슷한 사람 있어요 ^^

그죠? 저만 이런 건 아니죠? ㅎㅎ체력 보존하시길!

저도 당분간은 좀 자제해야겠습니다. 체력도 그렇고 정신력도 너무 소모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포스팅보다 댓글을 자주 다는 편인데 본업에 충실하도록 하겠습니다.

소모되시면 안되요~ 체력 보존하시고 길게~ @newage92 님 블로그도 보러 가겠습니다! ^^

조언 감사드립니다. ^^ 저도 자주 놀러가겠습니다~~!

정말 공감가는 이야기네요. 가끔은 내려 놓고 싶기는 하나 휴식 시간이면 어김없이 손이 가네요.
중국 증상과 포스팅과 보팅 의무감으로 늘 폰을 열게 됩니다.

그죠! 근데 중국 증상은 뭘까요??

중독증상입니다. 천하 오타왕이라 죄송합니다.

죄송은요~ 제가 눈치가~ ㅎㅎ

결국 스라벨 입니다^^
가늘고 길게 가야죠.

넵 가늘고 길게~ 가볼까 합니다. ㅎㅎ

금단증상이 좀 심각한 곳이죠. ㅋㅋㅋㅋㅋ

어젯밤-오늘 아침까지는 전날보다 금단증상이 덜하던데요? ㅎㅎ
그래도 AS 다녀가자마자 대댓글하고 있습니다~

천천히, 오래, 함께~

넵 느려도 오래 함께~ 그럴까 해요. ^^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 사람 사는 곳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시스템 이상의 인간적인 무언가가 더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
저처럼 너무 중독 되지는 마시길...

그렇죠. 아마 시스템 이상의 그 무엇 때문에 저도 살짝 중독되고 있는~ ㅎㅎ
그래도 오늘은 이 댓글들만 하고 나갑니다!

아직 뉴비지만 매우 공감되는 내용이에요 :) 저는 아직 일상이 더 바쁜 편이어서 공유주신 경험 만큼은 아니지만, 한번 접속하게 되면 늘 생각보다 훨씬 오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ㅎㅎ 페이스북 좋아요 받을 때는 모르던 고마움을 느낀다는 부분에서 특히 공감했네요. 드라이브 잘 하시고 푹 쉬고 오세요 @replayphoto 님!

맞아요. 생각보다 오래. 그래도 오늘은 이쯤 하고 나갑니다!~
@eileeninmay 님 블로그도 곧 보러 갈께요! :)

짱짱맨 호출로 왔습니다!
한주 수고하세요
코인거래소인 고팍스에서 멋진 이벤트중이네요!
https://steemit.com/kr/@gopaxkr/100-1-1

짱짱맨 항상 감사한거 아시죠? 덕분에 버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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