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으로 보는 스티미언, 블록체인 인류

in #busy6 years ago (edited)

블록체인 인류.jpg

제목이 조금 거창합니다. 어뷰징 논란이 계속 되고 있는데 이 참에 조금 멀리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글을 통해 되도록 과학적인 접근보다는 영감을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가 보통 페이스 북이나 네이버 블로그를 할 때 사용자 또는 영어식 표현으로 ‘유저’라고 합니다. 아니면 블로그를 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블로거라 합니다. 그런데 스팀잇에서는 다들 스티미언이라고 하지요. 이 차이가 뭘까요?

저는 플랫폼이 갖는 성격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사람이 먼저냐, 플랫폼이 먼저냐. 일반적인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판을 깔아놓은 곳에 사람이 들어가서 활동하는 구조입니다. 플랫폼이 중심인 거지요. 한마디로 ‘중앙화된 소셜 미디어 플랫폼’입니다.

그런데 스팀잇은 블록체인 기반이라 탈중앙 분권 공유화입니다. 사람이 중심이 되어, 플랫폼을 만들어 가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부심과 소속감이 강합니다. 그래서 스티미언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더 즐겨 쓰는 거 같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실망하거나 상처받는 분들도 적지 않지만 이 역시나 소속에 대한 또 다른 기대와 애정이라고 저는 봅니다.

그런데 이게 진화론이랑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여기서 진화론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진화론은 지금도 다양한 논쟁거리입니다. 창조론과는 물론이요, 진화론 자체에서도 갈래가 다양합니다. 저는 진화론 가운데서도 ‘후성유전학’에 매료된 바 있습니다. 이 이론은 지금 오늘의 나를 돌아보게 하고, 당장 실천할 거리들을 던져주기 때문입니다. 생물학과 인문학의 만남이 가능한 지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자기 진화’라는 말을 씁니다.

우리는 진화를 인류 수만 년 역사에 걸쳐 이루어지는 걸로 배웠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인류는 지난 인류가 수만 년에 걸쳐 이룩한 진화보다 더 많은 변화를, 더 빠르게 겪고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그리고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하는 4차 혁명은 빠른 시간 안에 인류를 새로운 인간으로 변모시킬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러니까 조금 극적으로 표현하자면 우리 스스로는 지금 진화의 한 가운데를 통과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손발이나 근육과 같은 외형의 변화는 여전히 더디겠지만 뇌의 진화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이만큼 빠르게 변화되는 시기가 없다고 할 수 있지요.

이제는 자연선택보다 ‘인간의 주체적인 선택’이 진화에서 더 강한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인간이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또 바꾸어 갑니다. 다시 그 속에서 인간으로 살아남자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합니다. 어찌 보면 숨가쁨의 연속입니다,

제 나름 새로운 인류의 특성을 몇 가지로 들어보겠습니다.

-뇌가 달라지고 있고, 달라져야 합니다.

가파른 기술 발달 흐름에서 사람으로서 사람다워지려면 그리고 인공지능한테 밀리지 않으려면 뇌가 달라져야 합니다. 앞으로 암기만 하면 되는 시대는 점점 먼 과거가 됩니다. 그런 것들은 다 인공지능이나 알고리즘으로 대체가 가능하니까요. 통합적이면서 초월적이어야 합니다.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뇌가 바뀌는 걸 뜻합니다. 스팀잇 공간에서 배워야할 게 많다는 건 어쩌면 ‘자기 진화를 위한 몸부림’에 가깝습니다. 사람이 쉽게 안 바뀌지만 그럼에도 바뀌어야 하고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초 연결 사회’를 한층 더 촉진하게 됩니다. 중독성이 월드와이드웹하고 견줄 수 없이 강합니다. 중독이라기보다 ‘몰입’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입니다. 인간의 뇌는 몰입하는 순간, 뇌 안의 연결고리들은 다시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모두가 주인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갖는 탈중앙화의 궁극적인 귀결점은 개인의 주체화입니다. 두 사람만 모여도 거기에는 탈중앙화화와 분산화가 작동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두 사람이 어떤 길을 함께 가고자 할 때, 서로 합의하여 나아가지 않으면 한발자국도 움직이기 어려운 세상이 됩니다. 이게 더디고 어렵다고 하지만 시대 흐름인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는 세상으로 가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일 수밖에요.

