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viewing a single comment's thread from:RE: [북이오 이벤트] (마감) 바다출판사 전자책 구매금액을 돌려드립니다.View the full contextolorin (64)in #buk • 6 years ago 대중적 호화 크루즈 여행에는 견딜 수 없이 슬픈 무언가가 있다. 견딜 수 없이 슬픈 것이 으레 그렇듯 이것은 정체를 파악하기는 엄청나게 어렵고 원인은 복잡하지만 결과는 단순한 듯하다. 그 결과란, 내가 네이디어 호에서―특히 밤에, 배의 놀이 활동과 안심과 즐거운 소음이 다 그친 뒤에―절망을 느꼈다는 것이다. 절망 이라는 단어는 워낙 남용되어 이제 진부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진지한 단어이고, 나는 지금 이 단어를 진지한 의미로 쓰고 있다. 내게 절망이란 다음 두 가지의 혼합을 뜻하는 말이다. 죽음에 대한 이상한 갈망, 그리고 나 자신의 시시함과 쓸모없음에 대한 통렬한 자각에서 비롯한 죽음에 대한 공포. 어쩌면 이것은 사람들이 불안이나 고뇌라고 말하는 기분과 비슷할지도 모르지만, 이것들은 같지 않다. 최소한 정확히 같지는 않다. 절망은 내가 참으로 작고 약하고 이기적이고 의심의 여지없이 언젠가는 죽을 존재라는 사실을 인식할 때 느끼게 되는 견디기 힘든 기분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어서 죽고 싶은 것에 가깝다. 배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기분이다.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바다출판사
이 책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글을 참 찰지게 쓰는 작가입니다.