보통 사람들이 삶과 역사의 주체로 우뚝 서는 과정은 인류 진화에서 큰 분기점이 됩니다. 스스로가 연구의 주체이면서 대상입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힘은 ‘자기 진화’를 촉진할 것입니다.

-인간의식의 급격한 변화와 성장입니다. 인류적 의식을 갖게 됩니다.

블록체인은 기술이지만 그 바탕은 결국 사람과 사람이 함께 꾸려가는 겁니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거울일 수밖에 없는 세상으로 갑니다. 게다가 공유는 바로 투명성과 연결됩니다. 개인의 지갑은 물론 모든 거래 관계 심지어 댓글들까지 고스란히 봉인되어 영구 저장됩니다. 그래서 저는 예전 포스팅에서 스티미언은 모두 공인이라고 했습니다. 이를 달리 말하면 앞으로는 누구나 인류적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과연 내 생각, 내 말, 내 행동이 인류가 가야할 길인가를 늘 묻는 겁니다.

인류적 의식은 나라라는 공간을 넘습니다. 당분간 언어 장벽이 부분적으로 존재하고 또 기술을 받아들이는 수준이 제각각이지만 지구라는 공간에서 하나의 커뮤니티를 갖는 거지요. 또한 그 안에서 다시 수만, 수억 개의 크고 작은 커뮤니티가 생성됩니다. 거대한 커뮤니티가 부담이 된다면 자신만의 작은 커뮤니티를 꾸려가면서 자기진화의 길을 밟게 됩니다.

-디지털 인류로 변모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의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게 바로 디지털화된 암호화폐입니다. 그래서 암호화폐는 앞으로도 당분간은 더 다양하게 쏟아지리라 봅니다. 진화된 새 인류의 또 다른 모습은 바로 디지털 인류입니다. 특정한 직업은 점차 사라지며, 누구나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로 거듭나게 됩니다.

스티미언은 블록체인 인류입니다.

인류 공동체 의식을 가지면서
주인으로 거듭나려고
몸부림치는
새로운 인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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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이곳에서 후성유전학이라는 단어를 보게될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저는 후생유전학으로 알고 있었는데 제가 잘못 알고 있는것인지 좀 찾아봐야겠네요
저도 진화에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글을 리스팀해주신 @dakfn님 감사합니다
저도 리스팀 합니다
너무 반가워서 막 흥분되고 그러네요
정말 최고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저도 개념에 대해서 다시 검색을 해보니 후성을 더 많이 쓰는 거 같아요. 책 이름에도 많이 나오고요. <후성유전학 - 경험과 습관이 바꾸는 유전자의 미래>

말씀 하신 대로 가슴 뛰는 학문입니다^^

맞습니다.
스파가 있건 없건 모두가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이걸 가지고 완장질이라고 해서는 안 되겠죠.

늘 고맙습니다. 플랑크톤을 잘 챙겨주셔서^^

아직 시작도 안한 블록체인이 요즘 한계에 봉착한게 아닐까 싶을때가 있는데 이런글이 위로가 됩니다^^ 내 스스로 진화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좀 묘하네요.. 다리가 더 가늘어질거같은....

고맙습니다. 특히 후성유전학은 자식을 키우는 부모라면 한번쯤 봐두면 좋은 거 같아요. 부모 좋고 자녀 좋은 길^^

반갑습니다. 그리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진화화 유전에 대해서 더 많이 공부하고 싶습니다.
더 많이 알려주세요~

자폐야말로 진화에서 깊이 다루어야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차원의 존재라고도 하지요^^

잘 읽었습니다.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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